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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9.17 | 조회수 : 613

제목 : 광주교대 박남기교수 강의법 칼럼(2)-한 학기 강의를 .. 글쓴이 : 교수학습개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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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학기 강의의 성패는 첫 강의에서 상당 부분 결정되는데, 이러한 성공적인 강의를 위해 첫 시간에 전달하고 학습시켜야 할 강의 관련 규칙중 이번에는 결석을 예방하기 위한 출결 관련 규칙과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예습 및 질의 응답 관련 규칙을 소개한다.
 
  출결과 관련해서는 결석하면 몇 점이 감점이고, 총 1/4 이상을 결석하면 학칙에 의해 학점이 나오지 않음을 알리는 것이 보통이다. 결석 관련 규칙을 만들고 운영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첫째, 학생들이 가능하면 결석하지 않고 강의에 참석하도록 격려하는 것이고 둘째, 만일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결석하는 학생들도 학습 결손 부분을 보충하여 다음 강의를 따라가는데 지장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내 강의에서는 결석해도 다음의 두 가지 약속을 지키면 결석으로 처리하지 않겠다고 밝힌다. 매주일 정해진 시간 정해진 공간에서 나와의 만남이 약속되어 있는데 그 약속을 지킬 수 없을 경우에는 긴급 상황이 아니라면 적어도 수업 시작 두 시간 전까지는 나에게 전화, 팩스, 혹은 이메일로 참석이 어려움을 알려만 오면 결석으로 처리하지 않는다.
 
  괜히 가족이 위급하다는 거짓말을 하지 말고 그냥 “가을날이 아름다워 내장산에 갑니다”라는 메시지만 남겨놓아도 결석으로 처리하지 않겠다고 하면 학생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출석 여부를 학교 규정에 의해 성적에 산입해야 하지만 예외를 인정하는 이유는 억지로 참석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가 원해서 참석하도록 하기 위해서임을, 그리고 몸은 출석했으나 마음을 두고 올 경우 출석하지 않은 것과 차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강의 분위기를 흐려 다른 학생들의 학습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이를 막기 위함임을 밝힌다.
 
  다음으로는 결석한 학생은 그 다음 시간에 전 시간 내용에 대해 5쪽 분량의 개인 보고서를 제출해야 함을 밝힌다. 결석을 하여 한 주일 분량을 배우지 못할 경우 다음 강의를 따라가기 힘들기 때문에 내 강의를 계속해서 수강하려면 학습할 것은 반드시 학습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면 학생들은 차라리 출석하는 것이 낫겠다는 반응을 보인다. 내 뜻을 몰라주고 자주 '내장산 가는 사례'를 막기 위해 강의 첫날 배포하는 설문지에 보완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강의 첫날 배포하는 설문지에 대해서는 다음에 구체적인 설명을 하겠다. 10여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좋은 학생들을 만나서인지 아직까지 내 취지를 악용하는 학생은 만나지 못했다. 혹시 아무런 연락도 없이 출석하지 않는 학생에 대해서는 첫 시간 설문지를 통해 조사해놓은 학생의 핸드폰이나 이메일 주소로 연락을 해서 대화를 나누고, 2회 이상 반복되면 연구실로 찾아오도록 요청하거나 다른 편한 장소에서 별도의 면담을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다. 이 정도 정성을 기울이면 결석생이 줄 뿐만 아니라 참석시 몸 뿐만 아니라 마음도 함께 따라온다.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예습 및 질의 응답 규칙은 다음과 같다. 대학 강의는 3학점일 경우 총 45시간 동안 학생들을 만나게 되는데 시험, 축제, 휴일, 기타 등등의 이유로 실제로 만나는 시간은 40시간도 채 되지 않는다. 이 짧은 시간에 내 강의에서 다루고 싶은 내용을 학생들이 모두 배우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따라서 대학 강의실은 교수로부터 새로운 것을 배우는 공간이 아니라 학생들이 일주일간 연구해야 할 주제를 제공받고, 예습은 해왔는지를 확인하는 공간이라는 이야기를 해준다. 실제로 강의에서도 교재의 내용을 하나하나 설명하는 방식을 취하는 대신 큰 얼개를 설명하고, 학생들의 질문을 받고 이를 기초로 강의를 전개하는 방식을 취한다.
 
  학생들은 예습을 통해 미리 질문거리를 적어와야 한다. 우리 대학의 한 교수는 매 시간 학생들에게 이 질문거리를 제출하도록 한 후, 이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강의를 진행하기도 한다. 학생들이 질문함직한 문제에 대해 질문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내가 역으로 질문을 던지는데 답이 없을 경우에는 정해진 싸인을 보내는 학생을 시킨다.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손을 들어 의사를 표시하는 것을 싫어하므로 답을 하고자 하는 학생은 내가 질문을 던지면 고개를 약간 숙이고 눈을 내리깔고 있으라고 이야기한다. 이렇게 규칙을 정해놓을 경우 질문을 던지면 졸던 학생들까지 고개를 들어 나와 눈을 마주치는 행동을 보인다. 싸인 관리를 잘 못해서 지적받은 학생에게는 노래 등의 벌칙을 부과한다는 규칙을 정해 놓는다.
 
  이와 함께 예습을 철저히 해와서 내 질문에 답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강의실 뒷자리에 앉도록 부탁을 하고, 실제로 싸인을 보내는 사람이 없을 경우 뒷자리 학생을 종종 시키면 학생들이 강의실 뒷자리부터 앉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만일 예습을 하지 않아서 답을 못할 경우에는 질문한 내용에 대한 답과 함께 그 시간에 배우는 내용을 요약 정리하여 다음 시간까지 별도의 보고서로 제출하도록 한다. 이상의 규칙은 강의 상황에 맞게 변형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학생은 나의 기법을 ‘자발적 강제 기법’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계속)

<한국대학신문>news@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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