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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11.14 | 조회수 : 423

제목 : 카타르 국왕 가자지구 첫 방문 주목(2012-10-23) 글쓴이 : 중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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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외교승리‥카타르 실용외교 단면"

(두바이=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셰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알 타니 카타르 국왕의 가자지구 방문이 여러모로 주목을 받고 있다.

우선 아랍 국가 정상으로서는 첫 가자지구 방문이라는 점이다.

가자기구는 2007년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이끄는 파타(Fatah) 정파를 몰아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장악하고 있다.

이슬람 원리주의 계열의 정치세력인 하마스는 요르단강 서안 지구를 장악한 압바스 수반의 파타와 팔레스타인을 양분, 갈등과 대립의 길을 걸어왔다.

따라서 하마드 국왕의 가자지구 방문은 하마스의 처지에서는 커다란 외교적 승리로 여겨진다고 AP 통신이 분석했다.

자치정부 압바스 수반의 님르 하마드 고문도 "하마드 국왕의 방문은 카타르가 하마스의 가자지구 통치를 승인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면서 "팔레스타인의 분열과 화해에 방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카타르 정부는 하마드 국왕의 방문은 재건 지원을 위한 인도적인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실제 카타르는 가자지구 재건 사업에 2억5천4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고, 하마드 국왕은 21일 저녁 압바스 수반에게 가자지구 방문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이미 언론 보도가 나온 이후로, 카타르 국왕의 방문이 압바스 수반과 사전 조율 없이 결정됐음을 보여준다.

하마드 국왕의 가자기구 방문은 또 최근 수년간 카타르의 유연한 실용 외교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타르는 `아랍의 봄'을 거치면서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등에서 무슬림형제단이 주도한 반정부 시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상대적으로 호전적인 하마스 역시 무슬림형제단과 마찬가지로 이슬람 원리주의(근본주의)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카타르 국왕의 가지지구 방문이 중동 지역 무슬림형제단의 영향력 확대를 방증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집트의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성명을 내고 하마드 국왕의 가자지구 방문을 환영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해석이다.

카타르는 동시에 자국에 미 공군기지를 유치하고 수천명의 미군을 주둔시키는 등 미국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퇴진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면서도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이란과도 가까운 사이다.

이 밖에 알자지라 방송과 부르킹스 도하 연구센터 등은 석유 부국 카타르가 자랑하는 강력한 `소프트 파워' 자산이다.

카타르는 이 같은 실용 외교와 소프트 파워 등을 토대로 미국, 일본 등을 제치고 2022년 월드컵 축구까지 유치했다.

하마드 국왕의 가자지구 방문을 계기로 카타르가 앞으로 중동에 어떻게 영향력을 투사할지, 역내 역학구도에 변화가 있을지 등에 새삼 관심이 쏠리는 까닭이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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