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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11.19 | 조회수 : 334

제목 : 이스라엘·하마스 충돌…고민에 빠진 이집트(2012-11-16) 글쓴이 : 중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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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관계 모두 고려해야 하는 무르시 대통령…"고통스런 시험대"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최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가자지구를 통치하는 이슬람 무장정파)가 격렬히 충돌하면서 이집트 정부가 '고통스러운 시험대'에 섰다고 뉴욕타임스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포격전으로 이 지역 긴장감이 연일 고조되면서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은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세계 최대 이슬람주의 단체인 '무슬림 형제단' 출신인 그는 같은 이슬람계인 하마스의 강력한 지원 요청을 뿌리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대놓고 하마스 편을 들자니 서방과의 관계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무르시 대통령은 일단 겉으로는 하마스를 공격한 이스라엘에 대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죽이는 뱀파이어"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이날 텔레비전으로 중계된 연설에서는 그는 "이집트 정부와 국민 모두는 팔레스타인에서의 살상을 막고 공격을 멈추게 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다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주재 이집트 대사를 불러들이고 하마스에 대한 연대의사를 표하는 의미에서 헤샴 칸딜 총리를 16일 가자지구에 파견한다는 결정도 내렸다.

부상한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해 이집트 국경과 병원을 개방했으며 이들을 후송할 수 있는 군용 헬기도 제공했다.

이는 이집트와 이스라엘이 맺은 역사적인 평화조약을 위협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외교상의 모든 제스처를 다 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집트 무슬림 형제단의 팔레스타인 분파인 하마스로서도 아랍세력이 통치하는 가장 큰 나라로 떠오른 '맏형 국가' 이집트로부터 최대한 많은 지원을 이끌어 내려 하고 있다.

이집트 국민 역시 지난 2009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을 묵인했던 전임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과는 달리 무르시 대통령이 이스라엘과의 관계에서 더욱 단호한 자세를 보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무르시 대통령으로서는 죽어가는 경제를 살리고 서방의 지원을 계속 얻어내기 위해 이스라엘과의 평화 관계를 유지하는 것 또한 절실한 상황이다.

발사되는 아이언돔 (A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아쉬도드에서 미사일 방공시스템인 아이언돔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이스라엘측은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발사한 미사일 380여발 중 112발은 아이언돔이 공중에서 요격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 모두 무르시 대통령의 이런 분열된 '충성심'을 내심 알고 있으며 그런 까닭에 이번 가자지구 충돌을 계기로 그를 시험대에 올려놓으려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스라엘 바르일란 대학의 에프라임 인바르 교수는 "미국이 우리 편이다. 지금 우리는 이집트인들을 시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마스와 이집트 국민 역시 무르시 대통령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더 강도 높은 대처를 요구하고 있다.

무슬림 형제단은 이스라엘의 하마스 공격을 '범죄 행위'라고 규탄하면서 팔레스타인의 유혈사태를 지켜보기만 하는 아랍국들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은 이 잔인한 독립체(이스라엘)와의 외교, 상업적 관계를 모두 끊는 것"이라며 "아랍과 무슬림의 본보기가 되기 위해서라도 이집트 정부가 먼저 이를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무르시 대통령을 압박했다.

y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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