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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8.15 | 조회수 : 222

제목 : 뜻밖의 해후 (2005/04/28) 글쓴이 : 이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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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4월은
교생실습을 가는 달입니다.

지금까지 배운 이론을
교육현장에서 한 달동안 머무르면서
적용하고 배우는 과정입니다.

저도 예전에 이런 교생의 과정을 겪었지만
교생들은 그동안 온실 같았던 학교와는 달리

교생을 만만하게 보는 애들로부터 시작하여
때로는 세심하게 때로는 혹독하게 지도해 주시는 선생님에까지
여러가지 새로운 분위기에 적응하느라 좀 애를 먹기도 합니다.  

이런 그들을 찾아 가 격려하고
지도해 주시는 담당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기 위해
사범대/교육대학원 교수들은 몇 군데 씩 맡은 학교를 찾아 간답니다.

오늘 교생실습하는 학생들이 있는
수락중학교로 향했습니다.

학교가 무척 조용하다 싶어
보니 시험기간입니다.
먼저 교생실로 올라가 교생들을 만나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마치 시집간 딸의 눈치를 보는 친정어미처럼
슬쩍 그들의 안색을 보니 만족하는 것 같아 안심이 됩니다.

교생들은 선생님들이 너무 잘 해 주시고
자상하게 지도 해 주신다고 자랑합니다.
교생실을 찬찬히 살펴보니 새 책상과 새 의자...
컴퓨터도 설치해 주시는 등 배려를 해 주신 흔적이 보입니다.  
  
이야기를 마치고는
교생 한 명에게 교생들을 관리 지도해 주시는
연구부장 선생님을 뵐테니 안내하라고 했습니다.

조용한 교무실 문을 찬찬히 열고 들어갔습니다.
딸 아이와 함께 사는
사돈 어른을 뵙는 마음처럼
조심스럽게  행동합니다.

교생이 저 분이라고 귀띰해 줍니다.
연구부장님은
뭔가 열심히 엎드려 쓰시고 계십니다.
가까이 다가가 '연구부장 선생님' 하고 나즈막히 불렀습니다.

고개를 드시는데
누군고 하니
...
아는 분입니다.
같은 믿음의 동지 오영근 집사님입니다.  
수락중학교로 가신 것을 제가 몰랐습니다.

하하...

바로 얼싸안었습니다.
그리고는 서로들 '사랑합니다' 했습니다.  
조용한 교무실의
멀리 계시던 선생님들까지 눈이 휘둥그레...

교생을 격려하러 온 한 외부인과
지엄하신 연구부장님....
두 남자들이 얼싸안고
'사랑한다'고 하며
'하하' 크게 웃으니
그들이 어리벙벙 한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녹차와 빵을 주시며 친절하게 잘 대접해 주시고
교무부장님과 인사를...
또, 교장실에서 교장선생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도록 주선해 주시네요.
뜻 밖의 해후...

늘 온유한 얼굴에
인자하신 오 집사님의 마음 만큼이나
따스한 체온이 느껴지는 교생탐방이었습니다.

오 선생님, 감사합니다. 사랑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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