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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2.26 | 조회수 : 334

제목 : 美 대화제의…北 ‘핵위협’에 이란 반사이익? 2013-02-03 글쓴이 : 중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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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문제 부상으로 대이란 온건대응 유도' 분석
"의미·파장 현격히 달라" 지적도…핵문제 타결 '난망'
 

이란이 최근 핵개발 강화 의사를 밝혔지만, 미국은 오히려 양자 대화 의사를 피력하고 나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087호에 항의해 북한이 3차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하자 핵잠수함까지 동원한 한미 연합 해상훈련 등으로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과는 사뭇 다른 대응 양상이다.

이란은 지난달 23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나탄즈 연료농축공장(FEP)의 A-22 시설에 IR2m형 원심분리기를 새로 설치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IR2m형 원심분리기는 기존 IR-1 원심분리기보다 우라늄 농축 속도가 4∼5배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핵무기 제조에 활용할 수도 있는 농축우라늄을 같은 기간에 더욱 많이 확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서방이 우려하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더욱 앞당길 수 있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 결과나 흐름의 판도를 뒤바꿔 놓을 만한 인물이나 사건)가 될 수 있다는 분석까지도 나왔다.

그럼에도 이란과 핵협상 당사자인 '6자 국제중재단(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독일: P5+1)'은 강경 대응을 자제했다.

미국이나 영국 등 관련국들은 이란의 조치에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이란과의 핵협상 재개 의지를 거듭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더 나아가 지난 2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국제안보회의에서 이란과 직접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까지 했다.

이란의 진지한 자세를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기는 했지만, 이란과 일대 일 양자 대화를 제의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를 두고 한편으로는 지난달 23일 비핵화 포기와 추가 핵실험 가능성을 경고한 외무성 성명 이래 연일 이어지는 북한의 핵위협으로 이란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의 강도 높은 핵위협 대응에 집중하면서 이란에 대해서는 비교적 온건한 대응을 하게 됐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란의 신형 원심분리기 설치와 북한의 제3차 핵실험은 그 의미와 파장이 현격히 다르다는 점에서 이 같은 분석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신형 원심분리기를 설치하는 나탄즈 시설은 20% 농도의 농축우라늄을 생산하는 포르도 지하 시설과는 달리 농도 5% 수준의 우라늄 농축 시설로 알려졌다.

그동안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에 대한 서방의 우려는 상대적으로 무기급 농축우라늄으로 전환하기 쉬운 20% 농도의 농축우라늄에 집중돼 왔다.

따라서 나탄즈 시설의 신형 원심분리기 설치는 서방 입장에서는 비교적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의 저강도 도발일 수 있다. 게다가 이란 스스로 IAEA에 이를 통보했다.

이런 점에서 북한의 추가 핵실험으로 북핵 문제가 갈수록 꼬이는 것과 대조적으로 미국과의 양자대화, P5+1과 협상 재개 등으로 이란 핵문제가 조만간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없지 않다.

실제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의 대화 제의가 진정성 있고 공정한 의도라면 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뮌헨 국제안보회의 참석 차 독일을 방문 중인 그는 3일 이같이 밝히고 "솔직한 의도가 있다면 우리는 (직접 협상을) 심각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살레히 장관은 P5+1과 핵협상이 오는 25일 카자흐스탄에서 열린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이란이 오는 6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새 지도부가 구성될 때까지 의미 있는 핵협상이나 이란-미국 간 양자대화가 성사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중동 현지 일간지인 더내셔널은 지적했다.

영국 버밍험대의 이란 전문가 스콧 루카스 교수는 "향후 몇 달간 이란은 미국과 실질적인 대화에 나설 준비가 안 돼 있을 것"이라면서 "서방도 오는 8월 이란의 새 지도부가 들어설 때까지 의미 있는 대화를 기대하지는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두바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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