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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2.20 | 조회수 : 2077

제목 : 네덜란드 교환학생 후기 - 14박혜린 글쓴이 : 관리자
첨부파일 첨부파일: 14박혜린 - 네덜란드 교환학생 후기.docx

201401407 박혜린

2017학년도 1학기 네덜란드 흐로닝언 대학 교환학생.

 


1.교환학생을 가게 된 과정

교환학생을 가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고등학생 때부터 였다. 그럼에도 막상 대학생이 된 후로는 용기가 부족해서, 준비가 덜 된 거 같아서 도전을 미루다가 3학년때부터 준비해서 한번 선발에 탈락 된 후, 4학년 1학기가 되어서야 교환학생을 가게 되었다. 첫번째 선발 탈락 때 느꼈던 것은 간절함은 비단 말로 표현할 것이 아니라 꾸준한 노력과 다른 것의 희생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에게 네덜란드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는 정말 간절한 것이었다.

교환학생 선발 요건을 맞추기 위해 학기중에 영어학원을 다니며 공부를 했다. 또 교환학생으로 지낼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두가지나 했다. 선발이 된 이후에도 해외대학에서 수학하기 위한 각종 서류를 작성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오랜 준비기간을 끝으로 출국을 한달도 남겨두지 않은 상태에서 몸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수술로 인해 출국날짜를 미뤄야 했다. 정말 우여곡절 끝에, 네덜란드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간절함 하나만으로 결국 네덜란드에 비로소 오게 되었다.

 


2.네덜란드에서의 생활

네덜란드에 도착하고 정말 행복했다. 아기자기고 멋진 건물들이 양쪽으로 줄지어 선 거리를 따라 처음으로 시티센터에 가던 날은 마치 영화속에 빠져 버린 것 같았다. 어느 곳을 가도 보이던 운하와 물가에 앉은 오리들이 예뻤고, 또 어디를 가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풍경이었다. 네덜란드에 도착한 첫날은 상상만해 봤던 스트롭와플을 한 봉지 사와서 우유와 함께 저녁으로 먹으면서 ‘네덜란드구나!’ 하고 좋아했었다.

그런데 날씨가 정말 별로였다. 날씨가 사람 감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몸소 느꼈다. 네덜란드에 도착한 다음날부터 일주일 내도록 타고 가던 자전거가 밀릴 정도로 비바람이 치던 날씨였다. 교과서로 배우던 날씨가 진짜구나, 앞으로 6개월을 이런 날씨속에서 어떻게 살지. 하며 걱정을 했는데, 알고 보니 내가 도착한 다음날부터 태풍이 왔던 것이었다. 그 이후로는 조금 춥기는 했지만 그렇게 우울한 날씨는 아니었다. 재미있는 것은 비바람이 쳐도 사람들은 우산 없이 자전거를 타고 다녔는데, 나 역시도 그렇게 비를 쫄딱 맞고 수업에 들어갔더니 모든 학생들이 그렇게 비 맞은 생쥐꼴로 앉아 있었다.

네덜란드에서 자전거 얘기를 하자면 할말이 많다. 네덜란드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는 모습은 가끔 서커스를 보는 것 같다. 우산을 들고 타는 건 기본이고, 개를 끌고가면서 타거나, 심지어 한손으로는 다른 자전거 한대를 더 운전하면서 가는 사람도 있고, 25 병 맥주 한 박스를 등뒤로 붙여 들고 안정감 있게 가는 모습이나, 자전거에 커다란 리어카를 달아서 이사 하는 모습도 봤다. 나중에는 나도 한 손엔 캐리어를 끌고, 양 손잡이에는 짐을 건채로 한손으로 운전을 하면서 쌩쌩 잘 달릴 수 있게 되었다.

 


3.네덜란드에서의 수업

네덜란드 수업에서 가장 적응이 안됐던 것은 학생들 간의 토론이다. 각국에서 온 다른 나라학생들이 생소한 억양으로 모두 영어를 사용해서 토론을 주고 받을 때면 잘 들리지도 않고, 그런 토론식 수업이 익숙하지 않은 내가 끼어들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토론 내용을 잘 들어보니 그리 기죽을 필요 없었다. 그저 자신의 의견을 정확하게 전달하면 되는 것이었다.

네덜란드에서 만난 교수님은 모두 친근했다. 그래서 질문하기가 쉬웠고, 교수님과 의견을 달리하는 학생들이나 다른 제안이 있는 학생들은 모두 편하게 말을 하고 적절하게 받아들여졌다. 나는 특히 에세이를 작성할 때 고충이 많았는데, 교수님과 1:1로 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4.네덜란드의 친구들

네덜란드에서 만난 친구들은 대체로 같은 층에 살았던 15명의 친구들, 수업에서 만난 친구들, 그리고 한국인 친구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나에게 가장 많은 추억을 남겨준 친구들은 같은 층에 살았던 친구들과 수업에서 만난 절친한 친구였다.

내가 살았던 곳에는 스페인, 미국, 독일, 페루, 칠레, 네덜란드, 포르투갈 친구들이 살았다. 이 친구들과 커먼룸에서 함께 식사를 하거나, 밤이면 조명과 음악을 켜고 게임도 하고 파티도 했다. 가까운 공원에 가서 바비큐 파티를 하기도 하고, 축구도 하고, 바다에 놀러가고, 함께 다른 나라에 여행을 다니기도 했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지내면서 느꼈던 것은, 날씨가 문화와 성격에 영향을 준다는 것과, 사람마다 삶의 방식이 다르고 모든 삶의 방식에 가치가 있다는 것이었다.

수업에서 만난 절친한 친구는 내가 용기를 내서 다가간 친구다. 내가 사는 곳에 초대해서 한국음식을 만들어 준 것을 계기로 친구가 되었고, 그 친구는 내 생일날에 네덜란드 전통 파이랑 생일 케이크를 구워 주었다. 서로의 고민을 얘기하기도 하고 마음을 나누었고 지금까지도 자주 연락하며 지내고 있다.

또 다른 수업에서 만난 친구들과도 함께 좋은 시간을 보냈는데, 그 친구들은 대부분 난민, 혹은 네덜란드에 있는 연인과 결혼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그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는 것은 늘 흥미로웠다. 우리들은 서로의 집을 방문하면서 저녁을 함께 먹었고, 같이 탁구 클럽을 가거나, 내 생일날에는 내가 사는 곳에 초대해서 생일 파티도 했다.

 


5.네덜란드라는 나라에 대한 생각

네덜란드에 오기 전에 네덜란드라는 나라의 느낌은 나에게 차가운 것이었다. 과연 business하는 사람들은 참으로 차갑게 느껴졌었지만, 그 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되려 따뜻하고 정이 많았다. 네덜란드에 도착한 첫날부터 공항에서부터 기차를 타고 흐로닝언에 도착할 때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그 이후로도 내가 만난 많은 네덜란드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았는데, 네덜란드에서 만난 각국의 사람들을 통틀어 가장 정이 많다고 느낀 두사람이 모두 네덜란드 사람이다.

네덜란드에서 지내는 동안 내 경제 관념이 조금 바뀌었다. 네덜란드 친구들뿐만 아니라 다른 유럽 국가에서 온 친구들은 돈을 참 절약하면서 살았는데, 옷을 잘 사지 않았고, 외식을 거의 하지 않고, 허세도 없었다. 생활의 작은 부분들에서 돈을 절약하는 행동들이 몸에 베여 있었고, 그렇다고 해서 친구에게 쓰는 돈까지 아끼거나, 가치 있는 것에 돈을 아끼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 생활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네덜란드는 친구의 친구가 되기 정말 쉬운 나라였다. 어느 모임에 가도 친구의 친구가 초대 되었고, 그렇게 처음 만나는 사람들끼리 이미 알던 사람처럼 얘기를 나누고는 했다. 네덜란드의 생일파티만 생각해보더라도 생일을 맞은 사람은 다른 그룹의 친구들을 모두 한자리에 초대하고, 서로가 서로를 축하하는 것이 전통이다.

 


6.네덜란드에서 교환학생을 하면서 느낀 것

시간은 황금과 같다. 네덜란드에서 지내는 동안 시간이 곧 행복이었다. 시간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나 스스로를 알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었고, 행복을 느끼거나 내가 성장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시간을 가장 효율적인 것에 쏟으라 한다면 그건 비단 공부하거나 외적으로 보여지는 성장에만 쏟는 시간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 가장 효율적으로 시간을 쓰는 것은 진심으로 행복한 일에 사용하는 것임을 배웠다.

교환학생을 가고자 하는 마음은 정말 간절했고, 그렇기 때문에 우여곡절 끝에 얻은 그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고 싶었다. 여전히 용기가 부족했던 날들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했다.

누군가 교환학생을 가게 된다면 누군가는 그렇게도 간절히 가고 싶었지만 여러 이유로 얻지 못했을 기회를 얻은 것을 기억하면 좋겠다. 그래서 용기를 가지고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성장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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