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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2.23 | 조회수 : 981

제목 : 브렉시트 시나리오별 영향…단기적 혼란, 파괴적 재앙 글쓴이 : EU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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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할 경우 영국 경제는 대체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올해 초부터 100여 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4분의 3(75%)의 전문가들이 영국 경제에 중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답변했다.

반면, 영국 경제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답변한 전문가들은 8%에 그쳤다.

다음은 FT가 오는 6월23일 예정된 국민투표에서 영국인들이 브렉시트를 선택할 경우를 가정한 시나리오별 영향이다.

◇ 질서정연한 브렉시트…단기적 혼란·중기적 번영

우선, 영국이 질서정연한 브렉시트를 선택할 경우 단기적 혼란은 불가피하지만, 중기적으로는 회원국일 때보다는 더 큰 번영이 예상되는 경우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들이 꺼리는 규제 부담을 낮추고자 영국은 많은 EU 관련 규제들을 수정하거나 폐지해야 한다. 또 이민 정책을 재협상해 회원국으로서 부담했던 비용을 낮춰야 한다. 이를 위해 EU에 이전해온 예산 130억파운드 일부나 혹은 전체를 절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무역 축소를 억제하기 위해 서둘러 EU를 비롯해 미국, 인도, 중국, 호주, 일본 등 비 EU 국가들과도 무역협상을 재개해야 한다.

카디프 경영대학원의 패트릭 민포드 교수는 "영국은 과도한 보호주의에 사로잡힌 EU에서 탈피해 영국의 경제적 이익에 맞춘 자유 무역과 현명한 규제를 마련해 장기적으로 성장을 촉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버스노트 증권의 루스 리 고문은 EU 단일시장에서 나오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 무역을 한다고 해서 재앙이 닥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많은 EU 무역이 WTO 규정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상당수 전문가는 이 시나리오상의 기본 가정에 많은 의문을 제기한다.

워릭 대학의 닉 크래프츠 교수는 역내 자유로운 이동을 금지하면서 역외 관세를 자유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영국이 단일 시장에 남으려면 EU 규제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국립경제사회연구소(NIESR)의 조나단 포르테스 연구원은 규제 부담은 EU 안보다 밖에 있을 때 더 커질 것이라며 영국 경제에 가장 피해를 주는 규정은 전적으로 법의 제정이라고 강조했다.

FT는 이와 관련, 영국이 EU를 떠나 제3국과의 무역을 더 촉진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상당히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EU와 더는 단일 시장으로서의 지위도 누릴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 어려운 이행기…충격적 혼란·중기적 변화 크지 않아

단기적으로 충격인 혼란을 경험하겠지만, 중기적으로는 EU 안에 있을 때보다 낫지도 나쁘지도 않은 경우다.

EU는 영국의 경제적 번영에 중요한 문제가 더이상 아니다. EU와의 무역은 중요하지만, 관계가 악화하면서 다른 비 EU 국가들과 관계를 개선해 문제를 상쇄해야 한다.

성장을 뒷받침하는 투자, 기술, 경쟁력, 혁신, 기업가 정신 등은 훼손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브렉시트는 독일을 비롯한 다른 비 EU 국가들과의 새로운 관계를 정립할 때까지 상당한 불확실성이 예상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 영국에 대한 대출을 중단하고 불확실성이 제거될 때까지 투자 결정을 미룰 수 있다.

이 경우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큰 붕괴 없이 노르웨이와 스위스처럼 영국은 EU 밖에서의 상황을 잘 견뎌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더라도 EU와 깊은 그리고 폭넓은 무역 관계를 유지하려면, 현재 EU 규정의 상당부문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볼테라 파트너스의 브릿젯 로즈웰 선임 고문은 "브렉시트가 실질적으로 근본적인 차이를 만들 것으로 보지 않는다"라며 "이점과 불이익이 고루 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브렉시트가 큰 변화를 주지는 않겠지만, 과도기에는 불확실성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로즈웰은 "불확실성과 정치적인 붕괴가 일부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NIESR의 조나단 포르테스 연구원은 브렉시트는 공무원들에게는 지독한 악몽이 되겠지만, 피해가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시장에는 갑작스러운 자금유출 등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크레디스위스의 네빌 힐 연구원은 "경제적 위험을 감안할 때 시장은 대규모 자본유출에 따른 재정 적자 확대 등을 이유로 더 높은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찰리 빈 전 영란은행 부총재는 일시적 문제라도 해결에 수년이 걸릴 수 있다며 "영국 기업들의 EU 시장접근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투자에 미칠 악영향은 수년간 지속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FT는 해당 시나리오와 관련해 어려운 이행기는 영국의 삶의 질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파괴적 재앙…영국 경제 EU에 뒤처진다

마지막으로, 브렉시트로 유럽과의 관계가 악화하고 비용이 편익을 웃돌아 영국 경제가 어려움에 부닥치는 경우다.

자유로운 인적 교류가 차단되며, EU 시장에서의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경쟁력은 떨어지고, 외국인 직접 투자는 줄고, 다른 나라들과 호혜적 무역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EU 탈퇴에 반대하는 이들은 영국이 EU 밖에서 더 우호적인 무역 관계를 확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컨설팅업체 아티컬리 드리번의 레베카 드라이버 연구원은 "자유무역협정(FTA)은 단일시장과 절대 같지 않다"라며 "한 상품에 200페이지가 넘는 원산지 규정을 따라야 하는 등 특히 중소기업들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드라이버는 브렉시트 찬성론자들이 다른 나라들과의 새로운 무역 합의가 용이하게 이뤄질 것으로 과장하고 있다며 "미국이 EU와 영국 중 어느 시장을 선택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오픈 유럽의 라울 루파렐 연구원도 EU로부터의 이민자가 줄어들어 숙련된 노동력의 유입이 제한될 수 있다며 "상당한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씨티그룹의 마이클 샌더스 이코노미스트는 세 가지 주요 충격이 예상된다며, "역내 EU 시장에서의 기업 및 금융서비스의 제한으로 수출이 악화하고, 이민자 유입 감소로 잠재 성장률과 소비 지출이 줄어들며, 투자 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브렉시트 찬성론자들은 이를 반대하는 이들이 브렉시트 비용 자체를 과장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FT는 중단기적으로 브렉시트의 경제적 위험을 쉽게 추정하긴 어렵지만, EU 찬성론자들은 무역이 성장과 번영의 단지 한가지 동인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과도한 단언은 삼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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