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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11.13 | 조회수 : 290

제목 : 시험대 오른 이집트 무르시 외교정책(2012-09-28) 글쓴이 : 중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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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보다 대외문제에 신경..무슬림형제단 의존" 비판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지난 6월 취임한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중동 지역의 각종 현안에 의견을 피력하며 중동 문제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지만 자국 내에서는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무르시는 지난 26일 뉴욕 유엔총회에서 행한 첫 연설에서 이란-이스라엘 핵 분쟁, 시리아 유혈사태, 이슬람 모독 영화를 둘러싼 서방과 대립 등 광범위한 지역 현안에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이집트가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무르시는 미국으로 떠나기 전 이집트 TV매체와 인터뷰에서도 상호존중과 이해관계에 입각해 모든 국가와 균형 잡힌 외교 정책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집트가 국제 현안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슬람주의로 처음 대통령에 당선된 무르시의 외교 정책이 호스니 무바라크 전 정권 때와는 크게 다를 것이라는 조짐은 일찌감치 나타났다.

무르시는 이집트 최고 지도자로서 1979년 이후 미국의 적대국인 이란을 처음 방문하는가 하면 미국보다 먼저 중국을 찾는 등 친미 정책으로 일관한 무바라크 정권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무르시의 외교정책이 국내보다 대외 문제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등 비판을 받고 있다고 이집트 주간 알 아흐람 위클리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내에 산적한 문제 해결보다 국제 현안에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이거나 외교정책 수립 시 자신의 지지 기반인 무슬림형제단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집트는 당장 경제 재건과 함께 거리 치안 악화, 물가 급등, 시나이반도 치안 악화, 정정 불안 등 다양한 해결 과제를 안고 있다.

이집트 전문가들은 무르시가 국내 여론을 외교 정책에 반영하려는 경향마저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알 아흐람 위클리에 따르면 이집트 개혁개발당 대표인 모하메드 안와르 알 사다트는 이집트의 외교정책이 에삼 알 하드다드 보좌관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하드다드 보좌관은 무슬림형제단 출신으로 무르시가 지난달 자신의 국제협력 담당 보좌관으로 임명했다.

전 이집트 하원의회 아랍위원회 위원장인 모하메드 알 사이드 이드리스도 외교 정책이 대통령과 집권당에 의해 독점화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적인 국가 정책은 이슬람과 자유주의, 사회주의, 민족주의 등 모든 세력의 정치 성향을 고려해야 한다"며 "모든 선도적 정치 그룹이 국가의 행정 분야나 의사결정 기구에 참여해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주 카이로에서 열린 '현실과 미래'에 관한 심포지엄에서도 참가자들은 자국의 내부 안정 없이는 강력한 외교 정책을 추진할 수 없는 데 동의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외교 정책과 노선이 더 명확해져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무바라크 정권 시절 외교부장관을 역임한 아무르 무사는 "새로운 공화국 체제와 외교 정책이 의존할 수 있는 정치적 기반을 마련하고 뚜렷한 정치 노선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집트 상원위원회 아랍·대외문제 위원회의 사드 오마라 의원도 무사의 의견에 동조하며 "내부 정책이 일치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외교 정책도 초점이 흐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마라 의원은 무바라크가 통치한 30년간 관료주의 폐해로 국가 행정 기관에 부패가 만연해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그는 "부정부패를 뿌리 뽑지 못한다면 이집트는 강력한 외교 정책을 실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드리스 전 하원 의원은 이집트가 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 지원에 의존하는 것도 여러 조건을 수반하기 때문에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집트는 경제 재건을 위해 IMF에 48억 달러 지원을 공식 요청했다. 이는 이집트 과도정부가 애초 IMF에 요청했던 32억 달러보다 훨씬 많은 액수다.

하산 나파 카이로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집트의 지정학적 특수성을 참작해 나일 강의 수자원 확보 문제와 동북부 시나이반도 치안 불안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집트가 아프리카 국가들과도 활발하고 투명한 교류를 통해 관계를 증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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