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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4.01 | 조회수 : 937

제목 : EU 낙농가 우유 생산쿼터 폐지 대책 부심(종합) 글쓴이 : EU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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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변동성 증가…소규모 낙농가 퇴출 우려
낙농업자 브뤼셀서 시위…"과잉생산·가격하락 불가피"

(브뤼셀=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 유럽 낙농 산업의 과잉생산을 방지하고 가격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 30여년 간 시행돼온 유럽연합(EU)의 우유 생산 쿼터제가 31일 폐지됐다.

우유 생산 쿼터제는 지난 1984년 '버터가 산처럼 쌓이고 우유가 호수처럼 넘쳐나는' 유럽 낙농 산업의 과잉 생산을 통제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이제는 시장 상황에 대처해 자율적인 생산 조정이 가능해지고 아시아 등 신규 시장 확대에 따라 수출을 통해 과잉 생산을 처리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EU 집행위원회는 생산 쿼터제 폐지를 결정했다.

필 호간 EU 농업담당 집행위원은 "오늘날 낙농 산업은 30년 전과는 완전히 다르게 시장지향적인 체제로 변모했다. 쿼터제를 폐지함으로써 EU 28개국 낙농가들은 새로운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간 위원은 우유 생산 제한을 철폐함에 따라 부가가치 과정이 확대되고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농촌 지역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쿼터제 폐지가 특히 극동 아시아 지역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유럽 낙농가들은 쿼터제 폐지로 시장의 가격 변동성이 증가하고 이에 대처하지 못하는 소규모 낙농업자의 퇴출을 불러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유럽연합농업협동조합협회(COPA-COGECA)의 한 관계자는 "유제품 가격 불안은 낙농가의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단기적으로는 우유 생산자들이 자금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낙농 산업에서 소규모 업자들이 퇴출되고 경쟁력 있는 대규모 낙농 기업만 살아남을 경우 대량 생산 과정에서 환경에 더 큰 부담을 지울 것이라고 환경단체들은 지적했다.

낙농 전문가들은 소규모 낙농가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생산 방식으로 고품질의 유제품을 생산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쿼터제 폐지 이후의 혼란에 대처하기 위해 EU 집행위도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EU는 쿼터제 폐지 이후에 가격 변동과 가격 불안 요인을 면밀하게 모니터할 계획이다. 또한 유제품 시장 관찰 기구를 설립해 시장을 감시하고 가격 변동성을 통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할 예정이다. EU는 유럽투자은행(EIB)을 통해 자금난을 겪는 낙농가에 대한 대출도 주선할 계획이다. 

유럽 낙농산업의 생산 증가와 공격적인 수출이 국제 가격을 떨어트릴 우려에 대해 호간 위원은 아시아 지역의 수요 증가가 유럽의 생산 증가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브뤼셀에서는 EU 16개국에서 모인 50여명의 낙농업자들이 EU의 우유 생산 쿼터제 폐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벨기에의 한 낙농업자는 유럽의회 앞에서 열린 시위에서 "쿼터제가 없이는 과잉생산으로 인한 가격하락이 불가피하다. 우리는 이제 생산비도 건지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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