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 HRW)는 “2023년 4~5월, 레바논은 합법적인 절차 없이 시리아인 수천 명을 추방했다.”라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HRW는 “레바논의 추방은 일반적으로 법적 지위가 없는 시리아인들을 대상으로 했으며, 그 수는 1,800명에 달했다. 레바논의 추방은 레바논 법과 레바논의 국제 인권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HRW는 “레바논군은 지난 2019년 4월 이후 레바논에 부정하게 입국한 시리아인들을 추방하기로 한 ‘최고국방위원회’(Higher Defense Council)의 결정을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바논 내 시리아 난민들은 난민 지위와 상관없이 체포되어 끔찍한 상황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두려움 속에 살아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HRW는 “레바논은 극심한 경제위기 가운데 인구 1인당 난민 수가 가장 많은 국가다. 하지만, 이는 시리아인들을 붙잡아 독단적인 시리아 정부의 손아귀로 넘기기 위한 변명이 될 수 없다.”라고 첨언했다.

이어, HRW는 “체포 및 추방에 대한 공식 통계는 없으나, 인권 관련 소식통은 2023년 4월 이후 시리아 난민에 대하여 체포 2200건, 추방 1800건 이상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인도주의 분야 근무자들은 2023년의 추방 열풍이 가장 거세다고 설명한 바 있다.

아울러, HRW는 “레바논군은 시리아인들에게 추방에 반대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Refugees, 이하 UNHCR)에 난민으로 등록된 인원들이 시리아로 돌아가기를 두려워한다는 시리아인들의 목소리는 묵살되었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하여, UNHCR은 “시리아는 안전하지 않으며, 기본적인 보호 조건이 없는 경우에는 대규모 송환을 촉진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확언했다.

한편, 레바논군은 시리아인들에 대한 독단적 및 조직적 추방을 부인했으며, 안보 작전의 일환으로 안보 위협에 대한 확인에 근거하여 송환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HRW를 비롯한 많은 인권단체는 안보적 이유와 법률적 이유로 레바논의 시리아 난민 송환을 규탄한다. 시리아의 안보 및 경제 상황이 좋지 못하기 때문에 난민들이 시리아로 돌아가서 온전한 삶을 영위할 수 없다는 주장은 충분히 공감 가능하다. 그렇다면 인권단체들의 주장대로 난민 강제 송환은 레바논 법 및 국제 인권 의무에 대한 위반일까？

레바논 망명과 관련된 내용은 『1962년 외국인에 관한 법률』에 명시되어 있다. 해당 법률 제26조에 따르면, 정치적 이유로 생명 및 자유를 위협받는 외국인은 레바논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법률 제27조에 의하면, 외무부, 법무부 관계자 등이 소속되어 있고 내무장관이 이끄는 망명위원회가 망명을 허용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 절대적인 재량권을 가지고 있으며, 항소의 기회는 부여하지 않는다. 레바논은 법에 의한 공정한 심의보다는 정치적 상황에 따라 망명 신청을 승인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레바논은 1951년 유엔 난민협약 및 1967년 보충협약에 가입하지 않았다. 대신 레바논은 UNHCR의 자국 내 운영을 위해 임시적 협정을 체결했다. 2003년, 레바논은 UNHCR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해당 MOU에는 레바논이 제3국으로 망명을 원하는 사람들을 임시로 머물도록 한다는 내용 등이 명시되어 있다.

단지 다음과 같은 장치들에만 의거한다면 레바논의 난민 송환을 옹호할 수도 있겠으나, 레바논은 국제관습법상 강제송환금지의 원칙에 따라 실질적인 위협에 직면할 수 있는 곳으로 난민들을 돌려보내지 않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레바논 헌법 전문에는 UN 회원국으로서 세계 인권 선언을 준수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레바논은 강제송환금지의 원칙을 준수할 의무가 있으며, HRW 등 인권단체들의 규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출처: هيومن رايتس: الجيش اللبناني يرحّل اللاجئين السوريين بدون احترام الإجراءات القانونية, Jul 05, 2023, Aljazeera (제목을 클릭하면 원문으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기사날짜: 2023. 07. 05 (검색일: 2023. 0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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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