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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10.18 | 조회수 : 1306

제목 : 동작署 형사들의 착한 돼지저금통 '범인 잡을 때마다 기부금 모아요' 글쓴이 : 발전협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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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형사보람펀드' 10개월… 110만원 모아 자선단체 기부


돼지 저금통.
"열 달 동안 정든 돼지 배를 가르니 괜히 미안하네…."

지난 15일 오후 서울 동작경찰서 형사과 회의실에서는 형사들이 모여 돼지 저금통<사진> 10개를 열어 돈을 테이블에 쏟았다. 꼬깃꼬깃 접힌 1000원짜리 지폐와 500원짜리 동전이 수북이 쌓였다. 이날은 형사들이 지난 10개월간 십시일반 모은 '동작 형사보람펀드'를 정산하는 날이었다. 동작경찰서는 이날 모은 돈 110만원을 저소득 노인, 장애인 등 어려운 이웃에게 생필품을 나눠주는 자선단체 '동작그린푸드마켓'에 기부했다.

형사들의 기부 펀드는 지난 2월 21일 처음으로 탄생했다. 형사과 팀장들이 모여 회의를 하던 중 사건을 하나 해결할 때마다 성과를 낸 팀에서 기부금을 내자는 의견이 나왔다. 안학주(43) 형사과장은 "일상이 반복되면서 지치기 쉬운 직원들에게 활력소를 불어넣고 싶었다"고 했다. 관내 해결 사건을 범죄의 죄질과 중요도에 따라 A~D등급으로 나누고, 등급에 따라 기부액을 차등으로 정했다. 해결한 사건 등급이 높을수록 기부액도 올라가, 최고 등급은 기부액을 3000원으로 정했다. 사건을 해결했으니, 기분 좋게 기부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미였다.

매주 '형사보람펀드'의 적립금은 쌓여갔고, 경찰서의 분위기도 바뀌었다. 안 과장은 "예전엔 안 그랬는데 매주 회의 시간 할 말만 하던 팀장들이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각자 팀에서 해결한 사건을 자랑하고 나섰다"면서 "회의 분위기도 좋아졌고, 선의의 기부 경쟁도 이뤄졌다"고 말했다. 조원호(50) 강력5팀장은 "우리가 열심히 일해 모은 돈인데 그냥 회식이나 하자고 말한 분이 있었는데, 큰 면박을 받았다"면서 "모두 의미 있는 공헌에 참여한다는 생각에 자부심을 느낀 것"이라고 말했다. 조 팀장은 "큰돈은 아니지만, 조금이나마 사회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면서 "형사보람펀드는 죽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최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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