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번호 : 28437

작성일 : 07.09.17 | 조회수 : 497

제목 : <포럼>대학교육 제자리 찾으려면 글쓴이 : 교수학습개발센터
첨부파일 첨부파일: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포럼>대학교육 제자리 찾으려면

최근 보도된 연세대 총장의 대학교육 자성론은 한국대학의 위기 를 대변하고 있다. 일본 도쿄대는 외국의 명문대학들과 경쟁하기 위해 금년부터 국립의 틀을 벗었다. 중국 칭화대는 10년 국책과 제로 세계의 일류대학들을 연구하고 있다. 외국의 대학들이 수월 성 경쟁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는데, 한국 대학은 정치판으로 오 염되어 있고, 규제와 규격화에 묶여있다.
대학들이 기본으로 돌아가 학생들과 국가의 미래를 만드는 데 기 여하려면 탈정치화, 탈규제화, 탈규격화가 선결요건이다.

대학은 탈정치화되어야 한다. 교수들이 총학장 선거로 정치판을 만들어서 캠퍼스가 선거판으로 변모했는데 무슨 교육이 제대로 되기를 기대하는가  강의준비를 열심히 해야 할 시간에 선거운 동을 열심히 하고 있으니 강의와 연구가 제대로 되겠는가  더욱이 학생이 선거에 참여하는 대학의 경우, 교수가 학생들을 상대로 득표활동을 하고 있으니 교수의 학문적 권위가 유지되기 어렵다. 그런가 하면 대학을 대표하는 총장의 상징적 권위조차 무시하는 학생들이 연례행사처럼 총장실을 다반사로 점거하니 학 사운영이 제대로 운영되기도 어렵다.

선거가 끝나고 나면 선출된 총학장 임기동안 선거판에 편이 갈린 교수들끼리 반목을 거듭하니 무슨 수로 대학이 발전할 수 있는 가  대학이 정치판을 걷어치우고 학문탐구의 장으로 바뀌어야 본연 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대학은 탈규제화되어야 한다. 대학은 대학별로 고유한 설립목적 을 달성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편성할 권리가 있고, 아울러 그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할 수 있는 학생을 선발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전공을 신설하거나 폐지 혹은 변경하 려면 일일이 정부승인을 득해야 하는 것은 규제이다. 규제가 철 폐되면 공무원들의 업무도 줄어들고, 학교도 자율화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교육의 질과 서비스의 차별화에 따라 등록금도 차별화 될 수 있 도록 대학행정의 자율이 보장되어야 한다. 비민주적인 과거의 역 대 정권들에 의해 오랫동안 타율에 길들여진 대학경영자들이 아 직도 자율권을 발휘하지 못한 채, 정부가 자율적으로 하라고 해 도 눈치만 살피는 경우가 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대학은 세계화의 급류에 휘말려 익사할 수 도 있으며, 이는 오로지 대학이 책임져야 할 일이다. 모든 것을 정부가 해결해주기를 기대하는 타율적인 대학이 이 땅에서 완전 히 사라지지 않는 한, 대학의 선진화는 기대할 수 없다.

대학은 탈규격화되어야 한다. 한국의 대학은 농업시대 시간표를 사용하여 산업시대 환경에서 디지털 시대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 다. 디지털시대에는 규격화된 백화점식 대학보다는 특성화된 전 문점식 대학이 필요하다. 한 가지 잣대로 규격화하여 모든 대학 을 평가하면 대학은 그 규격을 뛰어넘어 발전할 수 없다. 교수평 가를 할 때에도 모든 대학들이 교수평가기준을 규격화할 필요가 없 는데도 대동소이하게 규격화되어 있다.

교육과정도 국공립이나 사립을 불문하고 특성화되어 있지 않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대학이 아무런 특성 없이 사립대학에 비해 그저 등록금만 저렴해도 좋은가 하는 문제는 국가경쟁력 차 원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 가야 할 문제이다. 교육자산의 효율적 활용차원에서 특성화를 통한 국공립과 사립 대학간의 역할 분담 을 위한 확실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대학의 탈규격화는 정부가 특성화정책으로 유도하는 방법과, 학교정보의 공개를 통해 기업 과 국민의 선택으로 구조조정되는 방법이 있다.

한국의 대학들이 탈정치화, 탈규제화, 탈규격화가 달성되어야만 비로소 외국의 대학들과 수월성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권대봉 / 고려대 교육대학원장]

-문화일보 8월 18일자-
  •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