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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11.16 | 조회수 : 249

제목 : 중동 '안정 위해선 오바마가'(2012-11-04) 글쓴이 : 중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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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이스라엘 롬니보다 선호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중동에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 시 약속한 새 중동 정책을 실현하지는 못했지만 밋 롬니 공화당 후보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동 국가도 미국 대선에서 누가 승리할지 주시하고 있지만 대미 관계 기조는 누가 당선되든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이집트와 리비아 등 '아랍의 봄'이 진행 중인 중동 국가는 국내 문제로 '내 코가 석 자'여서 미국의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될지에 따른 대비책까지 세울 여력은 안돼 보인다.

치안 회복과 경제 재건, 종파·부족 간 갈등, 정정 불안 등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국내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오바마 행정부가 시민혁명 이후 중동 전체의 안정을 위해 이집트와 리비아 등의 경제 회복을 지원하고 있어 오바마의 재선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여론도 있지만, 첫 임기 동안 중동에서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미국은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예멘의 장기독재자를 차례로 내쫓은 `아랍의 봄'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리비아 반군이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미국과 유럽의 군사적 지원도 도움이 됐다.

이집트는 지난 9월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조롱하는 영화가 미국에서 제작된 것을 계기로 미국과 관계가 일시 경색되기도 했으나 오바마와 무함마드 무르시 양국 정상 간 대화를 통해 관계가 곧바로 회복됐다.

이에 반해 롬니 후보는 이스라엘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힘을 쉽게 투사하려 한다는 게 중동권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스라엘과 아랍권 국가의 긴장을 더 고조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중동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롬니가 매력적인 대안은 아니란 의미다.

카이로대학의 하산 나파 교수는 "군사력을 쉽게 활용하려는 미국의 우익 세력을 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롬니 후보보다 훨씬 낫다"고 중동 일간 걸프뉴스에 말했다.

실제 롬니 후보는 오바마 대통령의 중동 외교가 너무 나약하다며 이 지역에서 미 해군의 병력을 증강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중동을 자극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또 재임 기간 이스라엘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은 오바마 대통령을 비난하며 자신은 더 나은 이스라엘의 친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중동에서는 롬니의 재선을 바라는 국가는 사실상 이스라엘뿐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초당적 입장을 취하려 하지만 그는 롬니의 수십 년 지기이고 오바마와의 관계는 냉랭했다.

일각에서는 누가 당선되든 상관없이 미국의 차기 대통령은 중동의 새로운 정부를 상대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0개월째 지속되는 시리아 유혈 사태, 이란 핵 문제,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 등 여러 현안에 더해 아랍의 봄으로 친미 독재정권이 무너지고 난 후 반미 성향의 이슬람주의자들이 세력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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