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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9.17 | 조회수 : 172

제목 : 아프가니스탄 난민 사태는 이제 시작 단계일 뿐이다 (2021.09.17) 글쓴이 : 중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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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하기로 결정되었다. 미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들은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이 국가 붕괴까지 일어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우려한 대로 아프가니스탄의 국가 붕괴가 일어난다면, 유럽을 포함하여 인근 국가로 엄청난 숫자의 이주자들이 이동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서구 민주주의 국가의 흡수력을 테스트하는 사건이 될 것이며, 수용 능력의 부족으로 인해 국가 붕괴로도 이어질 수 있는 거대한 물결이 될 것이다. 대규모 이주민을 수용하는 문제와 관련된 도덕적 딜레마와 함께 실질적 대안이 빠르게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에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직접 미군을 위해 일했기 때문에 탈레반의 보복에 노출된 통역관과 직원들을 데려갈 의무가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1954년부터 1962년까지 알제리에서 프랑스군과 함께 일했던 수만 명의 하키스(Harkis) 군 병사들이 알제리가 프랑스로부터 독립하자 가족들과 함께 즉시 학살되었다. 비슷한 맥락에서 서구와 협력한 아프가니스탄 조력자들에 대한 구출 의무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프가니스탄 조력자들에 대한 신원 확인 절차가 복잡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근무 기록 등의 데이터베이스가 존재하며 간단한 절차로 식별이 가능하다. 따라서 도덕적으로 그리고 도의적으로 아프가니스탄 상황에 직접적 또는 간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국가들은 조력자들에 대한 망명과 이주를 도와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미군의 철수가 결정되자마자 아프가니스탄의 여러 지역은 다시 탈레반의 영향력 하로 편입되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지만, 아프가니스탄의 엘리트들이 미군의 지원 속에 부패를 키워왔으며, 실질적으로 국가를 건설하고 유지하는 능력이 부재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적어도 미국이 그들에게 제공한 첨단 무기와 금전적 지원을 갖고도 탈레반에게 다시 항복한 사실은 미국과 서방국가가 직접적인 지원을 받았지만, 탈레반에 투항한 엘리트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할 이유가 없음을 뜻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망명 신청자들이 실질적인 보복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지 아니면 경제적인 이유로 가짜 망명 신청자인지 선별해 내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구분의 문제를 떠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예측되는 난민의 수이다. 아프가니스탄에는 대략 3천 8백만 명의 사람들이 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은 탈레반과의 충돌로 인해 위험에 처해 있다. 위험에 처한 아프가니스탄의 인구구성 중에는 대표적으로 소수민족과 여성이 있다. 소수민족은 탈레반이 심각하게 탄압해 온 대상이며, 아프가니스탄의 여성은 오랜 시간 탈레반의 맹목적인 여성차별로 인한 교육의 부재, 독립적 생활 영위 불가 등 실질적 피해를 받은 대표적인 사회 구성원이다.

아프가니스탄의 현재 상황을 보며 서구 사회가 교훈으로 삼아야 할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서구의 시각으로 개발된 저개발국을 위한 발전 계획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는 것. 둘째, 각각의 상황에 어떠한 정책이 효과가 있을지 장담하지 못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풍부한 외부 원조에도 불구하고 특정 사회는 그들 자신을 변화시킬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지난 20년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노력했던 것들이 모두 실패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하여야 하는 대목이다.

전세계 자유민주주의체제의 생존 여부는 이제 대규모의 이주민을 받아들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최근 서구 사회는 급속도로 우경화되었다. 이는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이라기보다는, 늘어나는 이주민과 이민정책에 대한 반작용이 주된 원인이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을 포함한 서아프리카의 점점 더 절박해지는 상황은 더 많은 이주민들이 유럽을 포함한 서구 세계로 갈 것이라는 것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서구 사회의 공무원과 정치인들은 각자 자신의 나라의 헌법과 국민을 옹호할 것을 맹세했다. 윤리적으로는 비난받을 수 있으나 국경 보안과 정치적 망명을 보장하는 현행법의 취소 등 봉쇄 정책을 취하는 현재 상황은 어찌 보면 당연한 반작용일 수 있다.

출처: “The Coming Afghan Refugee Crisis Is Only a Preview”, Anton Lieven, Foreign Policy, August 13, 2021

https://foreignpolicy.com/2021/08/13/the-coming-afghan-refugee-crisis-is-only-a-preview/

기사 날짜: 2021.08.13 (검색일: 2021.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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