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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9.17 | 조회수 : 695

제목 : [연합뉴스] KAIST 한 강의실 3교수 강의 학문벽 넘기 글쓴이 : 교수학습개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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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한국과학기술원)가 한 강의실에서 3명의 교수들이 함께 강의를 하는 독특한 수업을 진행해 관심을 끌고 있다.

KAIST는 올해 가을학기부터 3학점짜리 교양 선택 과목인 `근대 유럽의 문화'와 `문화와 과학 사이에 선 한국 근대인물 오디세이', `헐버트와 공리적 방법'등 모두 3개 교양과목의 수업을 이 같은 방식으로 진행 하고 있다.

`근대 유럽 문화'의 첫 수업이 열린 지난 3일 오후 KAIST 창의학습관 102호 강의실.

이 수업에는 정치경제사를 전공한 김대륜 교수, 음악사를 전공한 노영해 교수, 미술사를 가르치는 우정아 교수 등 이 대학 인문사회과학부 교수 3명이 함께 참여를 했다.

"근대 유럽의 역사적 배경은 제가 설명하겠습니다"(김 교수), "오페라를 통해 그 시기의 생활을 보여 드리겠습니다"(노 교수), "미술작품에 나타난 근대 유럽을 살펴봅시다"(우 교수).

이들 교수 3명은 차례로 나와 이 수업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을 소개했다.

이날 한 명의 교수가 강단에 서면 나머지 두 명의 교수는 다른 교수의 강의를 들으며 질문을 하거나 학생들과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이 대학 인문사회학부는 학생들에게 `통섭(학문 간 경계 넘기)적 사고'를 길러 주고 다각적인 시각에서 사물을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 주기 위해 이런 강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프랑스혁명에 대한 강의는 김 교수가 혁명의 원인과 배경, 혁명이 추구한 목표와 `공포 정치'로 변질된 과정 등을 설명한 뒤 토론을 하고 이어 노 교수가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들려주며 오페라 중의 대사와 음률에 실린 `혁명적 분위기'를 소개한다.

또 우 교수는 `소크라테스의 죽음', `서재에 있는 나폴레옹' 등을 그린 프랑스 화가 자크 루이 다비드의 작품을 보여 주면서 당초 프랑스 왕실에 충성했던 화가들이 혁명의 진행 과정에서 미술 작품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설명하는 방식이다.

이런 `융합 과목' 개설 아이디어는 인문사회과학부 교수들이 지난 1년간 유지해 온 `수요일에 만나는 교수들의 수다모임'에서 여러 전공의 교수들이 한가지 주제를 놓고 다양한 시각의 대화를 나누면서 싹텄다.

첫 시도의 수업인 만큼 교수들은 지난 여름방학동안 서로 강의자료를 교환해 공부하고 호흡을 맞추기 위해 쉼없이 토론을 했다.

이 수업의 평가방식도 독특하다.

근대 유럽문화의 경우 평가를 위해 김교수는 에세이를 쓰도록 했고 우교수는 미술작품에 대한 숙지정도로 학생들을 평가할 예정이다. 노교수는 오페라의 등장인물 캐릭터를 반영한 보드 game이나 PC game을  그룹별로 제작해 제출하도록 했다.

이날 수강 학생들은 "유럽 근대문화를 한 강의실에서 여러 교수님들로부터 다각적으로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며 "앞으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9월 5일자 정찬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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