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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07.05 | 조회수 : 129

제목 : 튀르키예의 시리아인들은 에르도안의 승리에 기뻐할 수 만은 없다 (2023.07.05) 글쓴이 : 중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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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벌어진 튀르키예 대선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gan)이 재선에 성공했다. 지난 5월 튀르키예 선거에서 처음으로 투표를 했다. 25세의 시리아-튀르키예 이중국적자인 하팀 알 압둘라(Hatim al-Abdullah)는 튀르키예 남동부 가지안테프(Gaziantep)에서 알자지라에게 "나는 내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에르도안에게 투표를 했다."라고 말하며 그의 부모와 세 형제가 그들의 입양 가정에서 미래를 갖기를 희망했다.

그의 가족은 그와 함께 가지안테프에 있으며, "임시 보호 상태"로 살고 있는데, 이는 불법적으로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법적으로 보호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은 합법적인 거주지와 의료, 교육 등 기본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이동 제한이 있어 한정된 지방 내에서만 이동할 수 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에 따르면, 튀르키예 난민의 대다수인 360만 명은 임시 보호를 받으며 살고 있다. 2011년 시리아 전쟁 발발 후 약 20만 명이 튀르키예 시민권을 부여받았다.

알 압둘라가 2015년 튀르키예에 왔을 때 겨우 10대였지만, 그는 남동부의 시리아인과 튀르키예인들이 비슷한 문화와 전통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족들이 처음에는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맞물려 튀르키예 통화가 붕괴되면서 튀르키예 국민들 사이에서 반(反)이민 정서가 확산된 이후 상황이 나빠졌다.

"제가 아는 몇몇 튀르키예 사람들은 제게 우리의 표 때문에 에르도안이 이겼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시리아인은 전체 득표율의 0.2%에 불과하고 에르도안은 4%의 차이로 승리했습니다."라고 말하며 시민권을 얻은 그의 친구들 중 일부는 괴롭힘과 인종차별 때문에 선거 기간 동안 집을 떠나는 것을 너무 두려워해 투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적어도 에르도안 정권하에서는 시리아인으로서가 아니라 튀르키예인처럼 튀르키예 정치에 관여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 이곳에서 주로 자랐고 시리아에 대해 많이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가 이 나라의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그가 말했다.

결선 투표 다음날 튀르키예어와 아랍어 간판이 있는 상점들로 가득한 가지안테프의 시리아인 다수 거주 지역인 이노누 카드데시(Inonu Caddesi)의 거리에는 뚜렷한 안도감이 있었다.

2018년 아내와 두 어린 딸과 함께 튀르키예로 이주한 시리아 출신 사진작가 무스타파 카라 알리(Mustafa Kara Ali)는 시리아 디저트를 주로 사는 가게 앞에서 "안심하지만 이론상으로만 그렇다"고 말했다.

2월 6일 지진의 영향을 많이 받은 남동부 지역의 중심부에 위치한 가지안테프에 있는 50만 명의 시리아인 중 많은 사람들은 에르도안이 재난에 대한 잘못된 관리와 느린 대응으로 인해 패배할 것이라는 초기 우려에도 불구하고 62.7%의 득표율로 이곳에서 승리했을 때 안도했다. 튀르키예의 대부분의 시리아 인구는 그들의 고향과 더 가까운 남쪽 국경을 따라 살고 있다.

카라 알리는 "나와 우리 가족에게 에르도안의 승리는 상대편이 난민에 대한 인종차별적 선거 전략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편안하다.”라고 말했다.

카라 알리는 임시 보호를 받고 있다. 그와 같은 시리아인들은 그들의 미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선거를 면밀히 지켜봤다. 특히 2차 투표를 앞두고 두 후보 모두 난민 현황에 대해 발언하는 등 그들의 국내 존재가 캠페인의 핵심이었다.

결선투표를 앞두고 에르도안 대통령의 경쟁자 케말 킬리차로글루(Kemal Kilicdaroglu)는 '시리아인들은 돌아갈 것이다'라고 적힌 포스터를 들고 등장해 시리아인들이 국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일시적인 안도의 한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시리아인들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선거 유세에서 에르도안은 바샤르 알 아사드(Bashar al-Assad) 시리아 대통령과의 관계 정상화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100만 명의 시리아인의 ‘자발적 귀환’을 약속했다. 그러한 상황이 언제 일어날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임시 보호를 받는 시리아인들은 합법적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서류를 제출하거나 임대료와 청구서를 인상하는 등 다른 종류의 압력에 직면해야 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시리아인들은 과거 에르도안의 친 난민 정책 하에서 전쟁을 피해 온전한 그들의 삶을 누릴 수 있었기에 필사적으로 내전을 피해 달아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번 대선 이후 에르도안의 행보가 그들의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누구도 알 수가 없다. 자발적 귀환이라는 용어는 불법적인 행위를 만들어내고 합리화하는 데 영향을 주기 쉬운 용어이기 때문이다. 또한 시리아인들이 귀환하게 된다면 처벌을 받고 최악의 상황에 처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에르도안의 앞으로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출처: Future unknown but Syrians in Turkey ‘relieved’ after Erdogan win, Stefania D'Ignoti, Aljazeera, Jun 08, 2023 (제목을 클릭하면 원문으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기사날짜: 2023.01.08 (검색일: 2023.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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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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