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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01.16 | 조회수 : 202

제목 : 리비아에서의 반 이주민 범죄, 한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다 (2023.01.16) 글쓴이 : 중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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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으로는 유럽지역, 남쪽과 동쪽으로는 중동지역과 마주한 지중해는 예로부터 여름의 고온 건조한 기후로 인해 엄청난 농업생산량을 보여 ‘풍요의 바다’라 불렸다. 이러한 엄청난 농업생산량을 기반으로 수많은 왕조의 흥망성쇠가 반복되어 지중해는 ‘역사의 바다’라는 별명을 가져도 무방하다. 그러나 현재, 지중해는 ‘풍요와 역사’가 아닌 ‘죽음’의 바다라는 불명예스러운 칭호를 얻었다. 이는 한 해 수만 명이 지중해 횡단 과정에서 선박 침몰 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1월 1일, AFP통신은 레바논의 셀라타(Selaata) 인근에서 200여 명의 이주민이 승선한 선박이 침몰하였고, 레바논 군과 유엔평화유지군(UNIFIL)에 의해 구조작업이 진행되었지만 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하였다. 같은 날 모로코에서도 미레프트(Mireft)에서 45명의 이주민을 태운 선박이 침몰하여 13명이 사망하고 8명이 실종되었다고 헤스프레스(Hess Press)가 밝혔다. 전 세계가 새해를 맞이하는 기쁨을 만끽할 때도 지중해 지역에서는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앞서 볼 수 있던 것과 같이, 이주민이 승선한 선박 침몰 사고는 지중해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북부 아프리카에 위치한 리비아도 예외는 아니다. 2019년 1월 20일, 세계는 BBC 뉴스를 통해 리비아 해안에서 선박 두 척이 침몰해 17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리비아는 유럽 국가인 몰타와 이탈리아와의 지리적 인접성으로 인해 유럽으로 향하려는 이주민이 대거 머무르는 국가이다. 지난 10여 년간 중동 및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에서 발생한 내전과 같은 정치적 이슈는 국가의 불안정성을 증폭시켜 유럽으로의 입국을 목표로 하는 수많은 이들이 리비아에 운집하게 만들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3년 동안 전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코로나 19 대유행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촉발된 식량 위기는 지중해 횡단이 목숨을 담보로 해야 하는 매우 위험한 여정임에도 불구하고, 더욱 많은 이주민들이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향하게 만들었다. 유엔난민기구(UNHCR)의 발표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약 3만 2천 4백 명의 이주민들이 리비아를 출발, 지중해를 거쳐 유럽으로의 입국을 시도하였고, 이는 2020년과 비교하였을 때 두 배 정도 증가한 수치이다.

국가의 불안정성과 경제적 어려움 그리고 굶주림을 피해 유럽에서의 새로운 삶을 희망하는 많은 이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비단 선박 침몰만은 아니다. 그것은 바로 이주민들에 대한 수용 국가 국민들의 위협이다. 17살의 한 에티오피아 출신 청년에게 전기고문을 가하고 그의 가족들을 협박할 목적으로 이를 녹화하여 가족들에게 송부한 사건이 이에 대한 단적인 예시이다. 리비아에 체류하고 있는 이주민들은 언제, 어디에서 닥칠지 모를 위협에 단적으로 노출되어 있고, 어떠한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외부에 알리고자 1년여 전인 2021년 10월 초에 ‘리비아 내 난민들(Refugees in Libya)’이라는 소셜미디어 계정이 등장하였다. 당시 리비아 경찰이 마약범죄에 대한 수사를 목적으로 전개한 수색 작전으로 트리폴리의 까르까리슈(Qerqarish)지역에 머물고 있던 4천 명 이상의 이주민들을 추방 및 수감했고 2022년 1월 9일에 그들이 석방된 이후에도 여성과 아이들을 비롯한 수천 명이 유엔난민기구의 부속건물 앞에 머물렀던 것을 계기로 해당 계정이 개설되었고, 리비아에 거주하고 있는 이주민들에게 행해지는 만행을 보여주는 사진과 비디오를 소셜미디어에 업로드하고 있다. 남수단 출신의 25세 청년인 얌비오 다비드(Yambio David)가 트위터와 페이스북 그리고 인스타그램에 개설한 해당 계정은 리비아 내 체류하고 있는 이민자들에게 가해지는 유린과 폭력을 가감없이 전달하고 있다. 2022년 10월 30일에 해당 계정에 폭력성을 근거로 경고 조치가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이탈리아에 거주하고 있었던 다비드는 에티오피아 청년의 고문 받는 장면이 녹화된 비디오를 해당 계정에 게재하였다. 그는 해당 비디오가 언론인들과 정치인들에게 리비아에 체류하고 있는 이민자들이 노출된 폭력적인 상황을 알리는 엄청난 사회적 파장이 발생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얌비오 다비드는 리비아 경찰이 수색 작전을 빌미로 이주민들을 추방 및 수감하고, 석방 이후에도 무방비 상태로 방치해 두었던, 전대미문의 해당 사건을 세상에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해당 계정을 개설하였다. 그는 계정을 개설함으로써 우리에게 발언권이 생겼다고 말하며, 우리가 유엔난민기구의 사무소 앞에서 리비아 경찰이 까르까리슈에서 이민자들에 범한 폭력에 대한 항의운동만을 전개했을 때는 우리의 입장을 표현하는 것이 충분치 않았던 것을 그 이유로 언급하였다. 이어서 얌비오 다비드는 이전에 다수의 언론인들과 비정부기구가 이민자들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혐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이민자들의 권리 보호와 향상을 위한 그 어떠한 가시적인 변화도 나타나지 않았고, 이민자들은 오직 정치적인 목적으로만 악용되었다고 비난하였다. 얌비오 다비드는 자신들이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영향을 행사하지 않고는 사회 구성원에 의해 선출된 정치인들의 입장에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고 밝혔고, 좌파와 우파라는 두 정치세력의 결정에 자신들이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하며 정치인들은 반드시 우리의 의견과 입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호소하였다.

현재 ‘리비아 내 난민들’의 팔로워들은 이탈리아와 리비아가 지중해를 건너려는 이주민들이 승선한 선박이 이탈리아의 영해에 대한 봉쇄를 2022년 10월 말부터 지속하기로 합의한 협약을 이탈리아가 갱신하지 않도록 촉구하는 캠페인에 다수의 비정부기구와 함께 참여하고 있다. ‘리비아 내 난민들’ 계정 개설자는 영해 봉쇄 협약이 초래하였던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었다. 그가 이 협약으로 인해 유럽으로 입국하지 못했던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살바 키르 마야르디트(Salva Kiir Mayardit) 대통령의 지지자와 리에크 마차르(Riek Machar) 부통령의 지지자가 간에 발발한 내전을 피해 2016년 고국을 떠나온 그는 2019년에 지중해 횡단을 시도하였지만, 해안봉쇄에 의해 리비아로 귀환, 영창에 수감되었다. 미수라타(Misurata) 수감소에서 반인도적인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되며 몇 달을 보낸 그는 2020년까지 세 차례나 지중해를 건너려고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하여 재수감되었다. 이후 그는 당시에 쌍방간 공방전이 치열했던 리비아 내전에 리비아 정부군 소속으로 강제 징병 되기도 했다. 그는 수많은 폭력에 노출되어 고통스러웠던 당시의 자신을 회상하며 단지 기적을 바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지금 이 시점에도 이주민들을 향한 폭력과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을지 모른다. 하루도 빠짐없이 리비아에 체류하고 있는 이주민들의 삶을 전달하고 이탈리아 정부의 이주 정책을 비평하고 재고(再考)요청을 하고 있는 얌비오 다비드의 노력이 이주민에 대한 완전한 인권 보장과 보호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자신이 계정에 게재한 사진과 비디오가 언젠가 반(反)이주민 정서로 인해 자행된 범죄에 대한 책임자들을 법정에 세울 수 있는 증거로 사용되길 바란다는 그의 말을 끝으로 이 글을 마칠까 한다.

출처: صفحة "لاجئون في ليبيا: لإيصال صوت المهاجرين, DW, Nov 19, 2022

https://www.dw.com/ar/%D8%B5%D9%81%D8%AD%D8%A9-%D9%84%D8%A7%D8%AC%D8%A6%D9%88%D9%86-%D9%81%D9%8A-%D9%84%D9%8A%D8%A8%D9%8A%D8%A7-%D9%84%D8%A5%D9%8A%D8%B5%D8%A7%D9%84-%D8%B5%D9%88%D8%AA-%D8%A7%D9%84%D9%85%D9%87%D8%A7%D8%AC%D8%B1%D9%8A%D9%86/a-63670757 

기사날짜: 2022.11.19 (검색일: 2023.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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