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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11.13 | 조회수 : 387

제목 : 오바마 '이집트, 동맹도 적도 아니다'(2012-09-14) 글쓴이 : 중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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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와 30년 넘게 동맹관계를 유지해온 미국이 "이집트는 동맹도, 적도 아니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3일(한국시각) 스페인어 TV방송인 '텔레문도'와 인터뷰에서 "미국은 이집트를 동맹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적으로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이집트 정부가 (미 대사관에 난입한 반미 시위에 대해)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매우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집트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냉랭한 감정은 무하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백악관이 이날 발표한 양국 정상간 전화통화 요약문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양국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와 경제,안보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현재의 노력을 '재점검'(review)하기 위해" 무르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통화에서 미국 외교공관과 인원에 대한 안전을 위해 이집트 정부가 미국과 협력해야 하는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이슬람을 폄하하는 어떤 노력도 거부하지만 미국인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동과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리비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백악관이 이날 공개한 모하메드 마가리아프 리비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요약문을 보면 오바마 대통령이 대사피습 사건에 대해 위로를 전한 마가리아프 대통령에게 다시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한 사건 조사 과정에서 리비아 당국이 적극 협조해준 것에 대해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사의를 표했다. 그러면서 리비아 민주정부 수립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이처럼 미국이 사건발생지인 리비아 보다 이집트에게 더욱 냉랭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전략적 요충지인 이집트를 '길들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집트는 중동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이스라엘과 평화협정(1979년 캠프 데이비드 협정)을 맺어 아랍세계와 이스라엘,미국 간의 '균형추'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정부는 지난 1980년 이후 매년 이집트에 15억 달러에 이르는 군사,경제 원조를 해오고 있다. 미국의 이같은 원조규모는 이스라엘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이 이집트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 오랜 관계를 유지해온 이집트 군부를 끌어 내리고 대중의 지지를 받는 무슬림 형제단 출신의 무르시 정권을 지지한 것도 이집트의 안정을 통해 중동 평화를 유지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르시 정권이 본격 출범한 뒤 보인 행동은 미국의 생각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취임 뒤 첫 공식 방문국으로 미국의 경쟁자로 떠오른 중국을 선택했으며, 미국이 탐탁치 않게 생각한 이란의 '비동맹운동 정상회의'에도 참석했다. 시나이 반도 내의 이슬람 무장세력 처리 방식을 놓고 이스라엘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집트 주재 미국 대사관 난입사건과 관련해서도 이집트 당국은 미온적으로 대처했고 무르시 대통령 역시 난입 시위대를 비난하기 보다는 반 이슬람 영화제작을 막지못한 미국 정부를 오히려 탓하기도 했다.

 

이집트의 이같은 '독자노선'을 방치할 경우 이집트를 고리로 한 중동평화가 자칫 깨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오바마 정부가 '구두개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의 대 중동전략이 기존의 전략과 다르지 않다는 점도 의미한다.

 

하지만 '아랍의 봄' 이후 더욱 거세진 이슬람 세력과 독자적 목소리 때문에 미국의 이같은 '현상유지 전략'이 장기적으로 성공할지는 미지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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