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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05.08 | 조회수 : 236

제목 : 영국의 난민 바지선 법안, 논란의 중심에 서다 (2023.05.08) 글쓴이 : 중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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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해상 이민을 제한하려는 소위 ‘보트법과 르완다 추방에 뒤이어 난민을 바지선에 수용하겠다는 법안을 제정할 계획이다. 지난 달 4 5일 영국 정부가 발표한 난민 바지선법안은 93미터 길이의 바지선에 난민 500명을 수용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난민 바지선은 3층짜리 대형 선박으로, 바지선 내에는 욕실이 딸린 222개의 선실과 공동 주방, TV가 있는 공용공간, 체육관, 게임장이 있다. 영국 내무부의 발표에 따르면, 이미 협소한 공간에 2층 침대를 설치하여 바지선에 거주하는 난민의 수를 두 배로 늘릴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지역 신문은 영국정부의 보도자료에 따라 생활 공간을 추정했을 시, 바지선 내 난민 1인당 생활 공간은 자동차 주차공간보다 작다고 지적했다.

영국 정부는 난민 바지선 외에도 군사기지를 활용한 종합계획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영국 정부는 하루에 약 600파운드를 지출해 호텔에 51,000여 명의 난민을 수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링컨셔에 있는 영국 공군 기지에 수천 명의 난민을 수용하는 계획을 고려하고 있다.

원조독립위원회(Independent Commission for Aid Impact, ICAI)가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영국에서 1인당 평균 호텔 숙박비는 평균 120파운드인데 비해, 난민 가족이 더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장기 주택이나 아파트의 숙박비는 1일 평균 18파운드이다. 그런데도 영국에서 난민은 호텔에 1년 혹은 그 이상 머물고 있고, 영국정부는 난민에게 안정적인 숙소를 제공하는 데 있어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난민 바지선과 같은 충격적인 정책은 이전에도 시행된 적 있었다. 2012, 영국 정부는 해당 바지선비비 스톡홀롬호에 난민 222명을 수용한 바 있다.

인권 단체스테이트워치(State watch)'에 따르면, 당시 폐쇄된 난민 바지선에서 폭행과 강간 등 비인권적인 행위가 발생하였으며, 알제리인 라시드 압델 살람(Rashad Abdul Salaam)과 이집트인 아흐메드 마흐무드 알사바(Ahmed Mahmoud al-Sabah)는 건강 악화로 바지선 내에서 사망하기도 했다. 또한 다른 난민 바지선에서는 화재가 발생해 억류된 난민 11명이 사망하였다. 이에 덴마크 수사당국은 리비아 국적의 아흐메드 이사 알 지발리(Ahmed Issa al-Jibali)에게 기내흡연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하였다며, 사고의 책임을 물어 징역 3년을 선고한 바 있다.

과거의 사건이 반증해 주듯 바지선 내의 사고를 개인의 실수나 일탈로 규정할 뿐 관련 정부는 바지선 내의 안전을 책임져 주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로 해당 법안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거세지고 있다. 난민 권리를 옹호하는 민권단체뿐만 아니라 바지선이 정박할 항구 예정지인 영국 서남부 도싯주(Dorset)의 지방 의회, 영국 보수당의 리처드 드랙스(Richard Drax) 하원의원을 포함한 보수당 지역 의원들도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드랙스 의원은 영국으로의 이민자 수를 제한하는 정책은 지지하지만, 난민을 바지선에 수용하는 계획에는 반대 의사를 표하며, 해당 계획은 잘못되었다고 말했다. 드랙스 의원은 수엘라 브레이버먼(Suella Braverman) 내무장관에게 해당 정책이 도싯주의 지역시설, 특히 경찰과 보건분야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음을 제기하며, 강행할 경우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같이 안전지대를 찾아 영국에 도착한 난민들에게 현재 영국은 안식처가 되지 못하고 있다. 이미 출신국에서의 고문, 폭행, 감금으로부터 도망쳐 나왔고, 피난길에서 많은 위험에 처해왔지만, 영국의 자행되는 비인도적인 정책은 난민이 겪는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영국에서 난민은 더 이상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한다. 지난달 런던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아프가니스탄 난민이 고등학교 시험장에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일이 발생하였고, 며칠 전에는 노팅엄의 난민 수용 호텔 내에서 수상한 소포가 발견되었다며, 해당 소포에 폭발물이 있을 수 있다는 신고로 경찰이 호텔에서 사람들을 대피시킨 사건도 발생했다.

특히 이번 난민 바지선 법안에 관해 전문가들은 이 법안이 통과되면, 난민들은 감옥과 같은 환경에 강제 수용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며, 사회로부터 격리될 것이며, 이에 따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나 정신 질환에 노출될 수 있고, 의료서비스 등 기본적인 복지에 대한 제한을 받을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출처: أثارت جدلا واسعا.. خطة بريطانية لإيواء لاجئين في بارجة بحرية, aljazeera, Apr 09, 2023

http://www.aljazeera.net/politics/2023/4/9/%D8%A3%D8%AB%D8%A7%D8%B1%D8%AA-%D8%AC%D8%AF%D9%84%D8%A7-%D9%88%D8%A7%D8%B3%D8%B9%D8%A7-%D8%AE%D8%B7%D8%A9-%D8%A8%D8%B1%D9%8A%D8%B7%D8%A7%D9%86%D9%8A%D8%A9-%D9%84%D8%A5%D9%8A%D9%88%D8%A7%D8%A1

기사날짜: 2023. 04. 09 (검색일: 2023.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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