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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1.08 | 조회수 : 140

제목 : <국제>트럼프, 일본 방문 마무리…안보와 무역, 공조와 한계 드러낸 2박 3일 글쓴이 : 일본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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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3일에 걸친 일본 방문이 오늘(7)로 끝이 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 무역은 공정하지 않다며 불평을 터뜨려 긴장된 순간도 있었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의 돈독한 관계를 토대로 어느때보다 굳건한 미·일 동맹관계를 과시했다는 것이 일본 내의 대체적인 평가이다.

 

중국을 견제하고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미국과의 공조가 무엇보다 필요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외교적 성과를 이뤄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베 총리의 트럼프 편중이 향후 대미 외교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도착 직후 요코타(横田) 기지에서 연설에서 일본을 보물같은 파트너이자 핵심 동맹국라고 표현하며 무한 신뢰를 드러내면서 방일 일정을 시작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아베 총리는 골프 회동과 두번의 오·만찬을 통해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일본의 극진한 접대)’를 베풀었다.

 

골프광인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난코스임에도 풍광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사이타마(埼玉)현 가와고에(川越)에 있는 가스미가세키(霞が関) 골프장을 준비했으며, 세계랭킹 4위인 프로골퍼 마쓰야마 히데키(松山英樹) 선수를 라운딩에 참여시켰다. 선물도 빠뜨리지 않았다. 트럼프가 좋아하는 황금색으로 도널드와 신조, 동맹을 더 위대하게란 문장을 자수로 새긴 모자도 선물했다.

 

오찬은 앞으로 이어질 아시아순방으로 아시아 요리에 지칠 수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배려해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간 햄버거를 준비하며 세심하게 배려했다. 만찬으로는 미슐랭 별 하나를 받은 고급 철판요리 레스토랑인 우카이테이(うかい)에서 와규(일본 소고기) 스테이크와 이세 새우(일본산 바닷가재) 요리를 마련했다.


방일 첫날 아베 총리의 극진한 접대로 더욱 친밀감을 높인 두 정상의 사이에 순간 냉기가 흐른 것은 다음날인 6일 아침 주일미국대사관에서 이뤄진 미·일 기업경영자 대상 간담회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우리와 일본의 무역은 공정하지도 개방돼 있지도 않다며 불만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를 지목하며 미국은 수년간 막대한 무역 적자를 겪었다면서 미국에는 일본산 자동차 수백만 대가 판매되고 있지만 일본 내 미국차 판매는 없다고 불평했다.

이후 이뤄진 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 미·일간 무역 불균형 시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그는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일본과의 무역은 자유롭지도 호혜적이지도 않다면서 공정하고 호혜적 무역관계를 이룩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실 아베 총리는 이번 정상 회담에서는 북한 등 안보 문제를 논의하고 무역을 포함한 통상 문제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주도하는 경제 채널에서 다루려는 생각을 가졌다고 한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한껏 과시한 두 정상의 우애 속에 숨겨둔 갈등을 먼저 노출시킨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트럼프의 방식이 먼저 상대를 제압하려는 그의 사업가 기질에서 비롯됐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북한 문제에 있어서 두 정상은 다시 보조를 맞췄다. 아베 총리는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대북 옵션을 고려하는 것을 지지한다면서, 7일 추가 대북제재를 발표하고,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맞서기 위해 미국으로부터 군사장비를 더 구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미국은 일본과 협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화답하면서 북한이 납치한 일본인 피해자들을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 직전 트럼프 대통령은 요코타 메구미의 어머니 사키에(早紀江) 여사를 비롯 17명의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들을 만났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가 추진하는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에 협력하겠다고 해 그의 대 중국 전략에도 힘을 실어줬다.

 

아베 총리가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은 미국과 일본이 인도, 호주와 함께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질서 구축에 앞장서겠다는 것이지만 사실상 일본이 남·동중국해 지역에서 세력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처럼 이번 미·일 정상회담은 대북 문제에 있어서는 함께 발을 맞추면서, 아베 총리의 숙원 사업이었던 일본인 납치 문제와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에 트럼프 대통령이 협조하고, ·일 무역·통상 문제로 몰아붙인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아베 총리가 받아낸, 두 정상이 하나씩 주고 받은 회담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일본 내에서는 이번 트럼프 방일에 대해 두 정상의 개인적인 친밀감을 바탕으로 어느 때보다 뜨거운 미·일 관계를 과시한 점은 반기면서도 아베 총리의 트럼프 편중을 우려하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 정계에서 여당 내 야당으로 불리며 대표적인 아베 총리의 비판자인 이시바 전 간사장은 지난 5일 기자들에게 “(현 정권은) 국민의 지지로 이뤄진 정권이고, (현 미·일 동맹은)국민의 지지 아래 만들어진 동맹이라고 전제한 뒤 트럼프 정권이 많은 미국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는지 늘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와타나베 슈() 전 방위성부대신도 전 세계가 트럼프 정권과 간격을 띄우기 위해 모색하는데 (트럼프에) 깊이 빠진 일본을 (전세계가) 어떻게 볼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일본을 출발해 다음 방문국인 한국으로 향한다.

 

 

2017-11-07 출처: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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