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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07.05 | 조회수 : 142

제목 : 누가 선거의 운명을 결정했는가? (2023.07.05) 글쓴이 : 중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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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8일 치러진 튀르키예 2차 대선 투표에서 에르도안(Erdoğan) 대통령이 총 49.52%, 케말 클르츠다로울루(Kemal Kılıçdaroğlu) 후보가 총 44.88%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2023 튀르키예 대선 역시 에르도안 대통령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번 대선이 치러지는 과정에서 터키어조차 모르는 수천명의 아랍 국가 출신 외국인 유권자들이 시민권을 매수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외국인 유권자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승리로 선거가 마무리된 후 각종 언론사에서는 ‘누가 대선의 운명을 결정했는가?’라는 대주제를 바탕으로 기사를 발간했다. 흥미로운 점은 같은 주제를 다루면서도 진보 언론사와 보수 언론사의 관점이 상이하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진보 언론사로 알려진 줌후리옛(Cumhuriyet)은 관련 기사를 통해 “공화인민당(Cumhuriyet Halk Partisi, CHP) 소속 국회의원 외즈규르 카라바트(Özgür Karabat)는 공식 데이터를 바탕으로 본인의 선거구 내에 있는 바샥셰히르(Başakşehir) 지역과 관련된 제공하며 해당 지역에는 12,000명의 외국인 유권자가 있다고 밝혔다. 한 명의 유권자가 선거의 결과를 결정할 수도 있는 선거 시스템에서 12,000명의 외국인 유권자가 선거 결과에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해보았는가?”라고 말하며 외국인 유권자의 표가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또한 튀르키예 내 시리아인은 임시 보호 지위를 가진 사람으로 통한다. 이들은 공식적으로 등록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등록된 시리아인 외에도 이들과 거의 비슷한 수의 등록되지 않은 시리아인이 튀르키예에 거주하고 있다. 또한 시리아인 외에도 튀르키예에 불법 이주해온 수백만 명의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인도, 방글라데시 출신의 사람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덧붙여 정부는 튀르키예로 도망쳐 나와 떠돌아다니고 있는 수백 명의 방랑자들을 고국으로 송환하는 것과 관련해 분명하고 뚜렷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 10년 후에는 튀르키예 인구의 5-10%가 아랍-아프가니스탄 혈통이 되고 말 것이다. 그들은 그들만의 마을과 직업 세계, 노동 조합, 학교, 직업 단체를 세울 것이다. 새로운 혼인이 이루어지고, 새로운 아이들이 태어날 것이며 새로운 사회 구조가 우리를 맞이할 것이다고 밝히며 앞으로 튀르키예에 끼치는 외국인들의 영향력에 대해 우려했다.

반면 보수 언론사이자 튀르키예 내 최다 구독자 수를 보유하고 있는 휴리옛(Hürriyet)은 줌후리옛 신문과는 상이한 주장을 내세웠다. 휴리옛은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이란, 리비아 출신 외국인 유권자는 몇 명이었는가? 2022 12 2일 국적 및 인구청(Nüfus ve Vatandaşlık İşleri Genel Müdürlüğü)은 총 22 1,671명의 시리아인이 튀르키예 시민권을 획득했으며, 18세 이상의 인구(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유권자 수) 16 3,044명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1차 대선 투표 이후 사직한 오누르살 아드귀젤(Onursal Adıgüzel) 전 공화인민당 정보 통신 기술 부대표가 20234 3일 본인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Yüksek seçim kurulu, YSK)의 유권자 명단 중 해외에서 태어난 유권자는 총 130만 명이다. 하지만 이 숫자는 대중의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바로 그 외국인 유권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공화인민당이 발표한 그래프에 따르면 불가리아 출생 유권자 수는 약 34 2,000, 독일 출생 유권자 수는 약 20 9000명이다. 유권자 목록에는 특히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5개 국가(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리비아, 이라크 그리고 이란) 출생의 유권자들 역시 포함되어 있다. 5개 국가 출신의 유권자 수는 총 24만 명이며 시리아 출생 유권자 수는 16 7703, 아프가니스탄 출생 유권자 수는 2 3,578, 이란 출생 유권자 수는 2 1,989, 이라크 출생 유권자 수는 1 6,630, 리비아 출생 유권자 수는 6천 명이었다는 게시물을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휴리옛은 또한 기사를 통해유엔의 발표에 따르면 튀르키예에는 대략 400만 명의주민과 난민이 있다. 2011년 이래로 ‘문호개방’ 정책을 시행해 온 튀르키예는 시리아인에게 ‘임시보호’ 자격을 부여했다. 즉 시리아인에게 곧바로 튀르키예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았다. 임시보호 자격을 부여받은 시리아인이 ‘예외 시민권’을 획득할 경우에만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1년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예외 시민권을 획득한 시리아인의 수는 대략 16만 명이었다. 즉 총 유권자 수가 50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외국인 유권자’의 표의 영향력은 미미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큰 영향력을 끼쳤을 수는 있지만 선거의 운명을 결정할만한 요인은 아니었다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총 선거 참여율은 84.21%, 총 5,479만 6,074명의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713만 3,837표(49.52%), 케말 클르츠다로울루 후보는 2,459만 4,932표(44.88%)를 획득했다. 두 후보자의 득표수 차이는 253만 8,905표였다. 외국인 유권자의 유효표 수는 174만 3,478표였다. 즉, 외국인 유권자의 유효표가 모두 클르츠다로울루 후보에게 주어졌다 하더라도 이번 선거의 결과는 바뀔 수 없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튀르키예 대선은 매우 감정적이고 양극화된 양상을 보였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여론이 양극화된 상황에서 몇몇 언론사는 정권 교체 실패의 원인을 외국인 유권자, 그 중에서도 ‘아랍 국가 출신’의 이주·난민에게서 찾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이미 대선이 마무리 지어진 현 상황에서 타인을 원망의 대상으로 삼거나 탓하기 보다는 튀르키예 시민과 이주·난민이 함께 공생하고 화합할 수 있는 길을 도모하고 앞으로는 튀르키예 정치, 사회가 한층 더 안정될 수 있기를 바란다.


출처: Seçimin kaderini Suriyeliler mi belirledi, Hürriyet, May 30, 2023 (제목을 클릭하면 원문으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기사날짜: 2023. 05. 30 (검색일: 2023. 06.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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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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