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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9.17 | 조회수 : 658

제목 : 광주교대 박남기교수 강의법 칼럼(12)-강의 경영을 위.. 글쓴이 : 교수학습개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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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경영을 위한 규칙


두 시간짜리 강의에서 강의 거의 끝 무렵에 들어와 출석으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를 당했다는 동료 교수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자신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어쨌든 출석은 출석이 아니냐는 학생의 항변 앞에서 할말을 잃었다고 했다.
 
  그러나 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피치 못할 사정으로 출석이 불가능했으나 학점 때문에 최선을 다해 수업시간이 끝나기 전에라도 도착을 하려고 했을 것이고, 그러한 자신의 노력과는 무관하게 결석으로 처리하는 교수가 오히려 이해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이와 유사한 충돌이 자주 발생하는데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여 학생들과의 강의 시간을 보다 즐겁게 이끌어갈 수는 없을까 
 
  내가 맡고 있는 강좌 중에 학급경영이라는 것이 있고, 그 중 한 부분이 수업경영이다. 수업경영 내용 중 중요한 부분의 하나가 수업과 관련된 규칙과 수칙을 정하고, 이것들이 잘 지켜지도록 상벌규정을 정하거나 기본학습훈련을 시키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수업 관련 규칙은 학생들이 꼭 지켜야 할 법과 같은 것으로 수업 중에 어떤 특정 행동을 권장하거나 금하는 규정이다. 수업 관련 수칙은 학생들이 수업과 관련하여 특정한 상황에서 꼭 따라야 할 절차이다.
 
  예를 들면 ‘수업 중에는 핸드폰을 꺼놓는다.’는 규칙이고, 집안에 급한 일이 있어서 전화가 오면 받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상세히 제시되는 다음과 같은 핸드폰 사용 절차는 수칙이다.
 
 
  [핸드폰 사용 수칙 예: 1) 수업 시작 전에 교사에게 급한 상황을 설명하여 사용 허락을 받음, 2) 전화를 진동으로 하고 전화가 걸려오면 교사에게 손을 들어 신호를 보냄, 3) 교사가 허락하면 조용히 교실 밖으로 나가서 교실 수업에 방해되지 않게 조용히 통화함, 4) 통화는 5분 이내로 하되 길어질 경우 쉬는 시간을 활용함, 5) 통화가 끝나면 조용히 제자리로 돌아와 수업에 임함.]
 
  초중등학교와 달리 대학에서는 강의 참여와 관련된 규칙이나 수칙이 필요 없을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특히 30여명 이상의 학생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해야 하는 학부 강의에서는 규칙과 수칙 제정, 이를 준수하도록 하는 상벌규정 제정이 도움이 된다.
 
  대학에서 특정한 학년 강의를 맡을 경우 매 학기 거의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제 딴에는 강의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머리를 책상 밑에 숙이고 작은 목소리로 전화통화를 하는 학생, 너무 태연하게 문자를 주고받는 학생, 아예 엎드려 자는 학생, 강의 진행 중에도 자기 친구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 학생 등등.
 
  이러한 학생들을 나무라면 아주 기분 나빠하거나 심지어 교수와 충돌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강의 흐름이 깨져서 그 강의를 망치기 쉽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강의 경영에 필요한 구체적인 규칙과 수칙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
 
  강의 중에 매번 발생하는 유사한 문제나 자신이 바라는 바람직한 행동 방향을 기록해 두었다가 이를 강의 관련 규칙과 수칙으로 정리하여 강의 계획서 말미에 이를 첨부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이다. 아니면 별도로 복사하여 배포할 수도 있는데 이때 학생들과의 협의를 통해 동의를 얻을 필요가 있다.
 
  강의 진행을 위해 꼭 필요한 규칙과 수칙에는 적극적인 수업 참여 유도, 지각을 포함한 출결에 관한 사항, 수업중의 수업 방해 행위 금지, 각종 부정 행위 금지(강의와 관련한 대리출석, 보고서 표절, 출석 점검후 몰래 빠져나가기 등 부정 행위에 대해서는 1회 적발시 최하 학점, 2회 적발시 F라는 강한 벌칙이 필요하다.), 핸드폰 사용 방식, 강의 중 대화 방식, 때로는 모자 착용을 포함하여 강의 진행과 관련하여 학생들의 도움이 필요한 제반 사항이 포함될 수 있다.
 
  결석을 예방하고 배우지 못한 내용을 학습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출결 관련 규칙,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질의응답 관련 규칙은 교수강의법 2(한국대학신문, 2003.09.29: 8면)에서 이미 상세히 소개한 적이 있다.
 
  학생들이 엎드려 자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수업중 졸릴 때 따라야 할 수칙을, 그리고 수업 중에 떠들어 수업이 방해되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업 중 꼭 대화가 필요할 때 따라야 할 수칙을 구체적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
 
  규칙과 수칙은 대학이라는 상황을 고려하여 강의 진행에 필요한 최소한으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규칙과 수칙중 일부는 수행평가 관점에서 학점과 연계시키거나 다른 상벌제도와 연계시키되 이에 대해서도 사전에 공지하거나 학생들의 동의를 구할 필요가 있다.
 

<한국대학신문>news@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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