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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1.12 | 조회수 : 811

제목 : 유럽차 공세에 對EU 무역적자 눈덩이…100억불 돌파 글쓴이 : EU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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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을 상대로 한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012년 적자 전환 이후 급증세를 타며 지난해에는 100억달러를 넘었다.

무역역조는 시기적으로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이후 두드러졌다.

승용차는 물론 화장품·핸드백·옷 같은 EU산 고가품의 수입이 꾸준히 늘고, 그간 거의 들여오지 않았던 EU산 원유의 수입이 최근 증가한 영향이 컸다.

대(對) EU 자동차 무역수지도 적자의 늪에 빠질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EU산 자동차의 수입은 50% 늘어난 반면에 한국산 자동차의 EU 수출은 제자리걸음한 결과다.

 

◇ 2012년 적자 전환…적자 규모 10억→74억→106억달러로 눈덩이

12일 정부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1월1일~12월20일) EU에 전년 같은 기간보다 5.5% 늘어난 500억3천700만달러 어치를 수출하고, EU로부터 9.9% 증가한 602억700만달러 어치를 수입했다. 이 기간 무역수지는 101억7천만달러 적자다. 

 

지난해 EU로의 수출은 2012년(-11.4%)과 2013년(-1.1%) 등 2년에 걸친 감소세에 마침표를 찍고 증가했지만, 2008년(585억달러)에 찍은 최대치는 물론이고 2011년(558억달러) 수준도 회복하지 못했다. 수입은 2013년(11.6%)에 이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관세청은 지난해 수출입 확정치를 아직 공표하지 않았다.

 

다만, 정부에서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 1월호'를 보면 12월의 마지막 열흘 가량을 포함한 지난해 대EU 수출액은 517억달러, 수입액은 623억달러로 무역적자는 106억달러 안팎으로 파악했다. 

적자 폭은 2012년 9억7천만달러, 2013년 73억7천만달러에 이어 급증세다.

그간 EU 상대 무역수지는 1998년부터 2011년까지 14년 연속 흑자였다.

세계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에는 흑자 폭이 193억달러에 달하기도 했으나, 2010년 149억달러, 2011년 84억달러로 축소되고는 2012년 적자로 돌아섰다.

 

◇ EU에 안방 내준 자동차…한국 선박 수출은 '부진'

이런 무역적자 확대의 거시경제 요인으로는 유럽 경제 부진이 꼽힌다.

유로존 경제는 2011년 1.6% 성장했으나 재정위기에 시달리면서 2012년과 2013년 에는 각각 -0.7%, -0.5%로 역성장했다. 작년에는 플러스로 전환했지만 0.8% 성장에 그칠 것으로 유럽중앙은행은 전망한 바 있다. 디플레이션 우려도 커졌다.

품목별로는 우리나라의 간판 품목인 선박의 수출이 부진했다.

 

선박(선박해양구조물 및 부품) 수출은 2011~2013년 각각 127억달러(전년 대비 -7.8%), 80억달러(-36.5%), 58억달러(-28.1%)로 줄었다. 작년 1~11월에는 60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0% 늘었지만 회복으로 여기긴 어려워 보인다.

 

EU로의 수출 2위 품목인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2006년 92억달러에 달하던 수출액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8억달러까지 줄어들고는 아직 60억달러 안팎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1~11월에는 52억5천만달러로 전년보다 0.8% 줄었다.

지난해 스마트폰 같은 무선통신기기 수출도 27억7천만달러로 16.8% 줄었다.

 

이에 반해 EU산 수입은 급증세다. 2009년 19.4% 감소하고선 2010년 20.1% 늘어난 뒤 2011년 22.5%, 2012년 6.2%, 2013년 11.6% 등의 증가세를 보여왔다.

지난해 1~11월 품목별 흐름을 보면 자동차가 전년 동기보다 50.4% 늘어난 60억달러 어치가 수입됐다. 원유(34.3%)와 농약·의약품(15.5%)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 항공기·부품(77.0%) 수입도 급증했다.  

 

프랑스·이탈리아 고가 핸드백이 포함된 EU산 가방 수입액이 6억4천만달러로 9.1%, 화장품·비누치약이 5억6천만달러로 13.4%, 의류가 5억5천만달러로 14.4% 각각 늘었다.

주류 수입도 지난해 1~11월 3억4천만달러로 9.2% 늘었다. 위스키(5.1%)와 포도주(6.4%)의 증가율이 5% 안팎이었지만 맥주(36.9%)는 급증했다.

국제무역연구원 심혜정 연구원은 "유럽으로의 수출 부진은 선박의 영향이 컸고 수입에서는 소비재 수입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1월 EU산 소비재 수입은 24.9%나 늘며 이 기간 전체 수입 증가율(11.4%)의 갑절을 웃돌았다. 이 가운데 직접소비재는 12.8% 증가한 21억달러, 내구소비재는 37.5%나 급증한 61억달러였다. 

 

◇ FTA 역효과?…유럽 경제 침체에 원유 수입 영향도 커

자동차 수입 급증과 수출 둔화는 EU와의 자동차 무역수지 악화로 연결됐다.

2014년 1~11월 7억8천만달러 적자(수출 52억5천만달러, 수입 60억3천만달러) 상태다. 지난해 연간으로도 적자 전환했을 공산이 크다.  

 

연간으로 자동차 교역에서 적자가 나면 1990년 이후 처음이다. 우리나라가 자동차 수출을 본격화한 이래 처음인 셈이다. EU와의 자동차 무역수지는 75억달러 흑자를 낸 2006년 이후 급감했다. 2009년 10억달러선까지 흑자규모가 줄었다가 다시 회복하는 듯했으나 2012년부터 악화됐다. 2013년 흑자규모는 13억9천만달러였다.

 

국내 업체의 현지생산이 늘어난 영향이 있지만 EU 제품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 판매량은 19만6천359대로 25.5% 늘었다. BMW, 메르세데스 벤츠, 폴크스바겐, 아우디 등 독일 브랜드가 상위 1~4위를 차지했다. 

이런 상황은 무역적자가 FTA 때문일 수 있다는 지적의 배경 중 하나다.

 

2011년 7월 FTA 발효 당시 국내 자동차 업체가 최대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했으나, 막상 관세 철폐가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한국산이 밀리는 형국처럼 비쳐져서다. 양측이 FTA 발표 3년을 맞은 지난해 7월부터 배기량 1,500cc가 넘는 차량에 매기는 관세를 완전 철폐하자 수입차의 가격 경쟁력이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FTA보다는 조선 경기 악화, 원유 수입 등이 직접적인 이유라는 설명도 나온다.

실제 선박 수출은 2010년 137억달러를 웃돌며 그해 EU로의 전체 수출액의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연간 60억달러 안팎에 그치며 반토막났다.

또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로 2012년부터 원유 수입선을 다변화하면서 영국 등 유럽으로부터의 수입이 급증했다.  

 

EU산 원유 수입액은 예전에는 미미했으나 2012년 28억1천만달러, 2013년 24억달러, 2014년(1~11월) 26억달러로 늘었다. 이때문에 우리나라의 대 영국 무역수지도 2012년부터 적자 전환했다. 

 

 

<출처 : 연합뉴스, 15.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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