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번호 : 162329614

작성일 : 22.08.01 | 조회수 : 94

제목 : 멜리야 사태를 통해 살펴본 난민들의 고통 (2022.08.01) 글쓴이 : 중동연구소
첨부파일 첨부파일: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6월 24일 이른 아침, 멜리야 국경지대에서 약 2,000명의 이주민과 모로코 국경수비대 간 분쟁이 발생했다. 정부 측 발표에 따르면 사망자 23명, 비정부기구에 따르면 사망자 37명이 발생했다고 전해진다. 해당 사건을 두고 스페인 총리 페드로 산체스는 스페인 영토 보전을 공격하는 인신매매 조직을 비난했다. 그리고 그는 모로코 당국에게 감사를 표하며 ‘모로코도 이러한 폭력과 싸우고, 고통받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스페인과 모로코를 폭력적인 침략자의 공동 피해자로 정의하는 것은 편리하지만 영상들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영상 속에는 수십 구의 시체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었고, 일부는 의료조치가 필요한 상태였으며 진압복 차림의 모로코 경찰은 근처에서 지켜만 보고 있었다. 피해를 받은 이민자들은 수단, 차드 등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서 온 것을 알려져 있다.  

그들을 잔혹하게 대한 사람들이 유럽연합의 국경 경비대와 긴밀히 협력하는 동료 아프리카인이라는 것이 안타깝다. 사건 당일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불분명하다. 우리는 이민자들이 추락, 질식, 최루탄 등 어떤 이유로 죽었는지 모른다. 희생자들의 이름, 그리고 정확한 사망자 수도 알지 못한다. 학살 이틀 후 모로코 인권협회는 인근 공동묘지에 새로 파낸 무덤사진을 올리며 일부 사망자가 그곳에 묻혀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시체를 매장했다고 해서 이 사건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미 모로코는 국내에서의 분노와 해외에서의 외교적 파장에 직면해 있으며 아프리카 연합위원장 무사 파키 마하마트는 난민이 받는 폭력적인 대우에 대해 충격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반면 스페인은 손을 깨끗이 유지하고 있다. 이민자들이 스페인 국경 앞에서 사망한 일에 대한 대중의 분노는 모로코 정부와 인신매매범, 이민자들에게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 정부는 수단과 같은 나라 출신의 난민들이 멜리야에 입국할 수 없도록 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난민들은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양국 간의 이해는 비교적 새로운 것이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해 모로코 정부가 난민들이 국경을 넘도록 허용한 것에 대해 ‘무례’와 ‘반항’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지난 3월 스페인이 서사하라에 대한 모로코의 자치 계획을 지지하면서 서로를 가까운 동맹국으로 만들었고, 보안 협정은 승인되었다.

스페인과 모로코만이 이러한 거래를 하는 것이 아니다. 유럽연합은 난민과 이민자들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국경 단속을 멀리 있는 나라들에게 아웃소싱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은 리비아, 튀니지와 지중해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이민자들을 자국 내 구치소로 이송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혹은 이민자들이 카나리아 제도에 도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세네갈에 국경 요원을 배치하도록 주선했다.

이러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는가? 사람들은 전쟁, 자연재해 또는 경제적 어려움으로부터 거주지와 생계를 잃었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한다.

이 이야기가 유럽의 문에서 일어나든 미국의 문에서 일어나든, 결국 동일한 도덕성을 지니고 있다. 아무도 난민이 되는 것을 선택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는 난민에 대응하는 방법만을 선택했다. 유럽이 모로코로 난민들을 돌려보내고, 영국이 르완다로 난민들을 돌려보내는 것처럼. 또는 미국이 멕시코에 남아 있으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것들은 모두 잔인하고 근시안적인 반응들이다. 자신들의 터전이 안정화되기 전까지 난민들은 앞으로도 계속 올 것이기 때문이다. 


 

 

출처: Laila Lalami, ‘Tell me if you’ve heard this story before’, July, 06, 2022

https://www.nytimes.com/2022/07/06/opinion/melilla-morocco-europe-migrants.html

기사날짜: 2022. 07. 06 (검색일: 2022. 07. 17)

  •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