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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5.23 | 조회수 : 401

제목 : [110322] 침묵으로 가르치기 글쓴이 : 교수학습개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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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묵으로 가르치기

 

 

 

 

흔히 ‘훌륭한 교수’라고 하면 유창한 말솜씨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교수를 떠올릴 것입니다. 그러나 가끔 의문이 들 때도 있습니다. 열정적인 강의를 들었다면  교실 문을 나설 때까지는 벅찬 감동이 가슴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무엇을 배웠는지 기억하지 못한 경우가 태반일 것입니다. 말로 듣고 전달되는 지식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경험하는 지식이 기억 속에 오래 남습니다.

 

장 자크 루소는 ‘학생에게 교훈을 말해주지 말라. 오직 경험을 통해 배워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말을 이해하는 데에는 ‘성찰’과 ‘경험’이 중요한 키워드가 됩니다. 학생이 성찰하고 경험하려면 야외학습을 하고 실험도구를 이용하여 꼭 실험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침묵으로 가르치기’는 바로 교실 안에서 학생들이 경험하고 성찰하도록 하는 교수방법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강의가 아니라 토론과 탐구, 글쓰기로 이루어진 교수법-침묵으로 가르치기-을 7가지로 정리하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학습 경험을 제공하는 좋은 책

좋은 책이란 엄밀히 말해서 학생에게 바람직한 교육 경험을 제공하는 책을 말합니다. 학생에게 좋은 책을 읽히기만 해도 교육 경험을 제공하는 셈입니다. 좋은 책에는 독자가 일부러 애쓰지 않아도 책의 내용을 성찰해 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교수는 학생에게 작품을 읽힐 뿐 아니라 책 읽은 경험을 깊이 성찰해 볼 기회와 방법을 제공해야 합니다.

 

2. 학생들이 말하게 하라

학생들은 개방형 세미나(학생들이 직접 문제를 제기하고 서로 질문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세미나 유형)에 참여해 동료 학생을 통해 배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계속 교수의 지도를 받습니다. 개방형 세미나는 책 읽는 경험을 성찰하도록 독려하는 과정인 것입니다. 토론 수업을 통해 학생은 의견을 나누고 생각의 깊이를 더할 수 있습니다.

 

3. 교사와 학생이 함께 탐구하라
탐구 중심 수업은 여럿이 모여서 공통의 관심사를 풀어보는 수업을 말합니다. 교수는 경험과 성찰의 기회를 모두 제공하며, 직접 경험과 성찰 경험을 자연스럽게 반복하도록 조율합니다. 학생들은 교수와 함께 탐구주제, 수업의 세부 내용을 결정하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합니다.

 

4. 친숙한 글쓰기로 소통하라
경험을 성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글쓰기입니다. 학생들을 위해 쓴 정식 보고서는 나중에 참고하라고 나눠주는 강의록은 학생의 성찰을 돕는 직접적인 방법입니다. 강의보다 글이 좋은 이유는 학생 혼자서 경험을 성찰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또 같은 글을 읽은 다른 학생들과 토론하기 때문에 성찰의 깊이가 길어지고, 결과적으로 성찰에 성공할 기회도 커집니다. 

 

5. 학습을 일으키는 경험을 설계하라
경험을 제공하고 성찰도 자극하려는 목적으로 설계한 수업방식이 개념연구 수업입니다. 개념연구 수업에서는 먼저 구체적인 시나리오나 사례를 제시하여 학생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어떤 그림이나 장면을 생생하게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한 작품에서 발췌한 단락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다음으로 연구계획서를 나눠주어 학생들을 직접 경험에서 성찰경험으로 이끕니다.

 

6. 정치적 경험을 하라
정치적 수업은 직접 경험으로 배우는 방식에서도 극단적 형태입니다. 학생은 난해하고 혼란스러운 온갖 경험에 둘러싸입니다. 그러나 이런 불안정 또한 교수가 학습에 도움을 주기 위해 고안한 경험입니다. 이 경험을 성찰해보면 학생 자신, 학교라는 제도, 권력과 권위의 차이, 그리고 무엇보다도 동등한 자격을 지닌 구성원들이 모인 자치 집단에서 유능한 구성원으로 활동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7. 지켜보고 참여하라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두 교수가 함께 수업에 참여합니다. 교수들이 의견을 피력하는 장명을 관찰하는 학생들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 남의 경험을 지켜보는 존재로 전락한 것처럼 느낄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수업의 중심에서 밀려난 정서경험 자체가 성찰의 대상이 됩니다. 학생들은 처음 보는 낯선 광경을 지켜보면서 새로운 경험을 얻을 수 있습니다. 교수들의 발언 시간이 끝난 후 학생들은 대담에 참여하라는 요청을 받으면 전혀 새로운 경험이 펼쳐집니다. 학생이 교수와 동등한 자격으로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는 것만큼 특이한 경험도 없을 것입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권위와 권력에 대한 생각이 크게 달라질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민주주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소양도 기를 수 있습니다.

 

  

출처: 침묵으로 가르치기(2010). 도널드 L. 핀켈. 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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