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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10.10 | 조회수 : 607

제목 : [162] 아너스 프로그램 단상(斷想) 글쓴이 :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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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 세크어과 학생 여러분, KK입니다. 학과 선임교수로서 요즘 학과 분위기와 관련하여 한 마디 해야 하겠기에 몇 자 적습니다.

   우리 한국외대가 대한민국 외국어 교육의 본산이자 요람이지만, 어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전공교육만을 통해서 전공어를 완전하게 습득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개인에 따른 차이는 있습니다만), 그래서 도입된 제도가 “7 + 1”입니다. 그런데 전공지역 대학에서 한 학기(3개월 정도) 과정을 듣고 5~6개월 생활하고 돌아온 학생들의 전공어 실력이 기대한 것만큼 아니어서 학과 교수들은 그동안 고민이 많았습니다.

   다행히 작년부터 학교가 어려운 재정 상황에도 불구하고 용단을 내려 아너스 프로그램을 도입했습니다. 그리고 첫 배출자가 학과에 돌아왔습니다. 지난 번 개강총회 때의 발표나 개인적으로 만났을 때 살짝 점검해 본 그들의 전공어 실력은 일단 억양부터 현지화 됐다는 느낌을 주더군요. 그들의 말투나 행동에 자신감도 많이 붙어 있었고요.

   “아너스 프로그램은 한 학기는 “7+1”과 같은 어학연수를 받고, 나머지 한 학기는 학과에서 협정을 체결한 현지 기관(상공회의소, 국립박물관, 유명 호텔, 국립어린이문화센터 등)에서 인턴 경험을 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언어학습과 현지 문화 체험을 1년 동안 제대로 할 수 있는 멋진 프로그램입니다. 2개 학기 등록금과 연수 후 귀국하면 한 학기 당 150만원씩의 장려금을 받을 수 있는, 교내에 존재하는 최상의 연수 프로그램입니다(1인당 약 1천만원 지원). 이미 “7+1”을 거친 학생들은 한 학기 인턴으로만 근무할 수도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쌓은 전공어 실력은 현지 대사관, KOTRA의 유급 인턴 지원에 유리한 조건도 되고 국내에서 전공어 통역(유급) 같은 기회가 있을 때도 우선적인 지원 자격이 될 수 있습니다. 또 길게 보면, 졸업 후 취업에도 크게 도움이 될 실무경험을 갖추게 해줍니다. 현지 친구들이나 기관장들과의 인적 네트워크도 구축할 기회를 줍니다. 졸업 후 대학원 진학할 계획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대학원 조교 지원에 있어서도 유리한 조건을 제공합니다.

   인턴쉽이 열정 페이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는 학생들이 없지 않은 모양인데, 그것은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된 생각입니다. 원래 인턴쉽은 재학생들에게 졸업 전에 실무경험과 조직문화를 익힐 기회를 주기 위한 겁니다. 따라서 값진 경험을 얻을 수 있으니 무급이 당연한 겁니다(미국과 유럽).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기업들이 졸업한 학생들을 인턴으로 고용하여 값싼 노동력을 얻고 있기 때문에 열정 페이라는 비판이 있는 겁니다. 우리 외대에서 어학 전공 재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최상의 연수 프로그램인 아너스 프로그램열정 페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언어도단입니다.

    우리 학과 교수들이 정말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7+1”이나 아너스 프로그램에 대한 학과 학생들의 참가 열의가 생각만큼 뜨겁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취업절벽이니 흙수저니 말들을 합니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모든 젊은이들이 취업을 하지 못하나요? 그렇지 않잖습니까? 자기 나름대로의 비전을 가지고 미래 계획을 세워 준비하는 학생들은 모두 다 취업합니다. 교수 생활 25년 동안 제가 지켜본 결과입니다. 취업의 길로 이르는 과정에 ‘7+1’, 특히 아너스 프로그램은 커다란 도움이 되는 길라잡이입니다.

   세크어과 학생 여러분, 학과 홈페이지 함께 하자 취업게시판에 여러분의 대선배 김지훈(89학번, 채용/인사 전문가) 선생의 글을 한번 꼭 읽어보기 바랍니다. 취업 준비생으로 가장 해서는 안 되는 것,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라고 직언적으로 설파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실패도 없겠지만, 아무 것도 얻을 게 없습니다. 부딪치고 깨지면서 잃기도 하고 또 얻기도 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겁니다, 청춘은, 아니 우리 모두의 인생은. 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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