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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12.31 | 조회수 : 1326

제목 : 캐나다 유학 박람회 수기 (06 이상주) 글쓴이 : 영어통번역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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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012년 캐나다 유학 박람회에서 통역을 경험을 쌓은 영어 통번역 학과06학번 이상주입니다.

저는 제작년에도 교육 박람회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특별한 기대를 하진 않았습니다. 제작년과 비슷한 역할을 맡겠구나, 라고 여겼는데 제 예상과 다른 측면에서 신선한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제가 담당한 학교는 “Landmark East School” 이었습니다. 이 학교는 학습 장애가 잇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종의 대안 학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박람회에서 모집하는 학생들도 학습 장애가 있는 학생이었습니다.

           저는 애초에 약간 우려가 있었습니다. 제 주위에 학습 장애가 있다고 밝힌 친구도 없었고, 제가 아는 한 학습 장애가 있는 사람을 만나본 적도 없었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학습 장애가 있는 자녀를 외국으로 유학 보내고 싶어할 지 잘 몰랐기 때문입니다.

           제가 우려했던 대로 제가 담당하는 학교를 찾아온 사람은 적었습니다. 그리고 찾아온 분들도 이곳이 학습 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위한 학교라는 사실을 모르고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학부모가 방문하면 일단 이곳이 대안 학교라는 사실을 알려야 했고, 그 때문에 굉장히 어색한 상황이 잦았습니다.

           잘 모르고 찾아오셨기 때문에 민망해서 그러셨을 수도 있지만, 이곳이 대안 학교라고 말씀 드리면108,9는 필요 이상으로 당황하시면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그럼 여기는 특수 학교인가요?”, “저희 아이는 정상입니다.”, “그럼 여기는 장애 학교인가요?”, “우리 애는 그런 애 아닙니다.” 물론 잘 모르고 오셨기에 당황하셔서 생각 없이 던지신 말이었겠지만, 기본적으로 학습 장애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장애인이라는 부정적인 관념으로 묶어 버리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에 나중에는 굉장히 불편했습니다.

캐나다를 포함한 여러 국가는 학습 장애에 관한 인식이 사회 전반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학생의 필요에 따라 학교가 당연히 지원을 해주고, 그런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자선이나 희생이 아니라 학교로서, 그리고 사회로서 당연한 의무로 여겨집니다. 어느 시민이 장애가 있다고 해서 교육 받을 권리를 지켜주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자 사회 전체의 손해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에 비해 우리 나라는 학습 장애에 대한 개념 자체가 잘 적립되어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공부가 적성에 안 맞거나, 학습 장애가 있어서 노력을 해도 성적이 안 나오는 학생은 너무나 쉽게 게으른 학생이나 머리가 안 좋은 학생으로 낙인 찍혀서 어쩔 수 없이 도태되는 우리 나라 현실이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제 친구들 중에서도 노력은 하지만 성적이 안 나오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그 친구들도 학습 장애가 있을 수 있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습 장애에 대한 인식과 제도 부재하기 때문에 성적이 낮은 학생은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없을 뿐더러, 자존감이 낮아지고 실패감에 휩싸이기 쉬울텐데 우리 나라도 하루 빨리 학습 장애에 대한 인식과 지원이 개선 되길 바라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학습 장애에 관한 사회 인식 외에도 학교 담당자 분과 이것저것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습니다. 물론 제 고객이기 때문에 피곤하다고 조용히 있을 수 없는 것도 있지만, 저와 완전히 다른 문화권에서 온 사람과 토론을 하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한국의 정치, 사회, 경제, 문화를 논하면서 제가 당연히 여겼던 점들을 외국인의 시점으로 돌아볼 수 있어서 신기 했습니다.

통역은 언어를 다루는 직업입니다. 그리고 언어는 의사 소통의 도구일 뿐만 아니라, 해당 문화를 담아내는 그릇입니다. 통역이야 말로 타문화와 한국 문화가 가장 긴밀하게 접하는 접점이며, 내가 모르는 새로운 문화를 받아 들이고 가교 역할까지 담당할 수 있는 첨단의 직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경험을 통하여 우리 나라와 캐나다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언어와 문화의 역할에 대해 더 고민할 수 있어서 굉장히 뜻 깊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통역사가 되고 싶다는 저의 꿈 또한 한층 더욱 탄탄하게 굳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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