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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1.21 | 조회수 : 392

제목 : 알제리 '인질극 참사' 사체 25구 추가 발견… '80명 이상 살해' 글쓴이 : 중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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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프리카 알제리에서 알카에다 무장세력이 일으킨 인질극이 알제리 특수군의 '진압작전'으로 인질과 인질범 수십명이 한꺼번에 사살된 후 사체 25구가 추가 발견되는 등 지금까지 8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20일(현지시간) 알제리 보안당국이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모두 인질인 것으로 전했졌으나 <AP> 통신에 따르면, 알제리 보안당국 관계자는 "추가 발견된 사체들의 시신이 심하게 훼손돼 이들이 인질인지 인질범인지 구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알제리 당국은 전날 진압작전으로 최소한 인질 23명과 인질범 3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알제리에서 벌어진 인질 사건과 관련된 사체 25구가 추가 발견되면서 인질과 인질범이 80명이 넘게 살해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인질들이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이 담긴 영상 캡처. ⓒAP=연합

"영국,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서방권 인질 다수 희생"

인질로 잡혀있다가 살해되거나 아직 인질로 잡혀있는 사람들의 국적도 다양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번 사태로 영국인 인질 3명이 사망했으며, 3명이 더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인 1명과 프랑스인 1명이 사망했고 노르웨이인 5명은 실종 상태다.

일본 정부는 인질로 붙잡힌 엔지니어링회사 닛키(日揮) 소속 일본인 주재원 10명과 외국인 근로자 7명의 신변안전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발표했으며, <AFP> 통신은 인질극에서 풀려난 닛키의 알제리 근로자 2명이 "일본인 9명이 처형당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북아프리카 일대의 테러 사건이 이 정도로 끝나지 않는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 인질극을 벌인 '복면 여단'이라는 알카에다 연계 무장단체는 성명을 내고 "무슬림 형제들에게 강조하건데, 신변의 안전을 원한다면 서방기업들과 관련된 곳에서 떨어져있어야 한다. 특히 프랑스와 관련된 곳은 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복면 여단'은 이번 인질극의 명분으로도 '프랑스에게 영공을 제공한 알제리에 대한 보복'을 내세우고 있다.

프랑스는 말리와 알제리 등의 식민지 종주국이며, 최근 이웃 말리의 내전 사태에 서방권의 총대를 매고 군사를 파병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현재 말리는 소수민족 투아레그 족이 북부를 점령하고 이슬람 무장세력과 연계해 강력한 반군을 형성해 정부군과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인질극은 오래 전부터 준비한 테러다. '복면 여단' 스스로도 "2개월 전부터 준비했다"고 밝혔다. 프랑스가 지난 11일 말리에 파병하기 훨씬 전이다.

"알카에다는 이제 단일조직이 아니라 브랜드"

또한 '복면 여단'은 알케에다의 이름을 내세우면 이번 사건을 일으켰다고 했지만 사실은 알케에다에서 떨어져나온 조직으로 알려졌다.

'복면 여단'의 지도자 모크타르 벨모크타르(41)는 '이슬람 마그레브 알카에다(AQIM)'이라고 불리는 북아프리카 알카에다 지부 내부의 권력투쟁에서 밀려나 독자적인 무장단체를 이끌고 있다. AQIM은 알카에다 지부 중 예멘 지부와 함께 최대 규모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알제리 테러극은 '복면 여단'의 위세를 과시한 사건이며 북아프리카가 알카에다의 이름을 내세운 여러 세력들이 창궐하는 지역으로 전락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미국이 주도한 '테러와의 전쟁'은 철저히 실패"

미국이 주도한 '테러와의 전쟁'으로 알카에다의 최고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이 살해되고 알카에다 조직이 와해됐다는 주장과 달리, 이제 알카에다는 단일조직이 아니라 각종 테러조직이 내거는 일종의 브랜드일 뿐이며 '테러와의 전쟁'은 철저히 실패했다는 것을 북아프리카 일대의 혼란이 보여준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몰락 이후 북아프리카 일대에 각종 이슬람 각종 무장세력이 세력을 급속히 키웠다"고 지적했다.

캐머런 영국 총리도 "북아프리카 일대에 수십년간 지속될 테러와의 전쟁에 영국이 끌려들어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면서 아프가니스탄과의 상황과 비교하기도 했다. 캐머런 총리는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에서처럼 북아프리카 일대에서 각종 테러조직들과 직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미 영국은 말리 사태에서 프랑스의 군사작전으로 물밑에서 지원하고 있다.

자생적 테러리트스들이 늘고 있다는 것도 테러와의 전쟁이 실패한 징후로 꼽히고 있다. 알제리 인질극 진압작전에서 살해된 무장세력 중 한 명이 프랑스 국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한 영국 청년이 AQIM에 합류하기 위해 모리타니와 말리 국경을 넘으려다 당국에 체포된 사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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