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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8.05 | 조회수 : 1035

제목 : 유럽-터키 관계 새로운 국면 맞나 글쓴이 : EU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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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이번 주 크리스티안 케른 오스트리아 총리는 유럽연합(EU)이 터키의 EU 가입협상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터키와의 외교적 갈등에 불을 놓았다. 

그는 “터키의 민주주의 수준은 EU 가입 기준에 한참 못 미친다”며 “터키는 EU 가입 협상이 허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터키의 오메르 체리크 유럽연합(EU) 담당 장관은 발끈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터키의 EU 가입이 허구라면 극우파가 날뛰는 오스트리아 정계도 허구냐고 지적했다. 부정 개표 의혹으로 오는 10월 다시 대선을 치르는 오스트리아에서 현재 극우파 자유당 후보가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그는 이어 “터키 협상을 중단하라고 말하는 것은 EU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유럽의 극우파와 쿠데타 테러리스트에 동조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터키의 EU 가입 협상은 11년째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EU가 터키를 완전히 내침으로써 생기는 극단적인 갈등을 피하기 위해 마지못해 협상을 질질 끌고 있다고 지적한다.

전 터키 주재 EU 대사였던 마크 피에리니는 “유럽 내에서 케른 총리의 말에 동의하는 이들이 있지만 직접 말을 못했던 것뿐”이라며 “사실상 터키와 EU와의 정치, 문화적으로 커다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터키의 EU 가입 협상이 갑자기 도마에 오른 것은 7월 15일 발생한 터키 쿠데타 이후 에르도안 대통령의 진압 과정 때문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데타와 관련이 있다며 지금까지 1만8000명 이상을 구금하고 5만 명 이상의 공직자를 해고했다.

쿠데타 직후 국민의 손으로 뽑은 터키 정부를 지지한다고 밝혀왔던 서방은 에르도안의 강력한 탄압에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에르도안은 사형제를 다시 도입하겠다고 밝힌 뒤 터키의 EU 가입 협상은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터키는 EU 가입을 위해 2002년 사형제 폐지 등의 개혁 법안을 통과해 2004년 12월 EU 회원 후보국 지위를 얻은 바 있다.

케른 총리는 9월 EU 정상들이 비공식적으로 터키의 EU 가입 문제를 논의하길 바라지만 당장 EU의 입장이 변할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는다. 터키가 EU와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전략적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EU 집행위원장인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상황 수습에 나섰다. 그는 터키의 EU 가입 협상 논의를 끝내는 것은 '중대한 외교적 실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에서는 터키와의 협상이 중단되면 에르도안이 EU와 체결한 난민송환협정을 철회해 터키를 통한 난민 유입이 급증할 것이란 공포가 팽배하다. 또한 EU 가입 협상이 종료되면 터키 정부 내에서 친 EU를 표방하며 경제 정치적으로 개혁을 실시하던 세력이 고립되는 한편 나토의 중요한 회원국인 터키가 친 러시아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미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 일정을 잡는 등 러시아와의 관계 정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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