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번호 : 122414513

작성일 : 19.06.05 | 조회수 : 713

제목 : “EU 나오면 큰 무역협정” 트럼프, 불난 영국에 부채질 글쓴이 : EU연구소
첨부파일 첨부파일: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영국을 국빈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맺게 될 양국 무역협상에 대한 관심을 숨기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오전(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총리 및 재계 관계자들과 조찬을 한 뒤 총리관저에서 정상회담을 이어갔다. 런던, 버밍엄, 옥스퍼드, 글래스고 등 주요 도시에서는 반(反)트럼프 시위가 계속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메이 총리와 함께 조찬 회동을 하면서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 세인트제임스궁에서 열린 회동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차남인 앤드루 왕자,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 양국 정부 관계자들과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면 미국과 ‘견고한 무역협정’을 체결할 수 있으며, 이는 매우 공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메이 총리는 “양국은 대단한 파트너십이 있으며, 좋은 무역협정을 통해 이를 더 강화할 수 있다”고 답했다.

원본보기

4일(현지시간) 런던 도심에서는 반(反)트럼프 시위대 수천명이 행진을 벌였다. 이번 시위에는 바지를 내리고 황금색 변기에 앉아 트윗을 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형상화한 ‘트럼프 로봇’이 등장했다. AP뉴시스
이날 런던 도심에는 시위대 수천명이 운집했다. 예상했던 수만명보다는 적은 수치다. 시위대는 여성과 유색인종 등에 차별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하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 등 야권 정치인들도 시위에 참여했다.

시위에는 지난해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기저귀를 차고 휴대전화를 쥔 모습의 ‘트럼프 베이비’ 풍선이 등장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황금색 변기에 앉은 채 휴대전화로 트윗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트럼프 로봇’이 설치돼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일단 영국이 족쇄를 없애면 큰 무역협정이 가능하다”며 “이미 대화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브렉시트를 전제로 향후 미국과 진행될 무역협상에 대해 일찌감치 분위기 띄우기에 나선 것이다. 백악관도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새롭고 야심찬 무역협상을 통해 영국과의 경제적 관계를 강력하게 만들길 원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EU를 탈퇴할 영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협상의 목표를 정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빈방문에 앞서 EU와 합의 없이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를 부추기는가 하면 브렉시트 강경론자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을 지지한다는 등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가디언 등 영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이 노딜 브렉시트로 농식품, 의약품 등의 공급에 큰 차질을 빚게 될 경우 미국은 EU를 대신해 자국산 제품의 수출을 대폭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버킹엄궁에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주최한 국빈만찬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여왕과 왕실은 모두 환상적이다. 영국과의 관계는 매우 강하다”는 트윗을 올렸다.

만찬에는 정계, 재계, 문화예술계 등의 주요 인사 170여명이 참석했다. 영국 왕실에서는 여왕과 찰스 왕세자 부부, 윌리엄 왕세손 부부 등 16명이 참석했다. 여왕 남편인 필립공,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 부부는 참석하지 않았다. 코빈 노동당 대표, 존 버커우 하원의장, 트럼프 대통령과 설전을 벌인 사디크 칸 런던 시장도 불참했다.

미국 측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이 총출동했다.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장녀 이방카 부부,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 차녀 티파니, 차남 에릭과 아내 로라까지 8명이 참석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