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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11.13 | 조회수 : 368

제목 : “이란 가스 수출도 막아 정권 숨통 끊자”(2012-10-06) 글쓴이 : 중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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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獨-佛외교, 회원국에 편지 “석유 금수 이어 추가 제재를”
이란 리알화 가치 폭락… 인플레 항의 격렬 시위

“내친김에 페르시아의 봄을 만들자.”

영국 프랑스 독일이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와 석유 금수 조치로 위기에 직면한 이란을 사실상 붕괴시키기 위해 유럽연합(EU) 회원국에 이란 제재를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5일 더 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윌리엄 헤이그, 프랑스 로랑 파비위스, 독일 기도 베스터벨레 외교장관은 EU의 나머지 24개 회원국 외교장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란에 대한 제재가 대단한 성과를 거뒀다”며 “그러나 이란이 핵 프로그램 협상에 실질적으로 나서게 하기 위해 빠르고 결정적인 추가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3국의 외교 수장은 15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릴 EU 외교장관 회의에서 이란에 대해 △추가적인 석유(가스) 수출을 제재하고 △국제무역 제재를 강화하고 △금융기관 거래를 제한하고 △핵 개발에 필요한 원료 획득을 어렵게 하기 위한 조치를 승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U 관계자는 4일 “이란산 가스에 대해서도 수입금지 조치를 내리자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현재 이란산 천연가스에 대한 투자는 금지됐지만 수출입에는 제한이 없다.

EU의 추가 제재가 15일 확정되면 고사 직전인 이란 경제의 결정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U는 올해 7월 1일부터 회원국의 보험·재보험사가 이란산 원유 수송 선박에 보험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는 방식으로 압박했다. 이로 인해 이란의 석유 수출량은 30% 이상 줄었다. 원유 수출은 이란 정부 수입의 90%, 외화 수입의 80%를 차지한다.

EU의 추가 제재 계획은 특히 리알화 가치 폭락으로 이란 사회가 동요하는 조짐을 보인 가운데 나온 것. 최근 일주일 동안에만 리알화 화폐 가치가 40% 떨어졌다. 지난해 말 달러당 1만3000리알에 거래되던 리알화 가치는 4일 3만7000리알까지 떨어졌다. 생필품 의약품 가격이 연일 급등하면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지경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3일 수도 테헤란에선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과 그의 경제 정책을 비판하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서방의 제재로 경제에 빨간불이 켜지자 이란 정부도 다급해졌다. 이란은 핵 문제 해결을 위한 ‘9단계 계획’을 내놓았지만 미국이 이를 일축했다고 뉴욕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9단계 계획은 모든 제재가 해제되고 원유 수출이 정상화되면 이란이 마지막 9단계로 포르도 핵시설의 우라늄 농축을 중단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3일 “제재를 완화할 의사가 전혀 없다. 제재가 효과를 내면서 이란 지도자들이 핵개발 비용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지금은 더더욱 완화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외교장관은 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제 제재가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아랍의 봄에 이어 페르시아의 봄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리알화 가치 폭락에 이어 EU의 추가 제재가 시작되면 이란이 이란·이라크 전쟁(1980∼1988년)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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