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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4.03 | 조회수 : 879

제목 : 브렉시트 앞둔 EU 염불보다 잿밥?…영국소재 EU기구 '유치전쟁' 글쓴이 : EU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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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감독청·의약품청 새 둥지 놓고 회원국간 '샅바싸움' 시작

(브뤼셀·로마=연합뉴스) 김병수 현윤경 특파원 =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Brexit)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가자 EU 회원국들이 그동안 영국에 있던 EU 기구들의 새 둥지를 놓고 벌써부터 '유치전쟁'을 벌이고 있다.

EU 역사상 첫 회원국 탈퇴인 브렉시트라는 거대한 쓰나미가 눈앞에 닥쳐오고 있지만 이처럼 일부 회원국의 관심은 염불보다 잿밥에 가 있는 모습이다.

 

현재 영국에 있는 EU 기구는 유럽 은행감독청(European Banking Authority·EBA)과 유럽 의약품청(European Medicines Agency·EMA) 등 2곳이다.

일부 회원국들은 영국이 브렉시트를 공식 통보하자마자 영국에 자리 잡고 있는 이들 EU 기구가 반드시 자기 나라로 옮겨와야 한다며 로비전에 나섰다.

EU 기구를 유치할 경우 소속 직원들은 물론 직간접으로 연관된 기관들도 따라오는 만큼 각국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룩셈부르크의 자비에르 베텔 총리는 브렉시트가 발동된 29일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지난 1965년에 제정된 EU법을 인용하면서 EBA가 룩셈부르크로 옮겨와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룩셈부르크 정부 대변인이 30일 밝혔다.

룩셈부르크 정부 대변인은 "EBA를 유치하려는 룩셈부르크의 주장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1965년의 합의를 이행하라는 것일 뿐"이라면서 "우리는 1965년의 결정이 존중되기를 바랄 뿐이며 EBA의 새 위치는 룩셈부르크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룩셈부르크이외에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일랜드의 더블린,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 오스트리아 빈도 EBA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지난주 EBA가 프랑크푸르트에 새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MA 유치를 놓고는 약 10개 나라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안젤리노 알파노 이탈리아 외교부 장관은 29일 런던에서 열린 투자 설명회에서 "밀라노는 EMA를 유치할 채비가 되어 있다"며 "EU 내 10여 개의 대도시가 EMA 유치전에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하겠지만, EMA를 밀라노로 가져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애너스 사무엘슨 덴마크 외교부 장관도 30일 성명을 내고 "덴마크는 브렉시트가 되면 현재 런던에 있는 EMA가 코펜하겐에 재배치되도록 유치를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무엘슨 장관은 "덴마크 정부는 EMA를 코펜하겐에 유치하는 게 현재 EMA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최상의 조건을 제공할 것이고 덴마크에도 많은 이익을 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와 덴마크 이외에도 스웨덴, 스페인, 프랑스, 아일랜드 등 서유럽 국가와 폴란드, 루마니아, 크로아티아 등 동유럽 국가들도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1995년 창설된 EMA는 EU 내 의약품 평가와 인증 작업을 전담하는 기관으로 의사, 제약사, 생물학자 등 전문가 900명을 상주 직원으로 두고 있고, 비상주 협력 직원도 3천 명에 달한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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