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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11.16 | 조회수 : 246

제목 : 北, UAE와 항공협정 추진 배경은(2012-11-02) 글쓴이 : 중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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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발효시 평양-두바이 전세기 운항 가능

해외 파견 노동자 운송비 절감 포석인 듯

(두바이=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북한이 아랍에미리트(UAE)와 항공협정에 가서명한 것을 두고 추측이 무성하다.

실제 항공 수요가 충분하지 않아 항공협정이 정식으로 발효하더라도 양국 간 정기 항공편이 운항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UAE 최대 항공사인 에미리트항공의 한 관계자는 1일(현지시간) "북한과 항공협정이 체결되더라도 평양에 정기 노선을 바로 운항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외화 벌이를 위해 해외 곳곳의 건설 현장에 북한의 노동자들이 파견됐다는 점에서 북한이 항공 운송의 허브 UAE와 항공협정을 체결하게 된 배경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북한은 전 세계 40여개국에 약 4만여명의 노동자를 파견하고 있으며 올해도 신규 인력의 해외 진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자 임금은 지역과 업종에 따라 다르지만 월 200∼1천 달러 정도로 북한 당국은 임금의 70∼90% 이상을 충성자금, 세금, 보험료, 숙식비 명목으로 공제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이들이 벌어들이는 외화 규모는 연간 1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 파견 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중국과 러시아에 쏠려 있지만, 중동 역시 북한 노동자들이 상당수 파견된 지역이다.

걸프지역의 경우 쿠웨이트에 4천여명으로 가장 많으며 카타르, UAE 등의 국가에도 각각 1천500명, 1천200명 정도가 나와 있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중동의 북한 노동자들은 보위부 요원의 엄격한 통제 하에 작업 현장의 임시막사나 특정 숙소에서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

유럽과 아프리카의 일부 국가에도 북한 노동자들이 파견돼 있기는 마찬가지다.

UAE와 항공협정이 발효하면 북한으로서는 정기 노선은 아니더라도 부정기 전세기를 띄워 중동과 유럽, 아프리카에 파견하는 노동자들의 운송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다만 UAE 입장에서 북한과 항공협정을 체결하는 이유는 더욱 짐작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UAE가 우리나라에 항공 노선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는 점에서 `한국 정부 압박용'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UAE와 한국의 항공 노선은 에미리트항공과 에티하드항공이 7회씩, 현재 주 15회로 제한돼 있다.

에미리트항공은 제한 자체를 두지 말 것을, 에티하드항공은 화물기 노선을 추가로 허용해줄 것을 각각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국내 항공업계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감안해 UAE 측의 요구에 유보적인 입장이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과 항공협정 체결은 UAE 측이 우리 정부에 항공 노선을 확대해달라는 우회적인 압박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실제 이런 압박이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국토해양부의 한 관계자는 "UAE는 항공 운송 시장에서 지배력을 과시하는 차원에서 북한과 항공협정을 추진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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