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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3.04 | 조회수 : 525

제목 : [2014.02.14] 우리 대학에 없는 두 가지- 강의 그리고 교수 글쓴이 : 교수학습개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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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존스 대학 수업에는 다른 대학들과 다르게, 없는 것이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강의, 두 번째는 교수다. 헉! 그게 대학이야? 그게 수업이야? 강의가 없고 교수가 없는데 그걸 어떻게 대학 수업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인가? 대신 수업이 수업이 되게 하는 것이 두 가지가 있다. 바로 토론과 튜터다.

세인트 존스의 수업은 100% 토론 수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포의 직사각형 테이블에 학생들이 둘러 앉아야만 한다고 얘기했다. 노트와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처럼 코를 책상에 박고 하는 공부를 해야 하는 게 아니라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고 이야기, 토론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토론 수업은 어떻게 진행이 되는가? 간단하다. 그날 수업에 읽어 와야 하는 책을 읽고 와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 된다. 문제는 그 읽어와야 하는 책이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셜록홈즈> 같은 추리 소설도 아니고, <트와일라잇> 같은 연애 소설도 아니라는 거다.

세인트 존스에서 읽는 책은 (이미) 많이들 알고 계시지만 고전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물리학(Physics)>, 플라톤의 <국가론(Republic)>, 칸트의 <순수이성비판(Critique of pure reason)>, 뉴턴의 <프린키피아(Principia)>,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The principle of relativity)> 그 외 등등. 여기서 수업을 위해 읽어가야 하는 책들은 그 난이도가 상상을 초월한다.

뭔가 책 이름을 열거해 놓으니 "칸트? 헤겔? 뉴턴? 저렇게 어려운 원서들을 읽고 토론을 하려면 학생들이 얼마나 똑똑해야 하는 것일까"하는 의문과 좌절을 가지실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여기에 바로 세인트 존스 수업, 즉 토론 수업의 핵심이 있다. 똑똑해야 어려운 책을 읽고 토론을 하는 것이 아니다. 똑똑하지 않기 때문에 토론 방식의 수업을 하는 것이다. 책이 너무 어려워 다들 모르는 것 투성이니 강의 형식이 아닌,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토론'식 수업이 우리의 유일한 배움의 길인 것이다. '진리'가 무엇인지 이미 알고 있다면, 더 이상 '진리'에 대해 토론을 할 필요가 없는 것과 같은 논리다.

다른 이의 말을 듣고, 자신의 생각도 얘기하면서 서로 다른 의견을 공유할 수 있게 되면 나로만 제한되어 있던 지식의 폭이 넓어지게 된다. 그동안의 경험과 지식만을 가지고 나 혼자 해석한 책이 다른 사람의 해석까지 받아들이게 되면서 더 풍부해질 수 있는 것이다. 배움에는 많은 종류가 있겠지만 이것 역시 진정한 배움의 한 종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배움은 좋은 토론을 통해서 얻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세인트 존스의 수업은 그 자체가 100% 토론 수업인 데다 자기주도적으로 학생들이 서로 '대화'를 통해 배움을 얻는 수업이다. 때문에 수업에서 말을 안 한다는 것은 전쟁터에서 군인이 칼을 가지고는 왔는데 칼집에서 빼지 못하고 있는 것과 다름 없고, 강의를 들으러 온 학생이 몸은 다 왔는데 머리 속의 뇌를 놓고 온 것과 다름 없는 것이다.

<오마이 뉴스 2014. 2.14>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56854

 

 

*저작권법 제 28조(공표된 저작물의 인용) 규정에 의해 위와 같이 일부만 게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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