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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11.15 | 조회수 : 179

제목 : 유럽은 코로나 이후의 이주 물결에 준비되어 있나?(2021.11.15) 글쓴이 : 중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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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로 정식 이주 감소, 그러나 불법 이주는 증가

봉쇄 및 이동 제한 등 코로나 19 대응책 시행으로 2020년 EU 국가로의 공식적인 이주 신청이 전년 대비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1년 들어서는 불법 이주가 지난 8월까지 전년 대비 64% 증가하였으며, 유입 루트도 변했다. EU 국경관리기구 프론텍스(Frontex)의 자료에 따르면 지중해-이탈리아 경로와 벨라루스-발칸 경로를 이용한 불법 이주가 전년 대비 2배 증가하였다. 코로나 19로 인한 자국의 경기 침체와 더딘 경제 회복 탓에 생계를 위하여 부자 나라로 탈출하는 불법 이주가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 19로 주력 산업인 관광업이 위축되면서 불법 이주가 급증한 튀니지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19가 촉발한 이런 불법 이주의 증가가 코로나 19의 확산에 영향을 주고 있다. 미숙련 불법 이주자의 경우 생활환경과 노동환경이 열악하여 코로나 19 감염률과 그로 인한 사망률이 비 이주자에 비해 더 높다. 또한 불법 이주자는 백신 접종 등 공중보건에 대한 접근이 매우 제한적이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152개국 중 33%만이 그들의 공식적인 국가 백신 접종 계획에 불법 이주자를 포함했다. 그런데 이런 경우조차도 불법 체류가 노출되어 추방당할 것을 우려하여 접종을 주저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주자가 절실히 필요한 유럽의 노동 시장

이주자는 유럽에서 매우 중요한 노동력이다. 유엔 경제사회국(UN DESA)은 2020년 중반 기준으로 EU 국가 전체에서 이주자가 주요 노동자의 13%를 차지하고, 특히 독일에서는 19%를 점유할 것으로 추정했다. 주목할 점은 이주자가 의료 및 보건, 서비스업 등 사회의 필수 분야에서 각국의 자국민 종사자에 비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의 공백이 사회의 기초시스템의 마비를 초래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역할이 중요한 셈이다. 또한 많은 EU 국가들은 매년 농업 분야에서 계절적인 이주 노동자가 필요하다. 결국 유럽이 그 사회를 온전히 지탱하기 위해서는 이주자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것이 불법 이주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유럽 사회는 ‘위드 코로나’를 본격적으로 시행 중이다. 여전히 확진자 수가 최고치를 기록하고, 사망자 수도 증가하는 등 불안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봉쇄 해제로 머지않아 이주민 유입이 증가할 것이다.

유럽 사회는 유입될 이주자를 어떻게 대할까?

유럽 사회는 자국의 경제에 보탬이 되는 이주자를 선별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실질적인 선별 기준이 ‘인권 보호’가 아님은 명백하다. 국제 사회는 냉엄하다. EU 국가 중에서 그나마 독일이 즉각적인 기여 능력이 없는 이주자를 품을 수도 있다. 미숙련자를 교육하고 훈련하여 경제에 보탬이 되는 인력으로 키울 수 있는 체계적인 직업교육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시스템이 미비한 유럽의 여타 국가에서 독일을 따라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유럽 사회에서 미숙련 불법 이주자를 수용하는 일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불법 이주자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 등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높다. 코로나 19에 대한 이주자의 취약성이 EU 각국의 집단 면역과 EU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불법 이주자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수용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불법 이주 문제를 다뤄야 할까?

첫째, 코로나 19 대유행의 종식을 위한 바이러스 확산 방지 노력이 간접적이나마 선제적이고, 공감대가 이미 형성되어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지난달 말에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한 핵심요소로 바이러스 확산 통제를 강조한 바 있다. 코로나 19 대유행 종식에 따른 경제 회복을 통해 제3세계 국가의 경제 및 사회적 요인에 의한 불법 이주를 일정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국제 사회가 불법 이주를 초래하는 나라들의 불안정성을 제거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다만 이주의 원인이 경제적 빈곤에 국한될 경우 국제 사회의 원조나 재건 지원 등을 통해 효과를 볼 수 있으나, 전쟁이나 내전, 특히 종교 갈등에 의한 내전의 경우 국제 사회의 개입이 어렵거나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어 불안정성 제거 시도 자체가 제한될 수 있다.

 

출처: Sonya Angelica Diehn, “Is Europe ready for a post-COVID migration wave?”, DW, Sept 10, 2021

https://p.dw.com/p/41LD9

기사날짜: 2021.09.10(검색일: 2021.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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