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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8.15 | 조회수 : 323

제목 : 대상 수상자의 기사 (2006/06/07) 글쓴이 : 이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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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우리가 주최했던 영어수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선생님이 신문에 실렸습니다.

우리 대회를 통해 우수한 선생님들이 인정을 받고 격려를 받으니 좋습니다. 이 분은 나중에 보니 외대 출신이네요.


“영어수업 재미나게” 총각교사의 실험

[조선일보 정시행기자, 객원기자]

서울 월계동 염광고등학교에는 ‘라이언(Ryan) 선생님’으로 불리는 영어교사가 있다. 힙합 청바지 차림에 스포츠형 머리를 헤어젤로 뾰족하게 다듬은 박용호(30) 교사다. 학생들에게 대학 시절 미팅 이야기나 들려줄 것 같은 이 총각 선생님은 50분짜리 영어수업을 1분도 버리지 않고 진행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자신의 실험을 수시로 평가 받는다. “월급은 나라에서 받지만 학생을 고객으로 대한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박 교사는 최근 한국외국어대가 주최한 ‘제2회 중등영어교사 수업경연대회’에서 전국의 실력파 중·고교 영어교사를 제치고 대상을 차지했다. 박 교사는 주어진 20분 동안 한국 성형수술 붐에 대한 설문과 인터뷰를 제시하고 연극적 요소와 게임 등을 활용해 평범한 학생들로부터 밀도 있는 영어 토론을 이끌어냈다. 대학 시절 4주 해외 교사연수를 다녀왔을 뿐이지만 영어도 매우 유창하다. “5년간 학생들로부터 ‘남다르다’ ‘재미있다’는 말은 들었는데, 더 객관적인 평가를 받고 싶어서 참가했어요.”

박 교사는 매년 3월 한 달은 학년과 수준을 무시하고 100% 영어로 강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따라오든 못 따라오든, 영어 환경이란 게 어떤 건지 느끼게 해주는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가 학생의 흥미를 돋우기 위해 수업마다 하는 ‘5분 워밍업’을 위해 개발한 수업기법만 30여 가지다. 그의 사물함에선 ‘워밍업’용 영어 카드, 가상화폐, 직접 만든 색색의 장난감 등이 쏟아져 나온다. 학생들이 수업참여와 쪽지시험을 통해 ‘포인트’를 쌓으면, 학기말엔 영화티켓을 상품으로 준다.

“전 학기말마다 학생들로부터 수업평가를 받고, 평소 쪽지시험 때도 설문을 해요. 얼마나 날카롭고 적나라한지 몰라요. ‘단어시험을 보자’ ‘진도가 빠르지만 늦추지 말라’며 적극적인 요구를 하면 힘이 납니다.”

박 교사는 대학 졸업 직후 서울 대치동의 영어전문학원에서 특목고·해외유학 준비생을 대상으로 영어강의를 했다. 박 교사의 영어수업은 동료교사들도 듣는다. 국어·수학·과학 등 여러 과목 교사 10명이 3년째 각자의 수업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회화를 배우는 것. 그는 “학원보다 학교에 훌륭한 선생님이 훨씬 많다. 학교의 꽉 짜인 틀만 깨지면 누구와 경쟁해도 이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시행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polygon.chosun.com])

(사진=이태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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