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번호 : 174527860

작성일 : 23.05.24 | 조회수 : 166

제목 : 최근 10년간 최소 828명의 난민 노동자가 목숨을 잃다 (2023.05.24) 글쓴이 : 중동연구소
첨부파일 첨부파일: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지난 12 18일 세계 이주민의 날을 맞아 산업안전보건협회(İşçi Sağlığı ve İş Güvenliği, İSİG)가 튀르키예에 거주하는 난민 노동자들의 최근 10년간 사망사고 발생 현황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튀르키예에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 동안 최소 828명의 이주·난민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었다. İSİG에서 발표한 보고서는 전 세계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 중에서도 특히 카타르에서 일어난 이주·난민 노동자 사망사고에 집중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측은 프랑스와 아르헨티나 결승전을 앞두고 카타르 월드컵에서 많은 이주 노동자들의 사망 사고가 이슈로 떠올랐다. 경기장을 건설하면서 파키스탄인, 네팔인, 스리랑카인, 방글라데시인, 필리핀인, 케냐인 등 약 6,500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숨졌다고 말하며 카타르 월드컵 건설 현장에서 벌어진 노동자 사망사건에 대해 상기시켰다. 사실 카타르 월드컵은 카타르가 최근 10년간 모로코, 이집트,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등과 같은 나라와 갈등을 겪어오면서 만들어진 부정적인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한 뒤늦은 노력의 일환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과 더불어 미국과 유럽연합의 정치적 압박이 있었으며 뇌물을 주고 월드컵을 카타르에서 개최한 정황이 포착되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주 에바 카일리(Eva Kaili) 유럽의회 부의장을 포함한 많은 관계자들이 불법적인 방식으로 카타르의 이익을 보호했다는 이유로 구금된 것을 상기시킨 FIFA 측은조사 과정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받은 뇌물 100만 유로를 회수했다. 뇌물수수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구속된 사람들 중에는 전 유럽노동조합총연맹(European Trade Union Confederation, ETUC) 사무총장이자 현 국제노동조합총연맹(International Trade Union Confederation, ITUC)의 사무총장인 루카 비센티니(Luca Visentini)가 포함되어 있다. 정치적 압박 및 뇌물의 결과로 2022 FIFA 월드컵 주최국은 카타르가 되었다. 노동자들의 노동 조건과 사망한 수천명의 노동자들은 이러한 선정에 있어서 배제되었다고 덧붙였다. 미국 국무장관 토니 블링컨(Antony Blinken)은 이와 더불어 지난달 수많은 이주 노동자를 포함한 노동자들이 없었다면 월드컵 개최가 불가능했을 것이란 걸 우리는 알고 있다. 카타르는 노동자 인권 증진을 위해 최근 몇 년 동안 노동법에 있어서 유의미한 조치를 취했다는 말로 그동안 벌어졌던 사건들을 은폐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İSİG는 보고서에서 제국주의 전쟁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인구 이동이 가속화되었다는 설명과 함께정의개발당(Adalet ve Kalkınma Partisi, AKP)의 권력은 유럽연합과 맺은 계약의 결과이며 개방형 교도소가 되어버린 튀르키예에서 노동 시장에 뛰어든 이주·난민의 수 역시 빠르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상황 속에서 2016년 이래로 꾸준히 난민들이 당면한 산업재해의 증가에 주의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해왔다고 밝혔다. İSİG는 이러한 노력의 목적은 튀르키예의 노동 시장에서 중요한 구성요소가 된 이주·난민의 노동 조건 개선과 노동자의 건강 및 산업안전문제를 안건으로 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2 12월을 제외하고 지난 10년 동안 828명의 난민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은 것을 확인했다고 밝힌 İSİG는 전체 데이터 중 84%가 전 세계 언론을 통해 얻어낸 결과이며 나머지 16%İSİG의 자원봉사자들과 이주민 협회, 지역 언론 등으로부터 수집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는 주제와 관련하여 다음 7가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1. 우선 보고서에서는 이주노동자와 난민노동자가 모두 포함된 사례를 사용한다. 노동 운동에서 사용하는 전통적인 개념의 이주 노동자는 오늘날 튀르키예가(혹은 유럽이) 처한 현 상황의 배경으로 여겨지는 전쟁의 결과인 난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주 노동자 혹은 난민 노동자의 사례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2. 수년간의 데이터에 따르면 매년 평균적으로 83명의 이주·난민이 산업재해로 사망했다. 전체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사고를 살펴보았을 때 약 4.41% , 20명 중 1명은 이주·난민이었다.

3. 산업재해로 인해 사망한 이주·난민 노동자들의 출신 국가를 살펴본 결과 51%는 시리아인이었고 18%는 아프가니스탄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 10명 중 7명이 전쟁으로 인해 난민 신분이 된 노동자였다는 사실은전쟁으로 인해 수백만 명의 사람들은 고향을 잃어버렸을 뿐만 아니라 그들을 노동자로 만들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4. 이주·난민 노동자가 종사한 산업 분야를 살펴보면 그들의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률이 농업(29%)과 건설업(25%)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고용주들에 의하면 소모할 수 있는 노동자로 여겨지는 이주·난민 노동자들은 어떠한 규제도 없이 장시간 노동 노출되어 있으며 값싼 임금을 받고 안전 예방도 없는 가장 밑바닥 조건에서 일하고 있다. 또한 농업과 건설업을 제외한 일반 업무(폐지 수거, 금속 및 식품 산업 등)과 같은 다른 모든 산업 분야에서 역시 사망률(21%)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주·난민 노동자들은 안전한 노동 환경을 보장받고 있지 못하다. 한편 운송 및 조선 산업분야에서 발생한 사망사건의 경우 튀르키예 법이 적용되는 즉, 튀르키예 영토와 영해에 있는 조선소와 운송 수단(선박, 트럭 등) 내에서 발생했지만 노동자들의 법적 상황(노동자들이 어느 나라의 법을 따라야 하는지)을 정확히 판단할 수 없었다.

5. 각 산업 분야 별로 이주·난민 노동자의 주요 사망 원인을 꼽아보면 농업 분야의 경우 운송 수단으로 적합하지 않은 소형버스들과 트랙터 트레일러의 이용, 건설 분야의 경우 미흡한 안전 예방 조치로 인한 추락 사고, 마지막으로 산업 분야의 경우 폭발, 화상, 압착 그리고 이주·난민 노동자에 대한 폭력 혹은 이주·난민 노동자 사이에서 발생한 폭력이 그 주요 원인이다.

6. 이주·난민 노동자 가운데 아동 노동자와 여성 노동자의 사망률은 9%에 달한다. 전체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사고와 비교해보았을 때 아동 노동자의 사망률은 2배 이상, 여성 노동자의 사망률은 0.5배다. 이주·난민 아동 및 여성 노동자들은 안전하지 않은 노동 환경 때문에 더 많은 사망사고에 노출되어 있다.

7. 도시별로 살펴보면 이스탄불(İstanbul), 샨르우르파(Şanlıurfa), 콘야(Konya), 가지안테프(Gaziantep), 코자엘리(Kocaeli), 앙카라(Ankara), 부르사(Bursa), 이즈미르(İzmir), 안탈리아(Antalya) 그리고 메르신(Mersin) 순으로 가장 많은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이 도시들은 산업과 농업의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집중적으로 건물이 건설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한편 가지안테프, 킬리스(Kilis), 샨르우르파, 하타이(Hatay) 등과 같은 지역의 산업(우체국, 소형병원, 직업전문대학 등)은 시리아 북부 지역(아제즈(Azez), 아프린(Afrin) )과 통합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2016년 영국 BBC의 한 탐사 프로그램을 통해 의류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시리아 난민 아동들이 처한 열악한 노동 환경이 보도되었다. 유럽의 의류업체들은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도 값싼 인력을 고용하기 위해 튀르키예에서 의류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아동의 임금은 어른보다 쌌기 때문에 공장에서는 주로 아동 노동자를 고용했다. 장장 15시간에 달하는 고된 노동의 대가는 고작 18,000원 남짓이었다. 2019년에는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에서 터키 헤이즐넛 농장에서 일하는 시리아 난민들에 대해 보도했다. 이들은 하루 평균 12시간을 일한 대가로 9,800원을 받는 최악의 노동 조건에 놓여있었지만 시리아 난민 대부분이 근로 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기 때문에 제대로 된 권리조차 요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수년간 이주·난민 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어 왔지만 현재까지도 유의미한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생명권조차 제대로 보장받을 수 없는 근로 환경 때문에 이주·난민 노동자들, 특히나 가장 보호받아야 할 존재인 어린 아이들까지도 희생되고 있다. 앞으로 이주·난민 노동자들의 대한 인식이 개선되어 그들이 하나의 인격체로서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받고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순간이 하루라도 빨리 도래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출처: İSİG Meclisi: Son on yılda en az 828 mülteci işçi hayatını kaybetti, Evrensel, Dec 18, 2022 (제목을 클릭하면 원문으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기사날짜: 2022. 12. 18 (검색일: 2023. 05. 09)

--------------------------------------------------

안혜원

  •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