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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8.15 | 조회수 : 261

제목 : 열심이신 전라북도 선생님들 (2005/07/08) 글쓴이 : 이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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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장마기간의 흐릿한 날씨였지만 KTX에 몸을 실었습니다. 전라도의 너른 곡창지대 저 멀리 지평선에는 흐릿한 물안개가 오르듯 하여 아스라한 신비감이 좋았습니다.

KTX는 어찌나 빠르던지 바깥 풍경이 휙휙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쌔-액 하는 소리와 함께 지나간다고 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이 속도라면 비행기의 날개 같은 것이 이 열차에 붙어 있기만 하다면 아마도 이 열차는 붕- 뜨겠구나 하는 상상마저 해 보았습니다.

전북 교육청으로부터 초청을 받아 특강을 하러 가는 길입니다. 지난 번 있었던 영어수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선생님이 전북의 선생님이시기에 그곳의 장학사님이 대상수상자 수업시연과 함께 저를 초대하였습니다. 장학사님이 전라북도 곳곳의 교장선생님들과 교육청 장학 관계자 선생님들, 또 전북의 각 중등학교 영어선생님들 포함 200명이 넘는 숫자가 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셔서 적잖이 긴장하게 되었습니다.

영어수업에 대한 특강... 현장 영어 선생님들과 또 영어수업을 장학하는 교장선생님들께 어떤 이야기를 드릴까 고민하였습니다. 미국에 출장을갔다 온 이후 성적을 매기고 입력하느라 제대로 준비할 시간도 없었기에 더욱 그러하였습니다.

이 대회의 취지가 열심인 영어선생님들에 대한 발굴이요 격려와 칭찬이었기에, 그와 연결된 교사의 정의적 측면에서의 이야기를 주제로 정하였습니다. 막상 도착해 보니 강당이 모자라 4층의 비디오 실에까지 선생님들이 꽉 차 400여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후에 알고 보니 위도라는 섬에서부터 전북 오지인 무주, 인근 도시인 남원, 임실 등등에 이르기까지 특강과 시연에 참여하기 위해 선생님들이 오심을 알게 되었습니다.    

강단에 서니 KBS 카메라와 각 종 비디오카메라 등 조명에, 또 강당 가득 찬 선생님들의 시선에 좀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방학마다 교육청에서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종종 합니다만 이런 많은 인원과 관심은 좀 생경했기에 부담이 되었습니다.  

참석하신 선생님들이 대상 수상자의 시연을 통해 참 쉽고도 재미있게 영어를 영어로 가르치는 모형을 보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선생님들이 실제로 이를 보면서 자신의 수업 현장에 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생각해 보시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제게는 기쁨입니다.

영어교육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이렇게 많은 분들이 원근각처에서 참여하심에 놀라기도 하고 한편 그만큼 소망이 많이 있음을 저는 보았습니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어느 학교의 경우는 교장선생님이 그 날 학교 선생님들을 모두 모시고 오신 경우도 있답니다. 섬마을에서 산골 오지에서 오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목말라 있음을 봅니다. 좀 더 나은 교사로서의 마음으로 새로운 방법을 익히고자 멀리서 달려오신 선생님들을 보면서 공교육의 문제가 크다고들 하지만 여전히 열심이신 선생님들을 접하게 됩니다.

준비를 제대로 못한 두서없는 제 이야기를 들어주신 선생님들께 송구스러움과 아울러, 기대하기는 선생님들께 초심을 생각하고 진정한 관심을 쏟는 교사로 살고자 하는 메시지가 격려가 되었으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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