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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01.23 | 조회수 : 273

제목 : [공통]2005/10/05 외대 구성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 글쓴이 : 교수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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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대구성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


교수협의회는 우선, 대다수 외대 구성원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그 배경과 이유가 어떠하든 직원 노조가 전면파업을 철회한 것은 학교를 위해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환영하는 바입니다.
양 캠퍼스 총학생회에게, 그 동안의 오해와 이견에도 불구하고 담론의 우선순위를 구별해 낸 지혜와 학교발전을 위한 충정을 보여준 점에 대해 치하 드리며, 또한 결코 쉽지 않은 상황에서 묵묵히, 그리고 충실하게 업무에 임하셨던 교직원 여러분께도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뒤늦게나마 파행적 선택을 멈춰주신 직원 여러분께도 같은 구성원으로서의 믿음과 기대를 저버리지 않게 해 주신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교수협의회는 그간 학교전체를 위기와 혼란 속에 빠뜨렸던 노조의 파업에 대해 다음과 같은 점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직원노조가 임금교섭을 진행하던 와중에 돌연 총장후보선출참여라는 요구조건을 전면에 내걸고 파업에 돌입하면서 전면파업을 감행하려 했던 사실은 명백히 불법적인 행위였음을 분명히 지적하고자 합니다. 2학기 수시입학과 대학종합평가 등 학교전체에 매우 중차대한 일들을 목전에 둔 시기였다는 점도 노조의 지극히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며, 학교업무마비와 학생들의 극심한 불편, 나아가 수업권을 담보로 노조가 정치적 이익을 취하고자 했다는 사실 또한 비난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전면파업 철회의 명분으로 이사회의 공문을 내건 사실 또한 그 자체로 파업의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며, 더구나 이사회공문 내용을 의도적으로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점은 현 사태에 대한 노조의 근본적 인식에 있어서 아무 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것입니다. 비록 전면파업은 철회했다고 하나 여전히 쟁의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 또한 명쾌하지 못한 자세일 뿐만 아니라, 노조의 파업시도가 정략적 배경 이외의 어떤 논리로도 설명하기 힘들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기회를 빌려 교수협의회가 총장후보선출과 관련하여 견지하고 있는 입장에 대하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교수협의회가 총장후보 선출과 관련한 우리의 입장과 근거에 대해 적극적 홍보와 설득을 통해 다른 학내구성원과의 근본적인 시각 차이를 불식시키거나 좁히려고 하는 노력이 부족했던 점을 반성하고 사과드립니다. 이는 일부가 항간에서 호도하는 대로 교수들의 오만과 독선 때문이 아니라, 한편으로는 설명의 와중에서 불필요한 오해와 시비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미 정상적인 대화를 갖기 힘든 상황 속에 놓여 있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음을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의 총장후보선출방식이 비록 몇 가지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서는 현행방식대로 진행할 수밖에 없으며, 더 나은 방식을 찾기에는 충분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민주국가 내에서 선거법 개정은 정략적 의도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좀 더 객관적인 상태에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통상 관련선거 시행을 충분히 앞둔 시점에서 이루어집니다. 이론적 도그마에 치우쳐 당장의 졸속적인 변경을 요구하는 것은 그 자체로 성숙한 민주적 자세가 아니며, 오히려 검토의 불충분성으로 매우 위험스러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선거는 그 방식을 변경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만, 현행 규정이 허용하는 한에서 학내구성원의 의견을 반영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강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향후의 총장후보선출을 위해서, 서울 총학생회도 제안하고 있는 바와 같이 총장후보자격을 외부에 개방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등 선거제도의 본질적 재검토를 위해 교수협의회 내에 소위원회를 발족시킨 상태입니다. 앞으로 이 소위원회에서 타 학교의 총장선출방식, 그 장단점, 그리고 그 중 한 제도를 우리 대학의 경우에 접목 또는 이식했을 경우 나타날 수 있는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 등에 대해 면밀히 연구하여 새로운 안을 마련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학내구성원의 의견과 제안을 함께 검토할 것입니다.

외대구성원 여러분!
교수협의회는 학내의 모든 현안에 있어서 권리와 의무, 책임과 참여가 균형을 이루어 병행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변함없이 견지할 것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학교발전을 우선시하는 성숙한 문화와 합리적인 의사소통방식이 형성될 수 있고 그 바탕 안에서 현안에 대한 생산적인 대화와 타협이 가능할 것입니다.


총장 이하 교무위원 여러분!
교수협의회는 학교의 명운에 중차대한 시기에 벌어진 금번 노조의 불법적인 파업에 대해서 학교당국의 단호한 조치를 촉구합니다. 파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행정공백 위험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학교당국의 태도는 매우 무책임하고 우려스러운 것이었습니다. 이에 우리는 학교당국 스스로가 어떤 형태로든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 판단합니다. 아울러 교수협의회는 학교당국이 노조의 파행적 행동에 대해서도 엄단함으로써 학교의 기강을 바로 세움과 동시에 향후 재발의 가능성을 최소화할 것을 강력히 요청합니다.

직원 여러분!
노조도 집단이기주의적이고 정략적인 논리에서 벗어나 불필요하고 애매한 쟁의상태를 즉각 완전 철회함으로써, 학교의 중차대한 시기에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유지시키는 것을 중단하고 본연의 업무에 매진해 주실 것을 간절히 촉구합니다. 사실을 왜곡하고 정치적 선동을 계속하는 것은 오히려 진정한 학교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성숙한 학내민주주의 구축에 역행하는 길일 것입니다. 또한 불법적이고 해교적인 행위에 대해 상응하는 책임을 감수하는 것이 진정 직원의 학내위상을 제고하는 자세 중 하나일 것입니다.

학생 여러분!
우리 교수들은 학교발전을 위한 여러분의 열정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여러분이 많은 훌륭한 의견을 갖고 있음을 매우 대견스럽게 생각합니다. 다만, 왜곡된 사실에 기초한 무분별한 선동에 교육의 주체인 사제 간에 불신이 지배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며, 무엇이 여러분에게, 또 학교발전에 우선적으로 필요한가에 대해 더욱 신중하게 숙고하여 주시기를 당부합니다. 우리 교수들도 여러분에게 더욱 훌륭한 교육여건을 제공하고 더 나은 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2005년 10월 5일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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