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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02.03 | 조회수 : 116

제목 : 낯선 이들에게 연민을(2022.02.03) 글쓴이 : 중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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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제네바협약으로 세계의 모든 난민들은 국제법상 망명신청권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인류가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은 후 얻은 값진 결과였다. 하지만 최근 유럽에서는 지난 70년 간 난민들을 보호해왔던 제네바협약이 무너지는 양상이 속속 보이고 있다.

폴란드와 벨라루스의 국경 사태가 그 대표적인 예다. EU로 들어가는 통로를 제공하겠다고 중동의 난민들을 호도한 벨라루스 정부는 그들을 폴란드와의 국경에 방치했다. 폴란드는 밀려드는 난민들을 제지하기 위해 국경을 봉쇄했다. 최소 21명의 중동 난민이 추운 겨울 아무도 살지 않는 국경지대의 숲속에서 목숨을 잃었다. 1차적인 책임은 벨라루스에 있지만, 난민들이 가진 최소한의 기본권조차 무시한 폴란드 정부 역시 이들의 죽음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폴란드를 향한 국제사회의 비난은 크지 않았다. 폴란드와 마찬가지로 난민의 유입로에 위치한 그리스와 스페인은 폴란드에 은근한 동조를 표했다. 영국 역시 해협을 건너 자국으로 들어오는 난민들을 불법입국자로 규정해 해상에서부터 체포하는 등 폴란드와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15년 시리아 난민 사태 당시 유럽 각국이 난민 유치에 긍정적이었던 전례와 비교했을 때, 지금의 분위기는 상당히 적대적이다.

경제적 부담과 사회 불안 가중 등 난민들을 환영하지 않을 정치적인 이유가 전부 부당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국제법이 정한대로 이들이 망명신청을 할 수 있도록 기초적인 권리는 보장해 줄 필요가 있다. 유럽사회는 유대-기독교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낯선 이를 환대하는 것은 유럽의 오랜 전통이다. 전쟁과 기근을 피해 먼 길을 온 낯선 난민들에게도 따뜻한 연민의 시선이 필요하다.

 

출처: 가디언 편집국, "The Guardian view on compassion for the stranger: not found in Fortress Europe", Guardian, Dec. 26, 2021

https://www.theguardian.com/commentisfree/2021/dec/26/the-guardian-view-on-compassion-for-the-stranger-not-found-in-fortress-europe

기사날짜: 2021.12.26 (검색일: 2022. 0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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