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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6.05 | 조회수 : 5576

제목 : [우복순 여사] 나눔, 그 곱고 단아한 자태 글쓴이 : 발전협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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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복순 여사] (행정학과 김정수 외조모)


나눔, 그 곱고 단아한 자태
지난 2001년 행정학과 01학번 김정수 학생이 인연이 되어 장학금을 기부한 우복순 여사는 사업가도 저명인사도 아니다. 온전히 검소한 생활로 이룬 결실을 장학금을 기부해 더욱 큰 감동을 주고 있는 우복순 여사를 통해 나눔이 지닌 아름다움을 만났다.

 


검소한 생활이 낳은 보배

 

서울 여의도의 자택에서 만난 우복순 여사는 90세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고운 자태를 지니고 있다. 소박하지만 그래서 더 멋스러운 정취가 가득 담겨 있는 자택의 풍경과 어우러져 어떤 화려함과도 견줄 수 없는 기품을 지니고 있다. 지금까지 7천만 원의 장학금을 기부한 분이기에 젊은 시절 사업체를 운영하거나 사회적인 명성을 지닌 분이거니 했던 예상은 빗나갔다. 우복순 여사는 가정을 돌보는 것을 소명으로 여기는 전통적인 어머니의 삶을 살아온 평범한 주부다. 지난 2001년 외손자인 김정수 학생이 인연이 되어 기부한 장학금은 검소하고 알뜰한 생활로 평생을 모아온 귀한 재산이다. ‘저축을 잘하는 편’이라며 빙그레 웃는 모습에 감탄 외에는 이어갈 말이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여간 해서는 택시를 타지 않는 것은 물론, 버스를 타야 할 먼 곳에서부터 걸어서 집으로 돌아오는 젊은 시절의 우복순 여사의 모습이 필름처럼 스친다. 몸에 밴 검소한 생활은 손님을 맞는 데는 아낌이 없다. 누구든 큰 손님으로 맞이하고 극진히 대접하는 우복순 여사의 마음은 큰 며느님인 이정애 씨의 몫이 되어 가보처럼 지켜지고 있다.

 


경계 없는 나눔의 삶

 

한국외국어대학교에 기부한 장학금 외에도 크고 작은 후원을 꾸준히 하고 있는 우복순 여사의 나눔의 규모는 가족들조차 모르고 있다. “한번은 귀한 손님이 올 거라며 음식을 준비하라고 하셨어요. 정성껏 차려야 한다는 말씀 외에는 별다른 말씀이 없으셔서 오랜 지인께서 오시겠거니 했죠. 다음날 낯선 청년이 찾아왔어요. 그 학생의 후원자로 몇 년간 학비를 후원해오셨다는 것을 그 학생을 통해 알게 되었답니다.” 이정애 씨가 들려준 일화를 통해 우복순 여사의 나눔의 삶은 경계 없이 퍼져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참 똑똑한 학생이었는데 무슨 사정인지 끝까지 학업을 마치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끝까지 후원해주지 못한 것이 아쉽기만 하네요.” 학비를 지원한 후원자가 아닌 부모와 같은 마음이기에 학업을 중단한 학생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아직도 크게 자리하고 있는 듯 하다. 우복순 여사가 장학금 기금을 생각한 것은 아주 오래전 젊은 시절부터다. 일찍 부군을 여의고 막막하던 시절, 지인의 도움으로 4남매를 키웠다. ‘4남매 모두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꾼으로 장성한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나눔을 통해 갚아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곱고 단아한 모습으로 인자한 웃음을 짓고 있는 노년의 풍경은 젊고 화려한 모습과는 견줄 수 없는 기품이 있다. 그렇게 나이들 수 있다는 보장만 있다면 누군들 나이 드는 것을 두려워할까. 각박하기만 세월 앞에서도 나와 가족, 타인의 경계를 허물고 누구든 따뜻하게 품어 안는 마음이 있기에 가능했을 저 고운 자태는 분명, 모나리자의 미소보다 더 아름답게 더 오래도록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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