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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07.05 | 조회수 : 150

제목 : 레바논 원조의 달러화, 막다른 길에 부딪히다 (2023.07.05) 글쓴이 : 중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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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레바논은 ‘난민 원조의 달러화’ 문제에 매달려 있었다. 레바논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달러화’ 문제를 가지고 난민 문제를 처리하거나, 역대 레바논 정부의 실패를 정당화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바로 유엔난민고등판무관에 등록되어 있던 난민들이 지금까지 레바논 파운드로 원조를 받아오던 것을 달러로 전환하려는 현 상황을 비난하는 것이다.

임란 레자(Imran Reza)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 United Nations Office for Humanitarian Affairs) 레바논 상주 조정관과 나집 미카티(Najib Mikati) 총리가 레바논 재무부와 중앙은행의 승인을 얻어 합의하면서 원조의 달러화에 대한 논의는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였다. 이로 인해 시리아 난민에 대한 원조가 레바논 파운드에서 미달러로 전환하기로 결정하였으나, 5월 26일 헥터 하지르(Hector Hajjar) 사회부 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독단적으로 해당 결정을 중단하였다.

원조의 달러화에 따라 레바논에 거주하는 난민 및 이주민은 5월 26일부터 매달가구당 25달러, 5인 이하의 가구의 경우 1인당 20달러의 달러로 지원금을 받기로 되어 있었다. 원조금을 달러로 전환하기 전 시리아 이주민 가족은 기본 원조금으로 매달 250만 레바논 파운드를 받아왔고, 최대 5인까지 가족 구성원 1명 당 110만 파운드를 지원받아, 한 달에 시리아 한 가정이 받을 수 있는 원조의 최대치는 800만 레바논 파운드였다.

헥터 하지르 장관은 이와 같은 결정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며, 원조의 달러화에 대한 불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또한 해당 결정으로 인해 이주민과 레바논 국민 간 원조금에 대한 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르 장관은 “현금자동인출기가 파운드 지폐를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조를 달러화하라는 요구를 받았지만, 난민 가정에 40달러를 제공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또한 “레바논은 이민자 귀환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고, 레바논 전역에서 이민자와 자국민 간의 긴장 국면이 고조될 것을 예상해 원조는 달러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히려 시리아에서 달러로 원조를 제공하여 이주민의 귀환을 촉진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르 장관이 해당 결정에 대해 무지한 현 상황은 사회부와 나집 미카티 총리 사이에 갈등 상황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은 이미 성명을 통해 레바논의 요청에 따라 시리아 난민들에 대한 레바논 파운드와 달러의 현금 지원을 다음 달까지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며, 지원금을 제공하는 적절한 방법에 대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해당 이주민 및 난민들은 그전까지 난민고등판무관으로부터 지원금 일부를 받고, 세계식량계획(WFP)으로부터 식량 지원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회부 장관의 우려와 달리, 실제 레바논에 살고 있는 실향민의 삶은 그다지 풍족하지 않다. 시리아 난민 중 한 명인 모나는 레바논 파운드와 달러로 원조를 제공하는 것이 다음 달까지 중단된다는 소식을 듣고는 “유엔으로부터 매달 몇 달러를 받는 것에 질투도 나고, 레바논에 체류할 수 있는 것도 우리가 받는 원조금 때문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 사람들이 나와 아이들이 주린 배를 부여잡고 잠드는 날이 많다는 것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베카주(Beqaa) 마즈달 안자르(Majdal Anjar)시에 살고 있는 시리아 난민 모나는 유엔난민고등판무관에서 제공하는 원조금 약 25달러를 지원받고 있는 수혜자이나, 그가 살고 있는 동네의 가게에서 돈을 빌려야 생활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모나는 “어떻게 이 정도 돈으로 한 사람이 살아가기에 충분하냐”며, “몇몇 사람들이 ATM기 앞에서 난민들이 줄 서 있는 사진을 SNS에 올리는데, 여기서 뽑는 돈으로 우리는 입에 풀칠하는 수준으로 살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모나는 가족들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해 집 맞은편 가게에서 돈을 빌리곤 했는데, 모나는 “계속 빚이 쌓여가는 것이 부끄러워지기 시작했고, 어젯밤에는 빵 한 조각 살 돈도 없어서 끼니도 못때우고 잠자리에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모나는 “나의 아이들은 풀만 먹는 것에 대해 불평하기 시작했지만,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모나를 슬프게 한 것은 레바논 관계자들이 시리아 난민에 대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으며, 난민을 송환하기 위해 온갖 술책을 다 쓰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난민들도 그 누구보다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만, 그들의 의지 밖의 일임을 알지도 못한 채 말이다.

이러한 문제가 굉장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이면에는 레바논의 사회적 문제가 깔려 있다. 현재 레바논의 높은 물가와 심각한 수준의 실업률은 레바논에 거주하는 난민들에게 가혹할 수밖에 없다. 바시르 카데르(Bashir Khader) 바알베크 헤르멜(Baalbek-Hermel)의 주지사는 자신이 이 도시에서 가장 높은 행정 수장임에도 불구하고 난민이 받는 원조금이 자신의 월급보다 많다며, 난민들의 상황을 과대포장하고 있다.

또 사회부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주민들은 레바논 파운드로 지원금을 받아야 하며, 레바논 공무원의 월급을 초과해서 수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또한, 한달에 20달러도 못 버는 레바논 가정도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난민에게는 기본적인 수요만 충족할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한 원조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레바논 정부는 경제 붕괴에 대처하기 위해 공공 부문의 임금 인상을 논의하는 대신 원조를 삭감하는 결정을 감행한 것이다.

사회운동가 셰이크 압델 나세르 알 아살리(Sheikh Abdel Nasser al Asali)는 난민들이 받는 원조금을 건드리는 것은 레바논 관계자들이 시리아 난민을 추방하기 위해 얼마 전부터 사용하고 있는 무기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러한 행위는 난민 중에 과부, 고아, 장애인, 전쟁부상자, 공문이 없어 실직 상태인 정치 난민이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아는 자명한 사실임에도 여전히 만연되고 있다.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레바논에서 원조의 달러화는 어떠한 경제적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다라지(Daraj)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 경제학자는 “원조의 달러화는 레바논 국내에 경화를 투입하고, 암시장에서 레바논 파운드의 가치를 높이기 때문에 내수 경제에 이익이 된다”고 말하며, “이로 인해 레바논에 거주하는 사람의 국적과 관계 없이 모든 거주민에게 자연스럽게 이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원조를 달러로 제공받지 않는다면, 내수 경제는 이익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경제학자는 “달러가 원조로 유입되지 않는다면 레바논으로 들어오는 달러는 중앙은행에서 수거하여, 모두 레바논 파운드로 전환되고, 은행 플랫폼을 통해 달러를 사고파는 방식으로 달러를 처분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서 문제는 은행 플랫폼이 모호하고 불확실하기 때문에 누가 달러를 사고 레바논 중앙은행 총재가 달러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누구를 위해 사용하는지 아무도 모르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달러는 레바논 국민 그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 모호한 곳으로 흘러 들어가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즉 원조의 달러화에 대한 이견은 근본적으로 레바논 중앙은행과 현 상황에서 누가, 어떻게 이익을 얻을 것인 지와 연관 되어있다. 즉, 레바논 정부가 원조를 달러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을 통해 현재 레바논 경제가 심각한 부패와, 불균형에 점철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레바논 중앙은행은 정부로 들어온 달러 원조금을 통해 부패 자금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특정 부패 계층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자금을 순환하고 있는데, 달러가 난민에게 직접 제공될 경우 내수 경제는 활성화되지만, 외환을 통해 충당되는 레바논 정부의 많은 수익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의 수치에 따르면 원조금은 23만 가구로 들어가는데, 원조가 달러화될 경우 최소 한 가구당 125달러, 총합 2,875만 달러를 받게 된다. 이는 레바논의 경기 침체를 고려할 때 상당한 수치이다.

하지르 장관은 원조를 달러화하지 않는 것이 레바논에 더 나은 이익을 제공할 것이라고 계속해서 주장하지만, 지금까지의 수치와 근거를 모아봤을 때, 오히려 원조의 비달러화가 부패한 특정 계층에게만 이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 "فرحة لم تكتمل".. الأمم المتحدة تعلّق "دولرة" مساعدات اللاجئين السوريين Alhurra ,May 30, 2023 (제목을 클릭하면 원문으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기사날짜: 2023.05.30 (검색일: 2023.06.06)


출처: , دولرة” مساعدات اللاجئين… لماذا ترفضها الحكومة اللبنانيّة؟daraj, Jun 01, 2023 (제목을 클릭하면 원문으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기사날짜: 2023.06.01 (검색일: 2023.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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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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