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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06.13 | 조회수 : 146

제목 : 튀르키예(Turkiye) 정치인들의 전략적 카드로 전락한 시리아 난민들 (2022.06.13) 글쓴이 : 중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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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아랍국가들이 정치적 전환기를 맞이한지 거진 12년이 되어간다. 튀니지에서 태동한 변화의 불씨는 독재정권의 몰락을 촉발하고 민주화를 정착시키는 긍정적인 결과의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그러나 일부 국가에서의 정치적 혼란 가중과 함께 이를 원활하게 해소하지 못해 한 국가의 기틀까지 뒤흔들 만큼 극악무도한 내전이 발발하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였다.

지중해 동부지역에 위치한 시리아는 이를 잘 대표하는 국가 중 하나이다. 바샤르 알아사드(Bashar Alasad) 정권의 퇴진과 민주화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던 반정부 운동과 시위는 군에 의한 무차별적이고 폭력적인 진압을 기점으로 시민들이 무장을 하게 되면서 점차 내전의 양상을 보이게 되었다. 이후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비롯하여, 이라크에서 당시에 세력을 확대하며 맹위를 떨쳤던 이라크 레반트 이슬람 국가(ISIS)가 직· 간접적으로 개입하며 내전은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되었다. 또한 향후 이어진 미국 및 서방국가들의 대대적인 공습작전 단행과 러시아의 파병으로 인해 내전은 국제전 및 대리전으로 양상으로 변화하여 가까운 시일내의 종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시리아 내전의 장기화는 시리아의 국가 기반을 뒤흔들고 있을 뿐 아니라, 천문학적 수의 난민을 발생시켜 시리아를 넘어 아랍, 그리고 바다 건너 유럽까지 그 영향력을 행사하며 중동-지중해 정세를 뒤흔들고 있다. 다수의 난민들이 시리아와의 지리적 인접성과 문화적 동질성을 근거로 동일한 아랍국가인 레바논과 요르단, 멀게는 이집트에서의 새 삶을 선택하였지만, 일부는 유럽으로의 여정에 나섰다.

유럽으로 향하는 여정의 중간에 위치하여 관문이 되어버린 국가가 바로 튀르키예이다. 시리아 내전 발발 직후 튀르키예와 시리아 국경에 운집한 300여명의 난민을 시작으로 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다. 터키 내무부 장관인 쉴레이만 소일루(Suleyman Soylu)는 2021년 8월 기준으로 이들의 수는 370만 명에 육박하였다고 밝혔다. 튀르키예 내 시리아 난민의 폭발적인 증가는 시리아 내전 발발 초기에 튀르키예 정부의 ‘국경개방정책’의 결과이다. 당시 튀르크예 정부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인권을 유린했다고 밝히며 자신들이 시리아 난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야당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시리아 난민들을 수용하였고, 그들에게 기초적 생필품을 제공하였다.

그러나 시리아 난민들의 최종 종착지는 튀르키예가 아닌 유럽이었다. 그들은 튀르키예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유럽 국가인 그리스로 입국하여 다른 유럽 국가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유럽 전권위원회에 따르면, 2015년 한 해에만 85만명이 넘는 시리아 난민들이 그리스에 도착하였고 이로 인해 유럽연합은 회원국 간 의견대립과 갈등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되었다. 특히 2015년 9월, 당시 독일 총리였던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이 인도적 차원의 무차별적 난민 수용을 발표하자 이러한 대립과 충돌은 극에 달했다. 수십년간 유럽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발을 맞춰온 유럽연합이 분열의 조짐까지 보이게 되자, 결국 2016년에 유럽연합이 튀르키예 정부에게 시리아 난민 보호를 위임하고 일정 금액의 자금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그들을 튀르키예로 귀환하는 협정이 조인되었다. 협정을 통해 유럽연합으로부터 60만 유로가 튀르키예 정부로 송금되었지만, 지난 8년 6개월 동안 시리아 난민을 위해 튀르키예 정부의 국고에서 인출된 400만 유로에 근접한 자금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액수임과 동시에 튀르키예의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이 시점부터 튀르키예 정부는 ‘시리아 난민’을 정치적 전략적 카드로 이용, 유럽연합에 압박을 가하며 정치적 이득을 취하기 시작했다. 튀르크예 정부가 국경 개방과 봉쇄를 수시로 반복할 수록 유럽연합은 난색과 우려를 표할 수밖에 없었으며, 그 무엇보다도 시리아 난민들의 고통은 더욱 더 고조되었다.

위와 같이 튀르키예 정부의 대외적 이권 확보를 위한 정치적 수단으로 악용된 시리아 난민은 2018년 가을 이래로 튀르키예가 직면한 경제위기와 리라화 폭락으로 인해 튀르키예 국민들의 시리아 난민에 대한 시선이 해가 지나면 지날수록 부정적으로 변화하고 있고 더 나아가 대내적 정치적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 터키 내 최대 야당인 국민공화당(Republican People’s Party)은 더욱 높은 지지율을 확보하기 위해 시리아 난민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다. 특히 해당 정당의 당수이자 야권 대표인 케말 클르츠다로울루(Kemal Kılıçdaroğlu)는 차후 선거에서 그의 정당이 우위를 점한다면 시리아 난민을 포함해 튀르키예 내 거주중인 모든 난민들의 강제 귀국의 달성을 선언하기도 하였다. 또한 경제위기는 초기에 ‘국경개방정책’을 표방하였던 현 튀르키예의 대통령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ğan)의 대 (對) 시리아 난민 정책에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근에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사회적 혼란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하며, 외무장관인 메블뤼트 차우쇼을루(Mevlüt Çavuşoğlu)가 튀르키예 내 시리아 난민의 본국 귀환과 관련하여 유엔과 협의하는 안을 제의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정의개발당(Justice and Development Party) 대변인인 외메르 셀릭(Ömer Çelik)은 최근에 난민 정책의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협상이 언급되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우리의 난민 정책에 변화를 주기 위해 요르단과 이라크를 포함한 다른 국가와 이야기를 나눌 필요성을 지적하였다.

위와 같이 현재 튀르키예 내에서는 난민을 수용하기 보다는 배척하자는 의견이 그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러나 여러 전문가들은 튀르키예에 거주중인 모든 난민의 본국 송환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도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이스탄불에 위치한 독일-터키 대학의 이민 전문가인 무라트 에르도안(Murat Erdoğan)은 현재 튀르키예 정부에서 시리아 난민의 고국 송환이 논의되고 있는 양상은 야당의 위협에 의한 것이라는 의견을 밝히며, 야당은 단지 현 정부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포퓰리즘 적 방식을 활용하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튀르키예에서 태어난 65만명의 시리아 아동과 튀르키예 공교육과정에 소속되어 있는 77만명의 아동 모두를 그들의 본국으로 송환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며, 에르도안 대통령 역시 아동과 관련한 사안에 대해서는 실용적인 통합 조치가 요구됨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튀르키예는 경제적 위기로 인해 시리아 난민과 관련하여 수립하였던 기존 정책의 유지 혹은 변화라는 갈림길에 서있다. 튀르키예는 시리아 난민이 유럽으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한 국가 중 하나이자, 향후 해당 국가의 정책이 아랍-지중해의 정세를 넘어 시리아 난민의 운명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는 까닭에 면밀한 주시가 필요할 것이다.


출처: هل تغير تركيا سياستها تجاه اللاجئين السوريين وتعيدهم إلى بلدهم؟, DW, Sep 29, 2021

https://www.dw.com/ar/ هل-تغير-تركيا-سياستها-تجاه-اللاجئين-السوريين-وتعيدهم-إلى-بلدهم/a-59341789

기사날짜: 2021.09.29 (검색일: 2022. 0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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