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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3.03 | 조회수 : 720

제목 : 2015-2 성적우수자 수료 수기 글쓴이 : TES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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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숨어있던 나의 열정!

 

HUFS TESOL 졸업생 이정선

 

매일 매일 출퇴근과 업무 스트레스, 퇴근 후에는 3살 딸내미 육아 속에서 허우적 대다보니, 내가 가진 꿈은 무엇일까, 나는 지금 무엇으로 보상을 받고 있는 걸까라는 회의가 깊숙한 곳에서 피어 오르기 시작하더군요. 왜냐! 나는 꽤 괜찮은(?) 사람인데 어느 곳에서도 그 빛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우린 다 꽤 괜찮은 사람이잖아요!) ‘내가 아직도 도전할 수 있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되찾으려면 무엇을 해야할까라는 고민 끝에 TESOL 과정을 들여다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과 끝은 정말 많은 것들을 달라지게 했습니다.

 

모든 일에는 시작하는데 용기가 필요합니다. 저도 외대 TESOL에 지원서를 넣는 그 날까지 엄청난 내적 갈등 뒤에 회사 입사시험에 응시하는 듯한 용기를 내야만 했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영어를 써보는데 (영문과 졸업은 했지만 졸업 후 10년 간 영어를 쓸 일이 없는 업무를 해왔던 터라) 면접은 무사히 볼 수 있을까, 괜히 망신만 당하면 어떡하나, 이런 걱정들이 몰려왔죠. 열심히 자기소개 스크립트를 외워가며, 내가 왜 이 과정을 해야만 하는지 당위성을 설명해 가며 그렇게 면접을 준비했고 면접을 치렀습니다. 면접날 저는 모든 교수님들이 나의 용기를 지지하고 있다는 따뜻한 공감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열정만 있다면 두발 벗고 도와주실 분들이라는 믿음이 생긴거죠.

 

그렇게 TESOL 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회사와 육아를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저는 온라인 과정을 선택했고, 토요일 수업이 되어서야 같은 반 동기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살고 있지만 영어교사라는 동일한 꿈을 가지고 만난 여성들 (기가 막히게 우리 반은 여자뿐이었답니다), 나이도 제각각 성격도 제각각, 심지어 사는 곳도 팔도강산 (온라인 과정을 선택한 사람들은 비단 시간 때문만이 아니라 지방에 거주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 날 알게 되었습니다) 이었지만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이 이렇게 의지가 될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이 동기들은 지금 저에게 너무나 큰 선물입니다. 과정 끝나자 마자 보령으로 여행도 함께 다녀왔거든요!

 

제가 긍정적인 이야기만 하니 TESOL 공부가 편안했다고 생각하시면 큰 오산입니다. TESOL수업은 그야말로 뼈를 깎는 고통을 동반합니다. 온라인 과정이라고 쉬엄쉬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면 결코 안됩니다. 매일 매일 강의를 듣고 모든 강의마다 필요한 과제를 수행해야 했고, 매주 온라인 디스커션보드에 있는 과제물에 답변을 달아야 했으며, 과목별로 다양한 형태의 그룹과제도 수행해야 했습니다. 그야말로 실전보다 더 실전 같은 과제들의 향연이었고, 잠잘 시간이 부족할 정도의 전쟁을 치러야만 했습니다. 특히 저는 회사에서 야근까지 하면서도 이 모든 과제를 마무리 해야했기 때문에 매일 노트북을 들고 다니며 퇴근 후에도 과제, 주말에는 딸아이를 남편한테 100% 맡겨놓고 학교 도서관, 커피숍을 하이에나처럼 찾아다니며 계속 강의, 공부, 과제, 과제, 과제의 하루하루를 살았습니다. 돌아보면 매주 매주가 고비였으며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었다고 생각될 정도 입니다. 그러나 모든 주차의 학습들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살아있는 강의였고, 숱한 과제들도 단순히 정보를 이해하는 수준이 아니라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점차 제 자신이 단단해져 간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하이라이트 과제라고 할 수 있는 Micro teaching TEE 자격증 과정은 한 학기 동안 내가 배운 모든 것을 쏟아낼 수 있는 황금 같은 기회였습니다. 마치 내가 선생님이 된 것처럼 20분이 넘는 수업을 혼자서 꾸려가는 동안 내 자신이 얼마만큼 성장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고, 결과가 어떻든 이를 해냈다는 자부심에 나에게 진심으로 아낌없는 칭찬을 해주고 싶은 심정이었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전쟁을 치르다 보니, 어느덧 계절이 바뀌고 끝날 것 같지 않았던 한 학기가 마무리가 되어 갔습니다. 배움은 늘 그렇듯 나를 겸손하게 했고, 또 그 만큼 뿌듯하게도 했습니다. 내 모든 열정을 쏟아 부었기 때문에 피부도, 건강도 사실 엉망이었지만, 그와는 별개로 새 힘을 얻었기 때문에 그 동안 열심히 놀아주지 못했던 딸과 더 열정적으로 함께해 줄 수 있었고, 남편의 희생에 새삼 감사하게 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사실 우리 모두는 가능성이 존재이지 않습니까. 저의 3년 후가, 5년 후가 어떤 모습일지 작은 기대를 품게 된 것 만으로도, 변화가 두렵기만한 10년차 직장인, 5년차 주부로서의 내 삶에 새로운 희망의 불씨를 던져 준 것 만으로도 이 도전에 가치가 있다고 자부합니다. 혹시 도전을 망설이는 분이 있다면 다시 한 번 열정을 불러내 보라고 독려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쏟은 열정은 반드시 뿌듯한 결과로 응답을 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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