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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9.17 | 조회수 : 836

제목 : [기고] 교수 평가와 강의 인증 글쓴이 : 교수학습개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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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교수 평가와 강의 인증

-홍의석 한국공학교육인증원 부원장·광운대 교수-

우리나라에서 공학교육을 개선하고자 기계, 전자, 건축 등 공학 관련 메이저급 학회 11개와 삼성, 현대 등 5개 대기업 그리고 교육인적자원부, 산업자원부 등 관련 정부 부처가 한자리에 모여 ‘한국공학교육인증원(Abeek)’을 설립한 지 벌써 만 5년이 지났다.
일반사람에게는 ‘공학교육 인증’이라는 것이 좀 생소하게 들릴 것이다. 미국 같은 나라는 이미 70년 전인 1934년에 공대 교육에 대한 인증제가 도입됐고, 그 밖에 영국·캐나다 등 선진국들도 벌써 오래 전에 이러한 인증제를 도입해 왔다.

그 역사적 배경은 간단하다. 요즈음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산업체는 오래전부터 공대 교육에 대해 ‘불량품만 양산하고 리콜(recall) 없는 교육’이라고 불평이 대단했었다.

미국의 대학들은 이에 대한 심각성을 인정하고 산업체의 요구를 수용하여 새로운 기술에 적응할 수 있는 교육을 하고자 공학교육 인증제를 도입하였던 것이다.

우리나라 대학이 좋은 교육을 할 수 없는 이유가 여러 가지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대학 교수를 평가하는 방법에도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교수 평가항목은 대학의 기본 사명인 교육·연구·사회봉사의 3개 영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러나 교육이나 사회봉사 점수는 교수별로 거의 차이가 나지 않고, 결정적 차이는 연구 실적에서 나온다.

이 연구평가 항목은 보통 연구논문 게재 실적과 외부로부터 연구비를 받아 수행하는 연구 프로젝트의 액수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교수들은 연구비 수주와 논문 발표에만 전력하게 된다. 외관상으로는 이러한 평가방법이 그럴듯하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방법 때문에 속으로 멍( )드는 부분이 딱 하나 있다. 바로 학생들에 대한 교육 소홀이다.

외국 대학교수들은 공대 졸업생이면 누구나가 갖추어야 할 12가지 능력 중 자기가 담당하는 과목에서 2~3가지 능력을 가르쳐야 하며, 학과 전체로는 이 12가지가 몇 번씩 중복돼서 커버되도록 학과 커리큘럼이 짜여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교과과정을 짜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교수는 매년 자기가 맡은 항목에 대해 평가를 해서 만족할 만한 목표치에 도달하였는지를 체크하여야 한다.

만일 도달하지 못한 항목이 있으면 그 원인을 분석하고 새로운 교수방법 등을 도입해서 교육한 후 다시 평가를 하여 개선되고 있음을 증명하는 CQI(Continuous Quality Improvement) 자료를 갖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CQI를 교수별, 학과별 그리고 공대 전체가 보유하고 있다가 희망하는 대학은 외부 인증 평가기관에 인증 평가를 신청하여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인증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외국 대학은 항상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영국, 독일 등 선진 12개국은 15년 전부터 글로벌시대에 대비, 엔지니어들이 국경없이 서로 원하는 나라에 가서 취업할 수 있고, 이 경우 학력 인정에 대한 불이익이 없도록 ‘학력 동등성’을 보장하는 협정을 맺었는데 이것이 바로 ‘워싱턴 협약 (Washington Accord)’이다.

한국공학교육인증원도 이 협약에 가입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기존 회원국들이 워낙 엄격히 가입자격을 요구하고 있어 쉽지가 않다.

우리 정부의 관련 부처들도 세계적인 대학교육의 변화와 흐름에 대해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지대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조선일보 9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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