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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8.15 | 조회수 : 231

제목 : 추석에 가 본 시골 (2005/10/07) 글쓴이 : 이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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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방학 때 마다 시골에 가 살았습니다.

방학이 되면 큰 아버지 댁에 가서 보내는 것은
가슴이 설레는 일이었습니다.

시골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셨던 큰 아버지는
부지런한 농부이시기도 했습니다.
방학임에도 이른 새벽 일어나시어 소죽을 끓여 먹이고는
들로 나가시는 광경은 제게 아주 익숙한 기억입니다.

방학이 가까이 오면 시골에 빨리 가고 싶어 안달하며  
큰 아버지께 이제 내려갈 날이 얼마 안남았다고
편지를 쓰곤 했습니다.

바로 그 시골...
천등산 밑 두메산골...

이번 추석에 가 본 모습입니다.

세월이 이제 오래 지난 돌 담위에 얹힌 천막 위 기왓장
그리고 호박넝쿨...
어린시절 큰 아버지 집 마루에서 발꿈치를 들면
바로 이곳 위로 시선이 날아가 동구밖에 오는 이를 바라 볼 수 있었습니다.  





조롱박이 나무 줄기를 감아 올라 크게 세 개나 달렸습니다.






가을은 역시 코스모스입니다.
이제 고속도로가 생겨
시골 가는 길 국도에 핀 코스모스를 보지 못합니다.

갖가지 색깔로 여덟갈래 아름다운 꽃...





하늘을 배경으로 수수도 손짓합니다.






아이들은 역시 곤충에 몰두합니다.
지천에 갈린 방아깨비는 도시아이들을 자극했고
논두렁에 올라온 어린 청개구리도 아이들의 눈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아이들은 논두렁을 지나봅니다...






벼를 자세히 보기도 하고...  






밤을 집적 까서 보기도 하고...





성묘 가는 길은 이름모를 들 꽃으로 가득하여
탄성이 나왔습니다.  

저 꽃 사이로 구불구불 길이 있고
우리는 황홀하게 그리로 지나 갔습니다.  






시골은
마음에
평안과 위안이 있는 곳입니다.  

그곳 사람들
또한...

시골을 지켜 온 사촌형님네...
마치 동막골 사람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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