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번호 : 85470787

작성일 : 16.12.26 | 조회수 : 2156

제목 : EU 흔들리는데… 부활 꿈꾸는 구소련 공동체 EEU 글쓴이 : EU연구소
첨부파일 첨부파일: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25년 전 성탄절을 기점으로 거대한 국가 하나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1991년 12월 25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비에트 연합 대통령이 사임을 발표했고, 이튿날 소련 최고회의는 연방 해체를 선언했다. 69년을 버틴 ‘철의 장막’ 소련이 공식적으로 붕괴되는 순간이었다. 사반세기가 흐른 지금 옛 소련의 재결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25일(현지시간) “(소련 붕괴 이후) 1990년대를 힘겹게 견뎌낸 러시아가 요즘 근육을 풀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러시아 국민 다수가 옛 소련에 대한 향수를 간직하고 있다. 러시아 여론조사기관 ‘레바다 첸트르’ 조사 결과 소련 붕괴가 안타깝다는 응답이 56%, 그렇지 않다는 답은 28%로 나타났다. 러시아 RT통신에 따르면 또 다른 조사기관 ‘브치옴’의 지난달 조사에서도 소련 붕괴가 애석하다는 응답은 63%였다. 소련 붕괴를 막을 수 있었다는 응답자도 56%에 달했다.

러시아 외의 구소련 국가도 소련에 대한 미련을 갖고 있다. 최근 유럽부흥개발은행(EBRD)과 세계은행(WB)이 구소련 34개국 국민 5만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50% 이상이 독재적인 체제로 돌아가는 것이 득이 될 거라고 답했다.

다만 소련 부활에 대한 러시아 국민의 태도는 회의적이다. 브치옴 조사에서 소련 같은 연방 국가를 재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68%였다. 브치옴은 소련에 대한 긍정적인 향수와 현실적인 태도를 함께 견지하는 현상을 ‘향수적 실용주의’로 설명했다.

이런 여론에 기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옛 소련을 재건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발판은 ‘유라시아경제연합’(EEU 혹은 EAEU)이다. 푸틴은 2011년부터 ‘유라시아연합(EAU)’ 카드를 꺼내 들었다. 재화, 노동,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과 단일통화를 목표로 하는 경제공동체를 만들자는 취지다. 이 청사진은 그가 지난해 ‘유라시아경제연합’을 공식 출범시키며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러시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이 참여했고 아르메니아와 키르기스스탄도 공식 회원국에 이름을 올렸다.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도 가입을 검토 중이다.

러시아 정계도 ‘새로운 소련’에 낙관적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수석은 지난 21일 러시아 미르TV와의 인터뷰에서 “소련 붕괴는 독립국들을 수십년 후퇴시킨 재앙이었다”며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나 옛 소련의 공간에서 새로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도 관영 타스에 “예전 국경 안에서 같은 나라들과 자유 의지에 따른 새로운 연합 국가를 이루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www.kmib.co.kr)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