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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11.27 | 조회수 : 390

제목 : '중동은 성장하는 콘텐츠시장..문화 존중해야' 글쓴이 : 중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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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툰네트워크 스튜디오 아라비아 (서울=연합뉴스) 아부다비에 위치한 카툰네트워크 스튜디오 아라비아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아담 크와자가 현지시간 26일 오후 아부다비 사무실에서 한국업체 관계자들에게 중동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2.11.27 << 한국콘텐츠진흥원 >> photo@yna.co.kr

현지기업 관계자들 "종교·권위 신중히 다뤄야"

(아부다비=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콘텐츠 업계에서 중동은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다.

국내 업체에는 낯선 시장이지만 영미권의 콘텐츠 업체들은 중동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일찌감치 시장 선점에 나섰다.

국내에서도 게임 업체를 중심으로 중동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7-28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리는 중동 최대 콘텐츠 마켓 BES(Big Entertainment Show)는 게임, 방송, 애니메이션 등 국내 콘텐츠 업체에게 중동 진출을 타진해 볼 기회가 될 전망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한국이 올해 BES에 단독 주빈국으로 초청받음에 따라 BES에서 한국 공동관을 운영한다.

행사 하루 전인 26일 BES에 참여하는 국내 콘텐츠 업체 관계자 20여 명이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초청으로 두바이에서 차로 1시간 남짓 떨어진 아부다비의 콘텐츠 업체를 방문했다.

이들이 만난 현지업체 관계자들은 중동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문화적 특성이 강한 지역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애니메이션 업체 카툰네트워크 스튜디오 아라비아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아담 크와자(Adam Khwaja)는 "중동은 상업적인 기회가 많다"며 "인구가 많고 정부 지원이 잘 돼 있어 어린이 콘텐츠 산업의 발전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아랍에미리트는 중동 지역에서 개방적인 편"이라며 "영국보다 규제가 덜해 부담이 적다"라고 전했다.

타하디 게임즈의 CEO 하워드 리(Howard Lee)는 "중동은 아프리카로 가는 관문이기 때문에 중동을 선점하면 아프리카 진출에 유리하다"며 "스마트폰 보급률이 60%에 달할 정도로 모바일 분야가 성장하고 있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카툰네트워크 스튜디오 아라비아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을 담당하는 카툰네트워크의 지사로 작년 7월 문을 열었다. 런던 본사가 스튜디오 아라비아를 관할한다.

타하디 게임즈는 시리아에 위치한 게임 파워 세븐(Game Power 7)과 중동시장을 양분한 게임 유통(퍼블리싱) 업체다.

두 업체 모두 투포피프티포(twofour54)와 파트너 관계다.

투포피프티포는 2008년 설립된 아부다비 정부기관으로 영화, 방송, 음악, 디지털 미디어, 게임 등 아랍권내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발전을 지원한다.

BBC, CNN, 파이낸셜타임즈, 카툰네트워크 등 200개 이상 기업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고, 프로덕션 지원과 교육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기관명은 지표상 아부다비의 위치인 북위 24도, 동경 54도를 뜻한다.

투포피프티포의 사업개발 디렉터 아이만 알 사판(Ayman Al Saffan)은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은 아랍어가 대부분 통용되며 25세 이하 인구가 1억 8천만 명에 달해 시장잠재력이 크다"며 "아랍어를 사용하는 인터넷 사용자가 늘고 있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타하디 게임즈 CEO 하워드 리 (서울=연합뉴스) 중동 게임 퍼블리싱(유통)업체 타하디 게임즈의 한국인 CEO 하워드 리. 한국게임산업 1세대 출신인 하워드 리는 영국 게임업체에서 근무하다 작년부터 타하디 게임즈를 이끌고 있다. 2012.11.27 << 한국콘텐츠진흥원 >> photo@yna.co.kr

그는 "특히 아부다비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축에 위치해 지리적인 이점이 크다"라며 "다른 중동 지역과 달리 정치적으로도 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중동 콘텐츠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시장 자체가 성숙하지 않다 보니 섣부른 도전은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현지 업체 관계자들의 평가다.

종교의 영향력이 큰 지역인 만큼 현지 진출에서 가장 유의할 점도 종교다.

카툰네트워크의 크와자는 "종교적인 주제는 가급적 피하고 초자연적인 주제를 다룰 때도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성적인 내용과 함께 피해야 할 소재로 돼지를 꼽았다. 중동에서는 돼지고기가 금기시되기 때문이다.

그는 "개는 괜찮지만 인간과 음식을 공유하거나 인간과 비슷한 삶을 사는 개는 안 된다"며 스쿠비두(개를 의인화한 미국의 인기 캐릭터) 같은 캐릭터는 현지인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위를 존중하는 문화로 인해 정부나 부모, 어른 등 권위를 비웃는 내용도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워드 리도 "종교적인 부분을 유의해야 한다"며 "성적인 요소와 특정 국가에 대한 비판도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중동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현지문화의 존중과 함께 전문인력의 육성과 업체 간 협력체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크와자는 "애니메이션과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미성숙한 시장이다 보니 전문인력이 부족한 게 문제"라며 "우리는 잠재적인 고용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인턴십과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워드 리는 "초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중소기업들이 공동으로 마케팅할 필요가 있다"며 "현지기업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갖추면 더 잘 적응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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