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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10.15 | 조회수 : 538

제목 : 간 나오토 전 총리 JTBC 출연 인터뷰 '후쿠시마 원전 악몽을 말하다'(JTBC, 2014.10.13) 글쓴이 : 일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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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나오토 전 수상 JTBC 출연 인터뷰입니다.(2014.10.13)

영상은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현장 찾았던 총리 '후쿠시마 원전 악몽'을 말하다
"지진 직후 멜트다운 위험성 알아…보고라인 작동 못해"
"한-일 인구 밀집, 원전사고 끔찍"…일본산 수산물 사주면 감사"

[앵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그후의 이야기를 그동안 저희가 여러방면으로 다뤄왔습니다. 오늘(13일)은 미리 말씀드린대로 사고 이후 고이즈미 준이치로, 호소카와 모리히로 등 전 총리 2명과 함께 반원전 운동가로 돌아선 간 나오토 전 총리와의 인터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간 나오토 전 총리와의 대담은 지난주 토요일에 진행됐는데요. 여기서 간 전 총리는 사고당시 현장상황이 제대로 보고되지 않는 등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러면서 원전이 안전하다고 했던 전력회사나 전문가들의 말을 믿었던 것을 반성했고,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원전없이 살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후쿠시마 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문제가 수습되지 못하고 오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걱정하면서도 우리 정부가 일부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 내려진 수입금지 조치를 풀 가능성에 대해서는 감사의 마음을 표하는 등 제가 보기에는 다소 모순된 입장을 표출하기도 했는데요. 지금부터 그 내용을 함께 들어보시겠습니다.

간 나오토 전 총리님, 이렇게 스튜디오까지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간 나오토/일본 전 총리 : 저야말로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앵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바로 다음 날 아침에 사고 현장에 가셨던 것으로 저희들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때 이미 그런 상황을 혹시 예견하셨는지요. 지금 이런 상황이 벌어지리라는 것을…

[간 나오토/일본 전 총리 : 네. 처음 원전 전원이 끊어지고 냉각기능을 상실했다는 사실을 지진 발생 1시간 후 보고받았습니다. 즉 멜트다운(meltdown)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디까지 사고가 확대될지 걱정했습니다. 12일 아침, 현장으로 날아간 것은 현장 상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도쿄전력을 중계해 건너오는 정보가 제대로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현장의 책임자를 만나 현지 상황을 파악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앵커]

현장상황이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다, 그래서 총리께서 직접 갈 수밖에 없었다고 말씀하셨는데, 저희들이 알기로는 일본 사회는 이른바 '매뉴얼 사회'라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일이 터졌을 때 원칙에 의해서 곧바로 보고된다든가 해서 그 이후에 조치가 취해진다든가 하는 게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는 말씀이신가요?

[간 나오토/일본 전 총리 : 맞습니다. 이번 경우에는 현장에서는 나름 자기들대로 노력을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현장과 원자력재해대책본부, 제가 본부장인데요, 이 둘을 연결하는 2개의 라인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도쿄전력의 본사입니다. 도쿄전력에서 설명 요원이 총리실에 상주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현장 상황을 저한테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또 한 라인은 원자력안전보안원이라는 곳에서 현지에 파견된 검사원입니다. 그런데 현장에 주재했던 검사원은 사고 직후 현장을 떠났습니다. 2개의 라인을 통해 전달됐어야 할 당시 현장 상황 보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매뉴얼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앵커]

사실 일본 하면 안전제일 주의를 표방하는 그런 나라이기도 한데, 후쿠시마 원전 때문에 그런 인식이 많이 흔들린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런 재난안전시스템이 여전히 일본 사회에도 완벽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계시는지요.

[간 나오토/일본 전 총리 : 원전에 대해서 일본에서는 '원전신화'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원전은 결코 큰 사고를 일으키지 않는다' '괜찮다'는 것이 전기회사와 전문가들의 의견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이번 사태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큰 사고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선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안전제일주의 이전에 '원전신화'라는 잘못된 신화가 정착된 것이 지금 돌이켜보면 큰 문제점, 반성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지금은 모든 원자로 가동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따라서 후쿠시마와 똑같은 사고는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이것을 재가동했을 때는 어떨까요, 안전대책과 피난대책이 지금으로서는 불충분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재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아베 총리는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재가동을 하지 않고, 원전을 제외하고도 발전량이 충분할 거라고 보십니까?

[간 나오토/일본 전 총리 : 현시점에서는 원전 가동이 중단되면서 부족한 전기량을 절전과 그간 사용하지 않던 화력발전소를 재가동해 충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재생가능한 에너지는 최근 2년간 매우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1년간 일본에서는 원전이 단 1기도 가동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국민의 생활, 그리고 산업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모두 공급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비율을 점차 늘려가야만 한다는 것이 고이즈미 전 총리와 호소카와 전 총리, 그리고 저의 생각입니다.]

[앵커]

한국의 경우를 어느 정도 공부를 하셨는지 모르겠는데, 혹시 우리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참고로 우리나라도 원전의존율은 30% 정도 됩니다.

[간 나오토/일본 전 총리 : 한국은 현재 23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가동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이걸 당장 가동을 중단했을 때는 일시적으로 전기부족 사태의 이르겠죠. 하지만 계획적으로 시간을 들여서, 예컨대 오래된 원전부터 순차적으로 정리하고, 그러는 사이에 재생에너지를 늘려나가는 계획을 세운다면 한국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봅니다.]

[앵커]

그러나 반대로 한국 정부는 지금 원전 기술을 점점 늘려갈 계획을 잡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려하는 바가 크시겠군요


[간 나오토/일본 전 총리 : 다른 나라의 국가정책을 제가 판단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최소한 일본의 경험에서 말씀드리면, 정말로 심각한 원전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반경 250km까지, 수도권을 포함해 국토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5천만 명이 대피해야 할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한국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좁은 공간에 많은 인구가 밀집해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곳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아주 끔찍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우리 경험을 통해 판단컨대, 가급적 원전에 의존하지 않는 사회를 지향하는 것이 한국 국민 여러분들을 위해서도 옳은 일이 아닐까 하는 게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앵커]

전 총리께 실태를 좀 직접 들어봤으면 좋겠는데요. 지금 도쿄를 비롯해서 주변 지역이라든가 홋카이도 지역이라든가 하여간 여러 군데에서 예를 들면 대기 중 방사능 오염도라든가 아니면 수산물, 농산물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이 느끼는 공포감 어느 정도입니까? 그리고 그것이 실제로 근거가 있는 거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간 나오토/일본 전 총리 : 예,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비롯해 일정량의 방사능이 떨어진 지역에 대해서는 방사선량을 연간 1밀리시버트(mSv) 이하를 목표로 제염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지역에 따라서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있는 곳도 상당히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16만 명이 후쿠시마를 떠나 생활하고 있습니다. 홋카이도와 도쿄에서도 방사선량이 다소 늘어났다고는 합니다만, 일반적으로 이들 지역의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있습니다. 어찌 됐든 방사능 문제, 특히 후쿠시마의 방사능 문제는 앞으로도 매우 오랜 기간에 걸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어린아이들의 건강 피해문제 등 오랜 기간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예, 일본 사람들이 혹시 그런 방사능 오염에 대한 공포를 짐짓 잊고 살아가는 게 아닐까요? 그러니깐 일상적으로 그걸 늘 생각할 수는 없으니까, 또 불안하기도 하니까 오히려 잊고 싶어하는 그런 측면은 없을까요?

[간 나오토/일본 전 총리 : 어린이를 키우는 어머니 입장에서는 이런 문제에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 이사를 한 분들도 있습니다. 한편, 고령자 중에는 가능하다면 원래 내가 살던 곳에서 돌아가 살고 싶다는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따라서 이 문제를 받아들이는 자세는 세대에 따라서도 크게 달라집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단순히 잊고 싶다 그런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은 어린이들 걱정을 해 멀리 떠나고 싶은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내 고향에서 마지막을 맞고 싶다는 뜻을 우선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차이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앵커]

이건 좀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질문일 수도 있는데, 간 나오토 전 총리께서는 혹시 평상시에 농산물이나 수산물 드실 때 아무 걱정 없이 드시지는 않으시겠네요.

[간 나오토/일본 전 총리 : 저는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아이들 혹은 손자들은…원전 사고 직후 도쿄에서는 일시적으로 유아에게 수돗물을 먹이는 것을 자제하라는 경보가 내려진 적이 있습니다. 사고 직후인데요. 아이들 문제에서는, 내가 나서기 이전에 어머니들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한국 정부는 지금 후쿠시마 주변 8개 현에서 나오는 수산물에 대해서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걸 재개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물론 시민단체에선 반대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간 나오토 전 총리께서도 그러한 수입재개 움직임에는 우려를 가지고 계시겠군요.

[간 나오토/일본 전 총리 : 우리나라의 농산물과 수산물은 모두 검사하고 있고, 안전검사를 통과한 상품들만이 시장에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안전기준을 통과한 안전한 상품에 한해서 수출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본농산물이나 수산물 수입을 재개하는 것은 일본으로선 매우 감사한 일입니다.]

[앵커]

그건 일본의 전 총리이시기 때문에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 아닐까요?

[간 나오토/일본 전 총리 : 물론 전 총리로서도 그렇습니다만, 제대로 검사를 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지금은 제가 총리가 아니지만, 현 정권도 그런 안전 기준을 충분히 지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안전기준을 통과한 상품이라는 뜻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앵커]

그러나 예를 들면 도쿄든 어디든 일본 시민들이 후쿠시마 주변 현에서 나온 수산물에 대해서 걱정하는 것은 틀림이 없는 것이고 아까 말씀하실 때 특히 어린아이를 둔 부모들은 거기에 대해서 굉장히 걱정한다고 했는데, 지금 말씀하신 기준에 따르자면 아까 말씀하신 것이 좀 모순이 생기는데요. 일본에서 검사를 잘하는 것이라면, 어린아이를 둔 부모들도 걱정을 안 해도 되는 건 아닐까요?

[간 나오토/일본 전 총리 : 전문가들의 여러 의견도 있습니다만, 결국 이런 문제에서는 개인적인 판단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방사능 문제뿐만 아니라 농약 문제도 그런데요, 최종적으로는 소비자가 판단해야 할 몫입니다. 따라서 정부로서는, 특히 수출하는 과정에서는, 국가와 국가의 관계에서 말씀드린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전 총리로서의 발언이라고 하신다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만, 그 이상에 대해서는 최종적으로는 개인이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국가의 정책에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전 총리로서 말씀하시는 데 한계가 있으시리라는 건 충분히 이해는 합니다만, 지금까지 원전의 위험성이라든가 방사능 물질의 위험성 이런 것들에 대해서 쭉 말씀하셨던 관계에서 그런 말씀을 하셔서 제가 조금 모순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일단 거기까지만 질문을 드리고요. 오늘 이렇게 스튜디오까지 직접 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간 나오토/일본 전 총리 :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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