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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05.02 | 조회수 : 135

제목 : 튀니지의 ‘홍염’, 불법 이주의 현실을 그리다(2022.05.02) 글쓴이 : 중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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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튀니지 드라마인 홍염(حرقة)’이 시즌 1이 큰 성과를 거두면서 올해 저 편이라는 부제를 가진 시즌 2로 돌아왔다. 더 나은 삶을 살고자 죽음의 보트를 타고 튀니지에서 출발해 지중해를 지나 이탈리아로 향하는 수천 명에 달하는 튀니지, 모로코, 아프리카인들의 비극적인 삶을 담은 드라마다.

불법 이주를 시도하다가 실종된 이들은 공식적으로 사망했다는 인정도 받지 못하며, 시체를 찾아 묘지를 세울 수도 없다. 가까스로 넘어간 이들의 삶도 비극적이다. 이들은 마피아의 손아귀에서 마약이나 성매매, 인신매매에 가담하게 된다. 불법 이주의 삶에 대해서 자세하고, 과감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바람은 튀니지인들의 바람이자 모로코인과 아프리카인들의 바람이었다. 그렇기에 이번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을 것이다.

이 드라마는 특히 여성에 집중하고 있다. 유럽으로 넘어갔지만 이들은 중독자로 혹은 노점상으로 자리잡게 되며 식당과 농장에서 과로에 시달리게 된다. 인종차별과 성적 착취까지 당하는 이들은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받지 못한다.

드라마라는 것은 일종의 소프트파워를 가진 도구로써 시청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정부 기관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다. 이 드라마는 빈곤과 가난을 겪는 튀니지인들이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를 두고 불법 이주를 택하는 과정과 이들이 유럽에서 겪는 인종 차별 문제를 잘 드러내고 있다.

더 나아가 드라마는 유럽으로의 성공적인 이주 신화가 거짓임을 보여주고 있다. 유럽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한 이들은 매년 여름마다 자기의 고향으로 돌아오며 비싼 차를 타고 좋은 옷을 입고 돌아오지만 이들은 조국에서 성공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유럽에서 더럽게 살고 있을 뿐이다. 살인 범죄와 마약, 인신 매매와 같은 일에 말이다.

한 때 아랍의 봄을 성공적으로 가져올 것이라 기대 받았던 튀니지였지만 튀니지 대통령 카이스 사이에드(Kais Saied)가 헌법 동결과 의회 및 국가 반부패 기관, 최고사법위원회 해산 그리고 헌법재판소 설립 취소 등의 결정을 내리면서 정치적인 혼란은 심해졌다. 더군다나 주력 산업인 관광 산업이 코로나로 인해 큰 피해를 입으면서 경제적인 혼란까지 발생했다. 이런 와중에 청년과 지식인층을 중심으로 난민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때로는 영화가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법이다. 라마단을 맞아 개봉한 이 드라마를 계기로 난민들이 발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와 이들이 겪는 고통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다시 한번 튀니지와 아랍 세계, 그리고 국제 사회가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출처:"حرقة" دراما تونسية موجعة تكشف حقيقة الأنا والآخر دون مواربة, Al Arab, Apr, 09, 2022

https://alarab.co.uk/%D8%AD%D8%B1%D9%82%D8%A9-%D8%AF%D8%B1%D8%A7%D

기사날짜: 2022. 04. 09 (검색일: 2022. 0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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